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데스다라는 도도한 천재. 20년을 후퇴하다.
당신이 스카이림의 경험이 있다면 한번 떠올려보라.
알두인의 공격을 피해 동굴로 들어가 제국군 병사를 무찌르고 동굴에서 나와 리버우드로 가서 드래곤 스리치로 가는... 이 방대한 여정이 떠오르지 않는가?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참 옛스러운 투박한 스타일의 오픈월드이지만 스카이림을 플레이 해본 그 누구도
스카이림이 그저 망작이라고 하진 않는다. 그저 성향이 맞지 않고 게임이 버그투성이에 그래픽도 구리고
(2011년 이면 배틀필드 3가 나왔던 시기다...)
하니 자신에게 맞지않는다 정도의 비판과 아쉬움이다.
근데 만약,
게임이 버그투성이에 그래픽도 구리고 심지어 탐험이라는 베데스다 게임의 골수 마저도 코마 상태인 게임이 있다면 사람들은 그 게임을 망작이라 부를것이다. 그런 게임이 바로 오늘 소개할 게임 스타필드 이다.
우선 이 게임의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하자면
장르는 1,3인칭 슈팅 RPG 이고 엘더스크롤 폴아웃 시리즈(꼭 추후에 다룰 것)를 제작한 베데스다 게임 스튜디오에서 개발되었다. 제니멕스를 마이크로소프트 가 인수한 후로 XBOX 독점작의 거대한 유망주이자
7년의기간과 2억달러의 거금을 들인 초거대작품으로
출시 전 전세계 게이머들의 가슴에 불을 지필 정도로
(물론 나도 그랬다...) 막대한 관심을 가졌던 게임이다.
그럼 이 막대한 투자와 관심의 게임이 왜 거진 15년 전 게임 스카이림 보다 퇴행 했다고 비판받는 것일까?
우선 이것을 알기 위해서, 서론이 필요할 것 같다.
(게임리뷰를 바로 보고싶으신 분은 넘어가셔도 됩니다.
근데 읽으시면 내용 이해하시는데는 좋을 거에요.)
왜 베데스다 게임들은? 무엇 때문에?
재미있는 것일까?
나는 이 이유가 바로 탐험이라는 핵심요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잠깐 드래곤스리치 부터의 여정을 함축 해서 말했듯이, 베데스다 게임은 영화의 주인공 처럼
자신이 직접 여정을 선택하고 직접 돌아다니며 하나 하나 나침반 위의 탐험 마커를 다 찍어내리면서 그사이에 어느새 성장한 자기 자신을 볼 수 있다.
근데 이걸 잘못 답습하면 (유비소프트 처럼)
피곤해지지만 베데스다 게임의 탐험은 색달랐다.
단순 동굴인줄 알았는데 탐색을 하다가 비밀문이 있고 이를 여니 '메리디아의 등불'을 놓는 거치대가
숨어져 있었고 이로 하여 갑자기 던브레이커 퀘스트가 시작되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이런식으로 베데스다는 탐험에 생기를 불어 넣었다.
이처럼 베데스다게임(스카이림 예 들었지만 폴아웃도)
은 항상 탐험하는 맛은 락스타는 그냥 밟을 정도로
매우 재밌었기에 고질적 문제(찰흙 그래픽, 수많은 버그, 불편한 UI)등이 모두 상쇄가 되었던 것이다.
즉, 베데스다 게임은 탐험 빼면 시체인 것이다.
근데 여기서 탐험을 빼니 당연히 고질적 문제들이 보일 수 밖에 없고 이는 지루하고 재미없는 게임을 의미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이 스타필드가 재미없는 이유이다.
베데스다가 생각한 탐험, 유저들이 생각한 탐험.
스타필드의 시작은 이렇다. 당신은 행성의 광부로 일과를 시작한다. 레이저 커터로 광물을 자르다가 신비한 유적(아티팩트)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고
이를 만질려다 정신을 잃는다. 지상에서 정신을 차린 당신은 깨어나고 갈길을 가다가 배럿이라는 한 사람을 만난다. 그는 컨스텔레이션 이라는 단체 소속으로
당신이 큰 일에 휘말려 자신들과 함께 가야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얼떨결에 끌려가듯 당신은 컨스텔레이션에 동행하고 우주의 신비와 비밀을 알게된다는 스토리다. 말만 들으면 아주 재밌고
실제로 초반엔 매우 재밌다. 맨 처음 광산행성에서 이륙하면 당신의 가슴속에 오라가 가득찰 것 이다.
이륙하고 나면 반기는 것은 아주 긴 로딩스크린과
1000개의 행성들이다.
초반 10시간 까지는 기존 베데스다 게임들과의 매커니즘이 동등히 작동한다. 내가 스토리를 진행하고
여러 행성들을 탐험하는 매커니즘이다.
앞서 말했던 고질적문제는 이 매커니즘으로 상쇄되고
탐험이라는 게임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한다.
그러다 한 10시간, 20시간 뒤. 당신은 어느 행성에 탐험을 하러 내린다. 웅장한 우주선 착륙 소리 후에
걷고 뛰는 도중 두눈을 의심한다.
