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그리고 차가운 매출

창업일기 6편

by 파이어파파


2022년 6월초 5평의 작은 매장을 오픈하고 난 뒤 첫달을 나름대로 잘 보내고 7월이 되었다. 우리 부부는 여름이 되면 사람들이 더워서 많이 돌아다니지 않을 것이라는 주변 가게 사장님들의 말씀도 이미 들었고 나 역시 여름엔 어느정도 매출 하락이 불가피 할 것이라 예상은 했었다.


차로 왕복 110km.. 찌는듯한 차안, 내리면 타는듯한 더위가 장사를 하는 사람도 지치게 하는 더위와 싸워야 하는 여름은 그야말로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힘든 점은 업종 특성상 한 여름에 뜨거운 열과 함께 싸워야 한다는 어려움보다는 바짝 쪼그라든 매출이 어려움의 대부분을 차지 했을 것이다.


로드샵의 특성은 길거리에 유동인구가 많아야 한다(그래야 그 중 누구라도 들어와서 볼 것 아닌가? 또 구경하는 사람이 많으면 다른 사람이 궁금하여 더 들어오게 된다.) 더 세부적으로 보면 그 유동인구가 우리가 판매하는 상품에 맞는 타겟 대상이어야만 더욱 효과적이다. 그런데 왠걸.. 한 여름엔 진짜 길거리에 아...무도 다니지 않는다. 다닌다 하더라도 더운 날씨로 에어컨을 켜야 하니 문을 닫아 놓을수밖에 없다. 5평 매장에 문까지 닫아 놓으니 고객과 나 사이에 심리적 장벽이 세워진 것 같았다. 매장 밖에서 유리창을 통해 유심~~~히 정말 유~~~~~~심히 보기만 할 뿐이다.


참.. 장사가 안될때는 모든 것이 다 안되는 이유다. 더워서.. 출입구 문을 닫아놔서.. 휴가철 전에 돈을 다들 아끼느라.. 뭐 틀린 말은 아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원인을 다 외부에서 찾고 있으니 내 마음에 안정이 찾아올 날은 많지 않았다.


저녁에 난 회사에서 퇴근하고 아내는 힘들게 매장에서 일하고 오면 밤마다 우리는 대책회의를 했다. 매장까지 왔다갔다 왕복 유류비, 도로비, 주차료.. 내 몸을 이끌고 매장을 여는 순간 운영비는 나간다. 그런데 그런 최소한의 고정비 조차도 감당할 만큼의 판매를 못하는 날이 하루.. 이틀.. 사흘 계속해서 늘어만 갔다.


'대체 뭐가 문제일까?'


일단 사람들이 매장에 왔을때 자기들이 찾는게 아니면 그대로 포기하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 한여름 무더위는 사람들을 지치게 했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심리상태까지 만들었다.


뭘 사는것 조차 귀찮을 지경인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는 제작 상품인데? 제작할 심적 여유가 남아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보는 것만으로도 지침을 선사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시 동대문을 돌아다녔다. 팔릴만한 제품이 있어야 한다. 아니 있어야만 한다! 그렇게 매장 휴무일에 동대문을 돌아다녀 가게에서 팔만한 완제품을 사입하여 매장에 진열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오! 여기에 이거 있다! 다른데 보다 싸다!" 하면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고 많이들 구매를 했다. SKU(상품군)을 늘린 것이 넓게 펼쳐진 그물처럼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에 적합하게 준비가 됐다는 심적 안도감 같은 느낌을 가지게 했다.


하지만 다른 상품들이 늘어날수록 우리 매장의 정체성은 우리은하를 넘어 자칫 안드로메다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게다가 예상과 다르게 팔리지 않으면 다시 재고로 남기 때문에 물건을 추가로 들여올때의 신중함과 물건의 다양성을 확보하지 않았을 때의 불안감이 공존하면서 매일매일 신경썼다.


매장에 방문한 고객들이 "아 이건 없나봐? 저건 없나봐?" 하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나는 고객의 의견을 무시해선 안된다며 리스트를 작성하여 우리가 부족한 제품들에 대해서는 아내에게 빨리 구매할 것을 이야기했다. 한 마디로 판매해서 결제 대금이 들어오면 그대로 다시 판매할 물건의 다양성을 채우는데 혈안이 되어 계속 사입에 사입을 거듭하기에 바빴다.


여름이 왔을 때 내심 기대했던 희망회로는 여름이 되면 해가 길어진다 → 사람들이 저녁까지 밖에 많이 다닐 수 있다. → 그러다가 매장 방문이 구매로 이어진다. 라는 놀라운 기적의 논리였다.


