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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치아 Sep 22. 2024

스피닝 폴댄스 동작 1. 아이샤(Ayesha)

폴댄스 동작•콘셉트 사전


아이샤는 폴댄스 초보들에게 꿈의 동작이기도 하다. 양 팔로만 온몸을 지탱한다는 게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엄청난 고수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여자 눈에도 멋있는데 남자들 눈에도 하기 힘든 동작으로 보인다. 아이샤를 실현한 영상이나 사진을 보여주면 "당신 고수냐?"라는 말 듣는다.


실제로 아이샤는 고급 기술이다. 기본적으로 힘이 받쳐줘야 하는데, 정말 어렵게 느껴지는 건 '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힘이 세도 아이샤에 대한 감이 없으면 이 동작을 할 수 없다. 그래서 연습을 많이 해야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누군가에게 '꿈의 동작'일 수 있기 때문에, 폴프로필용 동작 후보로 거론되곤 한다. 본인 역시 폴프로필을 찍으며 아이샤를 동작으로 택했다.

물론 아이샤가 익숙한 고수들이라면 '기-승-전-아아샤'로 마무리하며 '남아도는 힘'을 뽐낼 수 있다. 진도에 없던 아이샤 마무리를 하면 선생님도 같이 배우는 학생들도 "오~아이샤~!"라고 환호해 준다.

폴프로필은 바디프로필과 비슷하게 생각하면 된다. 몸을 만든 뒤 사진을 찍는 것. '몸을 만든다'는 개념에 좀 차이가 있다. 근육질과 마른 몸도 중요한데, 그보다 중요한 것은 동작의 완벽성을 높이는 것이다. 힘을 쓰면서도 찌푸리지 않도록 표정 연습도 해 둬야 한다. 사실 슬리밍과 근육 만들기는 뽀샵으로 다 매만질 수 있다. 하지만 괴리가 크기 때문에 지나치게 뽀샵하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폴프로필 촬영을 핑계로 다이어트도 하고.

하지만 동작이 되고 안 되고와 자연스럽고 예쁜 표정은 뽀샵으로 매만지기 어려우므로 다이어트보다 여기에 더 신경 써야 한다.



<아이샤 하는 법>
서론 1. 처음에는 고정폴에서 연습한 뒤 익숙해지면 회전폴에서 한다.
서론 2. 아이샤로 잇는 방법은 여러 가지인데, 가장 쉬운 건 '업사이드(업사이드 다운으로도 불리나, 학원에서는 업사이드로 많이들 말한다)'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1. (바닥 또는 클라임 후) 인버트 한 뒤 업사이드로 넘어간다.

*인버트: 인버트는 폴댄스의 첫 번째 시련이다. 중급 기술로 넘어가면 인버트에서 넘어가는 동작이 대부분이라 꼭 배워둬야 하는데, 진짜 내거로 만들기 어렵다. 나는 인버트 연습하다 생에 처음으로 등근육에 담이 걸렸다. 등에 담 걸린 적 있으신지... 병원에 안 간 결과, 3주 만에 나아졌다... 누워도 아프고 앉아도 아프고 서 있어도 아픈 게 등에 담 걸렸을 때다. 고통과 함께 확실히 알았다 스피닝 폴댄스하면 등근육 운동에 좋다! 결국 어찌어찌하게 되더라도, 이게 '개벌트(못생긴 인벌트)'면 또 연습할 수밖에 없다. 꾸준히 연습 안 하면 자주 개벌트가 된다.. 정말 몸은 정직하다.

초보에서 왼손 폴위쪽 오른손 폴 아래쪽에 위치시켜 맞붙인 두 손으로 폴을 꽉 잡고 폴을 오른 옆구리에 밀착시킨 뒤 전완근, 광배근, 복근, 둔근 등에 순간적으로 힘을 줘 두 다리를 천장 쪽으로 끌어올리는 동작. 공중에서 하는 에어인버트의 경우 왼 다리를 공 차듯이 오른쪽 사선으로 뻥 차주면 반동의 힘이 더 붙어 좀 더 수월하다.

*업사이드 : 말 그대로 거꾸로 매달리는 동작이다. 인버트로 두 다리를 천장 쪽으로 보낸 뒤 양 오금으로 폴을 꽉 잡으면 된다. 안정적으로 잡혔다면 양손은 폴에서 뗄 수도 있다. 무서우면 발을 플렉스(다리와 발이 ㄱ자로 구부러진 발모양)해 폴에 걸면 안정적이다. 다 팔을 놓기 위한 것. 거꾸로 클라임을 만든다고 설명할 수도 있다.

2. 업사이드를 한 채 양 오금으로 폴을 단단히 잡은 뒤, 왼 손은 바닥 쪽으로 최대한 멀리 보내 폴을 건그립으로 잡는다.  거꾸로 뒤집어지면 순간적으로 어느 손이 왼손인지 헷갈리고, 왼손을 바닥 쪽으로 내리는 건지 오른손을 내리는 건지 헷갈리는데 원래 그런 거다. 혼자 연습할 때는 바닥에 서서 그립만 잡아보고, 동작을 진행하는 것도 좋다. 누가 있으면 소리쳐 물어보라!

