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기 시즌3. ep1
장사를 시작하고 운이 너무 좋았나 보다. 사실 내 기대치엔 못 미쳤지만 그건 당시 직장인으로서 현실감각이 없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어찌 됐건 1년이 넘고 가을 성수기를 보내고 나니 다시 수천만 원의 현금이 생겼다.
어느 정도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나는 반드시 2번째 매장을 빠른 시간 내에 내고 싶어 했다. 왜냐하면 그때 당시엔 사업의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선 매장을 늘려가면서 깃발을 꽂아야 한다는 생각이 정말 강했기 때문이다. 나는 첫 매장을 경기도에 오픈했기 때문에 서울에 대한 갈망이 높았다. 결국 수많은 매물을 본 끝에 서울 마포구에 하나의 매장을 더 오픈했다. 그때가 2024년 4월이었다.
돈 없던 시절 첫 번째 매장처럼 모두 셀프로 하고 싶지 않았고 제대로 브랜딩이 된 듯한 느낌을 주는 매장을 만들고 싶었다. 꿈이 컸다. 그래서 아는 인테리어 전문가에게 맡겨서 전체 인테리어 공사 후에 나는 2호점을 오픈했다. 그전에 1호점은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여 평일 업무를 맡겼다. 그리고 나는 2호점에 출근하기로 한 것이다.
매장을 한 개 운영할 땐 의 고정비는
1. 1호점 임대료, 공과금 및 보험료, 주말 알바 1명 인건비였다.
매장이 두 개로 늘어나면서 고정비는
1. 1호점 임대료, 공과금 및 보험료, 평일 매니저급 직원 1명, 주말알바 2명 인건비
2. 2호점 임대료, 공과금이 추가되었다. (빨간표시한 것이 고정비에 추가되었다)
게다가 매장이 늘어나면서 인건비 신고부터 직원 4대 보험 관리를 맡기기 위해 세무사 기장서비스도 이때부터 받기 시작했다.
그냥 추가가 됐다고만 쓰니 금액적으로 감이 오지 않으니 숫자로 적어보면
- 평일 매니저급 직원 급여 및 4대 보험료 : 약 300만 원 (퇴직적립금 - 퇴직할 때 들어가는 퇴직금 준비금은 계산도 하지 않았다.)
- 주말 알바 추가비 : 약 70만 원 (기존엔 내가 있으면서 알바를 파트타임으로 썼지만 이젠 알바 2명이서 근무를 하게 되면서 추가 부담이 커졌다)
- 세무사 기장료 : 약 9만 원
- 2호점 임대료 및 공과금 : 약 200만 원 초반
- 계 : 약 600만 원 정도의 고정비가 날벼락처럼 추가가 됐다.
뭐 어떤가? 내가 원하던 서울에 매장을 냈고 1호점처럼 하다 보면 자리도 잡고 고정비쯤이야 사업하는 데 있어서 당연히 발생한다고 그저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매장을 2개를 운영하면서 수입이 2배가 될 수 없다고 하긴 뭣하고 2배가 되려면 1인 사장 혼자서 몸빵 하며 감당하던 모든 것들을 직원을 고용하여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고정비가 월세뿐만 아니라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게는 2배에서 많기는 3~4배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
그 말은 즉, 지금 운영하는 1호 점보다도 더 많은 성과를 내야만 매장을 2개로 늘린 효과가 난다. 당연히 무인을 2개로 늘리거나 1호점부터 사장 자신의 인력(인건비)을 들이지 않았다면 추가부담이 적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더욱 놀라운 점은 2호점을 차리면서 들어간 인테리어, 권리금, 보증금 등 수천만 원의 투자금은 원금 회수 계산에서도 제외했다.)
따라서 매장 2개를 오픈한다고 해서 매장 1개만 하는 것보다 수입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특히 많은 시간이 지나야 투자금도 회수될 수 있고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야 그 효과를 보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것 또한 사업이 잘 됐을 때의 이야기이다. 부푼 꿈을 가지고 매장을 하나 더 냈는데 생각만큼 매출이 터져주지 않는다면 그때부터 쉽지 않은 싸움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내가 그랬다. 오픈하고 첫 달 매출이 1호점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마쳤다. 나는 애써 내 마음을 다잡고 마인드셋을 다시 했다. 그래, 하나씩 다시 해보자. 그러면 반드시 알려지고 많은 사람이 찾아줄 것이라고 말이다.
장사를 하면서 나 역시 처음 오픈하고 받아 든 매출보다 매출단 자체가 점프업을 했던 경우가 몇 번 있었다. 이번에도 그런 일이 발생하면 좋으련만... 하지만 첫 쎄한 느낌은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거의 틀림없이 그대로 투영하기도 한다. 길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다녔다. 정말 정말 많이 다녔지만 내 매장으로 발길을 옮기고 들어오는 고객은 턱없이 부족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1호점 본점은 주말엔 오픈부터 마감까지 고객들이 계속 찾아줬다. CCTV로 보며 그나마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2호점을 오픈했기 때문에 앞서 이야기했던 크게 늘어난 고정비로 인해 많이 벌었어도 그것을 수익으로 바꾸지 못했고 많은 부분을 지출로 감당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때 당시의 나는 1호점이 잘되고 있어서 2호점에서 적자만 나오지 않아도 버틸 체력이 된다며 나름대로 정신승리 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한 가지 사건으로 인해 나의 시각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