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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풀잎 Jun 14. 2020

내겐 너무 새로웠던 영화 <작은 아씨들>

Little women

#스포일러 있음





몇 해 전 너무나 재미있게 읽은!

‘나의 눈부신 친구’ 4부작의 주인공 레누와 릴라는 어려서부터 글쓰는 걸 좋아하는데 두 사람은 <작은 아씨들>을 읽고 작가의 꿈을 키운다.
그 때 그 내용을 보면서 소녀들의 아기자기한 그 이야기? 하고 ‘작은 아씨들’을 떠올렸던 기억이 있다  


나는 <작은아씨들>의 네 자매 이름도 다 알고,

각각의 성격과 외모의 느낌도 다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책을 초등학교 때 문고판으로 읽었다.

전체를 읽은 적이 없는 것이다.

그래도 다 아는 내용같은 느낌이었지만.



그래서 영화가 궁금했다.

다 아는 내용같은 그 내용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그런데 

내가 아는 내용이 아니었다.



나는 엄마같이 자상한 메그와 

활발하고 당찬, 글쓰는 조와 

얌전하고 사려깊은, 피아노 치는 베스와 

마냥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기같은 에이미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영화를 보니 

어려운 살림에 이웃을 돌보는데 더 힘을 쓰는 

부모 밑에서 자라며 동생들을 돌보아야해던 

메그는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그 남자와 가정을 꾸리고 싶어하는 여자였고,



자신의 능력으로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인 조는 (여자는 돈벌이를 할 수 없던 시대에)

어려운 가정 형편에 투덜대기보다는 해결하려 애썼으며, 자신의 재능을 알고 꿈을 펼치기 위해 노력했으며, 유럽으로 여행을 가서 견문을 넓히고자 하는 꿈도 있었고, 그 와중에도 사랑하는 자매들을 마치 엄마처럼 보살피는 책임감도 있었다.



그나마 베스는 알고 있던 캐릭터와 완벽히 같았는데 

어린시절 작은아씨들 문고판을 읽고서 

내가 제일 좋아했던 캐릭터이기도 했다.

당시 문고판 그림에서 베스가 제일 예쁘기도 했고 

피아노 치는 모습도 예뻤고 무엇보다 어려운 이웃을 혼자! 돕다가 병에 걸려 죽음에 이르는 스토리가 비극적이면서 인상적이었다.



결정적으로 달랐던 캐릭터는 에이미였다.

그냥 귀엽고 예쁜 애기였었는데 (문고판에서)

완전 영악하고 당찬 아이였다.

그 아이가 능력있고 예쁜 조를 질투했고 

나름의 방법으로 노력해서 

결국 유럽여행도, 남자도 다 차지했다는게 

그리고 정작 가족들의 아픔(베스의 죽음)에는 함께 울지 않았다는게 얄밉다 



조는 왜 지기만 하고 다 빼앗기고 

가족을 혼자 다 감당해야 했을까 

안타깝다 



마지막에  물려받은 대고모의 저택을 학교로 만들어 

온 가족 다 취직시켜주고 ㅋㅋㅋㅋ 



정말 대단한 생활력!



원작 소설이 1868년에 쓰여졌다는데 

무려 152년 전이다.



그런데도 

그 때도 여자들은 취집 잘 하는게 최고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고 ( 대고모)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일면 합리적일 수도 있는 세상이라는게 슬프다.



참 세상은 빨리 변하는 것 같지만

쉽게 변할 수 없는 것도 있다.



152년 전에 주체적으로 자신의 재능을 키워나가고 가족을 돌봐야 하는 책임감에 힘든 와중에도 

능력을 인정받은 멋진 여자를 그려낸,(아마도 자기 이야기일) 루이자 메이 올콧에게 박수를!



마지막에 판권을 넘기지 않은 것과 인세를 협상한 것에도 박수를! (7이상 받기를 응원했건만 ㅠ)



영화 속 조가 자매들에게 기대어,

혹은 엄마에게 기대어 우는 장면이 많은데 

조가 느낀 삶의 고단함이 느껴져서 짠했다.





그래도 자매들이 서로서로 

얼굴 맞대고 위로하는 모습은 좋아보였다.

나도 자매가 있었으면 생각할 정도로.



이제 아이가 읽고있는 

<작은아씨들> 풀 버젼을 나도 읽어봐야겠다.



#작은아씨들#영화작은아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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