*건그립 : 손으로 빵야 모양 만들기. 검지손만 펴서 폴에 대고 나머지 손가락은 폴을 말아 쥐는 그립. 보통 바닥 쪽으로 손을 보내 거꾸로 버티는 동작을 할 때 건그립을 잡는다. 전혀 어렵지 않고 힘이 더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그립 모양 하나로 동작에 안정감이 생긴다.

3. 오른손은 천장 쪽 폴을 잡는데, 트위스트 그립으로 잡는다.

*트위스트 그립 : 그렇다. 아이샤를 하려면 다양한 그립을 할 줄 알아야 한다. 트위스트 그립 역시 말 그대로 손목을 뒤틀어 폴을 잡는 것. 빨래 두 개를 겹쳐 꼭 짜기 위해 트위스트 하면 생기는 모양을 연상해 보자. 서로 엉겨 붙어있다. 폴은 직선으로 뻗어 휘어질 수 없으니 우리 손목을 휘어 폴을 말아 쥐는 그립이다. 오른손을 예로 들면 일반적인 정그립은 폴의 오른쪽에 손을 두고 잡으면 엄지를 제외한 네 개의 손가락이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식으로 잡는다. 그러나 트위스트 그립은 오른손을 폴 왼쪽으로 보내 손가락 네 개가 시계방향으로 감아쥐게 된다. 엉겨 붙은 빨래가 서로 착 밀착되는 것처럼, 이 그립은 폴과 조금 더 밀착감을 준다. 아픈 것 아닌가 싶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팔과 어깨도 가동범위 내에서 살짝 함께 돌아가기 때문에.

4. 여기부터 중요하다. 신경 쓸 게 많다. 균형을 잡아야 하기에. 먼저 양팔을 최대한 넓게 잡는다. 이게 힘이 덜 든다. 반드시 바닥 쪽 왼쪽 팔꿈치는 쭉 펴는 게 라니라 살짝 구부려 힘을 줘야 한다. 팔꿈치 꺾임 부상도 예방하고, 힘도 잘 들어간다.

5. 이제 진짜 집중해야 한다. 차분히 집중. 정수리를 폴 가운데에 오도록 만든다. 옆으로 빠지면 안 된다! 정수리를 폴에 대는 것도 아니다. 일정 간격을 두고 띄운다. 팔 간격을 어떻게 두는지 등에 따라 다르지만 나는 10cm쯤은 떨어지게 한다.

6. 5번을 하면서 굽혀 오금으로 폴을 잡고 있던 두 무릎을 편다. 이제 오금이 아니라 두 발끝으로 폴을 잡는다. 몸이 조금 더 폴에서 멀어졌다. 점점 두 발끝을 바닥 쪽으로 내려 복부를 폴과 더 멀어지게 한다. 이때 허리는 절대 s라인을 드러내선 안 되고, 오히려 엉덩이를 복부 쪽으로 말아야 한다.

7. 우리의 최종 목표는 양손으로만 몸을 띄워 둔 모양을 만드는 거다. 그러니 6에서 두 발을 떼야한다! 진짜 진짜 집중! 힘을 제대로 안 주고 균형을 못 맞추면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 동작에 실패하거나, 정수리나 소중이가 폴에 부딪히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양팔에 힘을 주면서 코어에 엄청 힘을 주면서 폴을 잡고 있던 두 발을 떼 본다. 천천히! 두 발은 브이자를 만들어 벌려 준다. 당연히 폴과의 간격이 동일해야 한다. 딱 일반적인 브이자의 각도라고 생각하는 게 좋겠다. 물론 양다리 간격도 양 팔의 간격이 사람마다 다르듯이 좀 다르다. 본인은 좀 얇은 브이다.




아이샤는 마치 수행의 일종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집중력을 많이 요한다. 힘이 셀수록 중심으로 돌리는 능력도 좋으니 힘 키우기는 필수.

아이샤는 고급 동작의 시작일 뿐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아이샤 스플릿도 있고, 아이언 엑스도 있고, 아이샤팡도 있다.

덧. 아이샤 명칭의 뜻을 찾아서.

아이샤는 중동 전체에서 아랍어 여자 이름으로 많이 쓰인다고 한다. 고대 이란 어인 아베스타어로 아이샤는 '진리' '질서'라는 뜻이 있다는데, 균형의 질서가 요구되는 아이샤라는 동작과 잘 어울리는 듯하다. 아이샤라는 이름을 가진 여인으로 잘 알려진 사람은 7세기 예언자 무함마드의 최애 아내가 있다. 무함마드는 그녀의 무릎 위에서 숨을 거두고, 그녀의 방에 매장됐다고 한다. 남편의 사후에는 재혼하지 않고 다른 아내들과 함께 <신도의 어머니>로서 불렸다. '메이플스토리' '엘소드' 등 게임에서도 아이샤가 많이 등장했다. '가디언즈오브갤럭시' 등 영화에서도 아이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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