이것 또한 틀린 말은 아니나 내가 판매하는 상품들이 필수품이 아니라면 저녁에 산책을 나왔던 사람들이 매장에서 무엇인가를 구매한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해가 지고 나면 많이도 사람들이 돌아다녔다. 낮에는 누구도 돌아다니는 사람을 볼 수 없었다면 저녁엔 정말 많은 인파가 내 매장앞을 지나갔다. 그렇다. 그냥 지나갈 뿐이었다.


들어오지는 않았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문을 닫고 냉방을 할 수 밖에 없어서 사람들이 문을 열고 들어와야만 하는 심리적 저항이 있는 것이다 등등 온갖 분석에 분석만 거듭했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마인드셋, 실행은 없이 환경, 누구, 현상만을 탓을 하는 듯한 분석 뿐이었다.


느때 느꼈던 감정 중에서 아.. 자영업 하는 사람들 멘탈 대단하다. 대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진심이었다. 그 한여름에도 회사에 재직중인 나는 꼬박 꼬박 내가 오픈한 매장과 관계없이 월급은 들어왔다.


내가 가게 오픈한 것을 회사에 말한 사람은 단 두명뿐이었다. 그 중 한명은 내 1년 회사 선배인데 요즘엔 좀 어떻냐고 물어봐서 내가 했던 대답은 "직장인이 뱃속 정말 편한 거예요. 더우니까 아예 사는 사람도 없고 다니는 사람도 없어요." 라고 했었다.


그때 진짜 네이버카페, 유튜브 등 온갖 것들을 다 찾아본것 같다. 무엇을 찾아봤냐고? 여름엔 왜 장사가 안되는가에 대한 것들이었다. 결국 아무 의미없는 것들을 찾아보며 마음속 위안만 찾고 다녔었던 것이다. 각종 글이나 동영상에서는 여름에 소품샵은 매출이 뚝 떨어질 것을 감안해야 하고 온라인 쇼핑도 그렇고 다들 그렇게 어렵다고 말들을 했다. 물론 여름이 성수기인 카페나 술집은 대호황이었겠지만 말이다.


낮이오면 밤이 오고 더우면 추위가 있고 어둠이 있으면 밝아올 때가 있는 법인데 그런 모든것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음양오행의 이치를 모른 채.. 아니 안다고 해도 그게 내 마음을 다스릴 수 없는 상태였다. 전체로 보면 세상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태에서 내가 힘든 순간을 견디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저 눈 앞의 현실에 후~ 하고 불면 날아갈듯 시시각각 흔들리는 모습만이 내 앞에 서 있을 뿐이었다.


그렇다. 그렇게 7월이 지났고 6월 오픈했던 달에 비하여 매출은 40% 감소한 성적표를 받았다.


직장생활만 했던 나에겐.. 나 자신을 챙기지 못하고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살아만 왔던 나에겐 모든것이 다 성적표였던 것이다. 준비가 돼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한발 한발 가면 되는 것인데 그냥 그 순간 순간의 모든 것이 나를 말해주는 성적표로 인생을 살아왔기에 모든 것들이 그렇게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2023년 1월말 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마인드셋이라는 책이고 심리학자인 캐럴 드웩의 저서입니다. 이책을 보다보니 저는 그동안 '고정마인드셋'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책에서는 사람의 마인드셋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수 있다고 하네요.


1. 사람의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며 노력하는 것은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고정 마인드셋



2. 모든 능력은 노력과 행동을 통해 변화할 수 있고 재능은 불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성장 마인드셋


저는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대학교.. 학창시절도.. 머리로 공부하며 나름 잘 살아온것 같다고 착각했던것 같아요. 그저 지금 '당장' 모든 성과가 남들에게 보여져야만 하고.. 결과를 내기 어려워 보이는 것은 도전자체를 하지도 않았고 말이죠. 성인이 돼서는 책도 잘 읽지 않았던 것 같네요. 그리고 모든 것은 내가 회사에 입사하고 내 인생이 모두 다 말년까지 결정된 것만 같았고요.



22년11월 퇴사하고 3개월차(글 작성 당시)인 아직도 변화할 것이 많지만 그 변화가 조금이나마 느껴져서 행복하고 현재에 감사합니다.


지금은 단박에 모든 것이 바뀌지 않을지라도 배운 것을 하나씩 실천하며 루틴을 지켜가며 새로운 신념을 몸에 새기는 중인데 좋습니다. 이런 변화들이 말이죠. 지금이라도 알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어떤 마인드셋을 가지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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