('나는 이 행성 처음 왔는데 왜 이 던전 와본거같지?')
다른 행성 던전과 너무나도 구조도 똑같고 적 배치도 같고. 당신이 이 행성을 와본적이 있는 것일까.
정답은 아니다. 아마 당신은 행성에 발자국을 처음 남긴 것일 거다. 놀랍게도 제작사가 서로 다른 행성에 같은 던전을 이른바 '복붙'한 것이다. 당신은 탐험을 거듭하며 결국 이 넓고 방대한 탐험의 본질을 파악한다.
이 넓은 1000개의 행성의 탐험은 단지 20개 정도의 던전,동굴과 1000개의 환경만 다른 허허벌판인 거다.
여기서 탐험에 대한 만족도는 급락하고 고질적 단점이
상대적으로 뚜렷이 보이기 시작한다.
생각해봐라. 백룸의 면적은 컨셉상 거의 무한하고 경주월드의 면적은 유한하다. 그럼 백룸이 넓다고 경주월드 보다 재밌는가? 아니다. 중요한것은 면적
(게임에서 맵 크기,스케일)이 아니라 바로 즐길거리다.
백룸에서 매번 같은 노란 벽만 보는 따분함에서
우연히 괴물을 볼때, 사람은 공포의 감정을 느끼고 이는 백룸 프랜차이즈의 거대한 성장에 기여하였다.
또 경주월드는 수많은 어트랙션으로 인해 재밌는 것
이지 넓은 면적으로 재미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이 게임의 제작사와 직원들은 이 넓은 황야와
쳇바퀴 같은 20종류의 던전 반복이 바로 훌륭한 탐험
이라고 생각한 것 이다. 그저 맵이 넓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었다. 실제로 스타필드 초기개발진의 말에 의하면 게임 개발당시 그는 의견을 제시했다.
'24개의 항성계 규모로 제한하자!'
게임이 너무 넓으면 컨텐츠의 밀도가 작아지니 말이다.
그러나 새로운 의견이 나왔다.
'항성계를 100개로하고 자동생성하자!'
즉 항성계 하나를 만들고 나면 그다음의 베데스다의
전용 게임 엔진(크리에이션 엔진)의 자동생성기능으로
행성을 파바박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이 의견을 게임 메인 디렉터 토드하워드는 수용하여 100개의 항성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제작진은 넓은 우주를 의미있게
만들기 위해 여러 바이옴과 생물들을 만들었지만 이는
컨텐츠의 밀도를 희석시키는 매우 큰 오판이 되었다.
토드하워드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절차적 생성 컨텐츠도 있지만 손수 만든 컨텐츠가
역대 베데스다 게임 중 제일 많은 게임이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근데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1L 물에 소금 100g 넣은것과,
100ml 물에 소금 80g 넣은거중에
뭐가 더 짜게 느껴지겠는가? 당연히 후자일 것이다.
이 예시 처럼 컨텐츠는 많지만 규모가 크니 컨텐츠의 밀도는 감소하여 텅빈 오픈월드, 워킹 시뮬레이션 같은 느낌이 극대화되는 것이다. 여기에 컨텐츠라는 것도 반복이니 탐험은 무명무실해지고 잦은 로딩, 버그같은
고질적 문제가 다시 등장하는 것이다.
이것이 스타필드라는 게임의 문제점을
요약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베데스다는 엘더스크롤2: 대거폴 같은 거대하기만
한 오픈월드를 유저들이 원한다고 생각하여 넓으면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정말로 유저들이 원했던 것은
좁은 규모라도 맵에서의 밀도가 높고 탐험의 자유도가
흘러 넘치는 그런 오픈월드를 원했지만 말이다.
이 점이 바로 내가 베데스다가 20년 후퇴했다고 말하는 이유이다. 베데스다는 1996년 대거폴 제작 이후 모로윈드,폴아웃3,오블리비언,스카이림 등 맵이 좁더라도 밀도있는 오픈월드를 제작해왔고 이로 큰
명성과 인기를 누렸다. 근데 어찌 20년전 게임의 모토인 '일단 넓으면 된다.'로 다시 돌아왔는가.
더하여.....
스타필드의 문제는 탐험만이 아니다.
재미없고 동기없는 메인스토리
상당한 버그, 좋지않은 최적화(지금은 꽤 괜찮다.)
많은 로딩스크린과 구닥다리 NPC들의 행동,반응
끔직한 수준의 Ui와 편의성
매우 부족한 현지화(비한글, 지금은 유저한글모드)
등등 매우 많다.
하지만 이 5가지는 모든 베데스다 게임들이 가지고 있는 패시브같은 문제들이다.
다른 게임들은 이런 무거운 철퇴를 매고도 명작이라는
게이트에 여유롭게 도달했다. 탐험이 상쇄해서였다.
그러나 스타필드는 기존의 철퇴를 풀긴 커녕
제일 무거운 탐험부족이라는 족쇄를 하나 더 씌웠다.
베데스다가 이 족쇄들을 풀어나갈지는 난감무지다.
다시금 내가 아는 베데스다로 돌아갈지는 아마
엘더스크롤6 에서 알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