#7. 세상에 공짜는 없다

순수하지만 발칙한 아이들의 성장 일기

by always봄

강의실 창으로 보이는 하늘은 너무나도 푸르렀다. 나뭇잎들은 붉게 물들었고,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렸다. 문이 열리고, 지각대장 민석이가 막대사탕을 입에 물고, 한 손에는 포장지가 뜯기지 않은 하나를 들고 구부정한 자세로 들어왔다. 아이들은 민석이가 또 지각했다며 아우성이다.


“거북이! 또 지각이다.”


한 아이가 놀려댄다.

‘거북이’는 민석의 별명이다. 거북목 자세라 아이들은 그를 그렇게 부른다.


“샘, 오늘은 딸기 맛 드세요.”


민석이는 자주 내게 먹을 것을 주는 중2병도 없고, 늘 반에서 1등 하는 착한 아이다.


“민석아, 너 며칠 전에 용돈 다 떨어졌다며?”


“사실은........”


민석이가 말끝을 흐린다.


“너 설마..... 훔친 건 아니지?”


“아니에요..... 학원 오다가 길에서 1000원 주웠어요. 죄송해요.”


“죄송하긴. 난 민석이가 엄청 부러운데.”


“뭐가요?”


“선생님은 가끔 길 걷다가 천 원짜리 한 장 줍는 상상을 하거든. 그런데 지금까지 100원짜리 동전 하나도 주어본 적이 없어.”


“저 지난주에 50000원도 주웠어요.”


그때부터 수업은 뒷전으로 밀리고, 그가 길 위에서 횡재했던 갖가지 경험들에 우리 모두는 흠뻑 빠져들었다. 문득 내게는 없는 행운이 그에게는 왜 그리 빈번한지 궁금했다.


“돈 잘 줍는 비결이라도 있니?”


그의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땅만 보고 걷기’


내가 지금까지 돈을 주워보지 못한 원인은 그의 말속에 있었다. ‘땅만 보고 걷기’

난 늘 땅바닥이 아닌 주변과 하늘을 보면서 걸었던 것이다.

아이들은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저마다 경험담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수업이 끝날 즈음 전화벨이 울렸다. 민석이 어머니였다.


“선생님!”


“아, 민석이 어머님.”


“민석이 핸드폰이 꺼져 있어서요.”


“무슨 일 있으세요?”


“민석이 학원 끝나면, 바로 병원 가라고 전해주세요.”


“민석이 어디 아프나요?”


“목 디스크라서 요새 치료받고 있거든요.”


어머니의 말에 민석이의 구부정한 자세에 대한 원인도 찾을 수 있었다.

‘성적과 돈’

민석이는 성적과 돈이라는 ‘행운’을 줍는 대신에 거북목, 디스크라는 ‘불행’도 함께 주운 것이었다.

행운과 불행은 늘 함께 온다는 말이 민석이에게도 적용된 것이다.

매일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하느라 긴 시간 고개를 책상에 숙여야 하는 자세와, 걸을 때 앞을 보지 않고 땅을 보고 걷는 습관이 그가 거북목을 갖게 만들었으리라.


그날 저녁 수업을 마치고 민석이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


‘민석아! 돈 줍는 것도 좋지만, 이제는 땅이 아닌 하늘을 보고 걸어. 어깨도 쫙 펴고, 시선은 앞을 보고, 주변도 보고 하늘도 가끔 올려다봐. 공부할 때 너무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 있지 말고, 스트레칭도 하고, 특히 목을 쫙 펴죠. 그러면 민석이 목 디스크도 금방 나을 거야. 치료 다 끝나면 이번에는 선생님이 맛난 것 사줄게.’


하지만 메시지에 담지 않은 말이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Tip 내 자녀의 거북목 치유법:


매일 하루에 10분만이라도 아이와 함께 목 스트레칭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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