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에 7,000만원은 벌면서 그만두려는 이유가 뭐니?
(세전이긴 하지만)창업일기 1편
당신이 직장인이라면 출근할 때 심장이 두근두근 대면서 극도의 긴장상태를 경험한 적이 있는가?
주어진 업무를 안 했을 때? 주말에 업무 관련 문제가 생겼을 때?
나는 언제부턴가 매일매일 그런 심장 부정맥 증상을 느끼곤 했다. 그래서 더 이상은 이렇게 살지 말아야지 생각하며 와이프와 퇴사에 대해 정말 정말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많이 하던 게 벌써 21년 작년 겨울이다.
그동안 술을 부어라~ 마셔라~ '암! 이게 직장생활이지!' 라고 살아가면서도 제 풀에 꺾이면 한 번씩 그만둬야겠다고 생각도 많이 했고 다른 회사 이직 면접도 가서 최종 합격도 했으면서도 무슨 미련이 있어 이 회사에 계속 붙어있었는지 모르겠다. 아마 이 안정감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게 큰 것 같다. 소위 도전이라는 것을 뇌에서 아예 까먹었던 때였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이젠 결판을 내야만 한다는 생각이었다. 21년 12월의 어느 날 고나리자에게 면담신청을 했고 "팀장님, 드릴 말씀 있습니다." "저 사직하겠습니다." 그러자 당시 팀장은 무슨 일인지 이야기해보라 했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그만두겠다 하니 그러지 말고 다시 생각해 보라 했고 휴가도 좀 다녀오라 했다. 아.. 이렇게 퇴사하는 것도 쉽지 않구나. 물론 사직한다 말하기 전에도 당연히 쉽게 퇴사하리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그때 휴가를 내고 아내와 둘이서만 제주도행 티켓을 예약하고 머리도 식힐 겸 진짜 퇴사를 하면 나와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며 나름 답사차원에서 요즘 제주도가 핫하다는데 여기에서 내가 먹고살만한 건 있는 건지.. 돌아보면서 관광도 하자는 생각으로 비행기에 몸을 싣고 떠났다.
제주도 살고 있는 친구한테 물어보니 애들 교육을 시키려면 그래도 노형동이 괜찮다더라 라는 이야기도 들어서 아파트 가격을 보니 만만치 않았다. 계산기 두들겨보니 신혼부부 특공으로 분양받은 우리 집을 팔고 대출도 갚고 제주도 아파트 들어가면 사업할 여유자금이 크게 없어 보였다.
겨울의 제주도는 (내 마음이 황량해서일까..?) 그야말로 황량했다. 평일에 휴가를 내고 갔으니 그도 그럴 것이다. 제주도 3대 해수욕장이라는 함덕해수욕장 카페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다른 바다로 가보자! 그 옆에 김녕! 그리고 월정리! 그리고 평대리! 계속 우리는 동으로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해수욕장 관광지 상태를 보는데 상태는 더 하면 더 했지 나아질 기미는 없어 보였다. (무엇을 팔아줄.. 사줄 사람도 없고 가게 문도 열지도 않은 곳이 태반이었다.)
21.12월 제주도, 해수욕장 사진은 찍지도 않았고 성산일출봉 아래 바다와 우도봉에서 찍은 사진
당시 카페패스라고 하여 1일권 8천 원짜리를 구매하면 제휴된 카페 3군데에서 커피 세 잔을 쿠폰으로 먹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다. 그런데 웬걸, 우리가 2일간 이렇게 찾아갔던 카페 6곳 중 대부분이 고객이 거의 없었다. (심지어 저녁인데 그날 우리가 개시인 날도 있었다.)
아내와 함께 제주도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내린 결론은 '일단, 쉽지 않다. 그리고 연고도 없는 제주도는 아니다.' 또 당시에 제주도로 이주하여 감귤 창고를 셀프로 인테리어 시공까지 하여 오픈한 카페 오픈기도 보고 이것저것 많이 봤지만 사실.. 엄두가 안 났던 것 같다.
용기가 없었던 것 같다. 아니 없었다. 그냥 회사에서 '과장님' '과장님' 소리 들어가면서 편하게 있을 수 있는데?라는 화면이 나의 뇌에서 띄워준다. 퇴사에 대한 불안감을 키워준다. 나는 거기에 흔들렸다.
나는 나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직장 생활하면 나를 잊고 살았던 것인지.. 나 자신이 누군지 조차 모르고 지금껏 살아온 것인지..
확실한 것은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당시의 나는
'나에 대해서 잘 몰랐다.'
제주도에서 우리 부부가 내린 결론은 '우리가 아직 준비가 안된 것 같다. 뭘 할지 고민해서 회사를 나오도록 하자. 2022년도에 내가 1년간 직장 다니면서 준비해서 나올게' -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제주도에서 돌아왔다.
그리고 나는 휴가를 다녀온 그다음 주 출근했다. 휴가복귀 후 출근 첫날은 유난히 더 심장이 두근거렸다. 출근하고 잠시 뒤 "잠시 면담 좀 할까?" 그때 내 상사와 면담을 했고 그렇게 회사는 다니는 것으로 매듭을 지었다.
우리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데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성장했다는 것, 달라졌다는 것을 체감하기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달 전, 6개월 전, 1년 전 혹은 더 긴 시간 과거의 나와 지금을 비교하면 비교가 금세 될 겁니다.
지나고 보니 저는 분명히 성장했네요. 2022년 제가 다짐했던 목표인 퇴사를 이루었고 저와 제 아내는 창업을 했습니다. 처음 에피소드는 제가 퇴사 전인 22년 6월부터 매장을 운영을 하면서 느꼈던 생각, 감정 상태, 에피소드들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창업일기는 총 10편(완결)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한 번도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려면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을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