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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나 Feb 22. 2018

내 손 안의 작은 서재 : 산책

나의 시선 #4 : 도서관리 앱 '산책' 리뷰와 아이디어 더하기

나는 '독서'보다는 '책'을 사는 행위 자체에 기쁨을 느끼는 편인데 그 이유는 언젠가 내 집이 생기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울 수 있는 책장을 갖고 싶은 로망 때문이다. 책을 사면 반드시 완독해야 한다는 강박이 없다 보니 사는 양에 비해 완독률이 낮지만 그래도 꾸준히 책을 사는 데는 아끼지 않고 투자하고 있다.

작년 초에 이사를 하면서 책을 둘 공간도 늘어나고 정리하면서 가나다순으로 정리를 했지만 어느새 또 책장이 꽉 차서 옆에 책을 쌓아두는 신세가 되었다. 이전에 읽다만 책을 다시 꺼내서 보려면 찾는데도 힘들고 한참 후에 다시 책을 꺼내서 다시 읽으려 하면 앞부분의 내용이나 거기서 했던 생각들을 까먹기 일쑤여서 다시 처음부터 읽다가 덮어두기가 반복되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책 정리를 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다고 느끼던 차에 앱스토어에서 '산책'이라는 앱을 추천해줘서 사용해봤다.


그리고 이번 편부터는 사용하면서 불편했던 점을 찾아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에 대한 개인적인 사족도 덧붙이도록 하겠다. (리뷰하기와 아이디어 더하기로 구성 예정)




리뷰하기


1. 중의적 표현이 담긴 이름

단어 그대로의 '산책'과 읽는 법에 따라 내가 '산 책'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앱 네임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소장한 책을 정리하는 앱의 정체성을 담고 있으면서도 책을 읽으며 사색을 즐기는 의미까지 모두 아우르고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2. 간편한 책 등록

처음 앱을 다운 받았을 때 너무 기본적인 디자인이라 큰 기대가 없어서 업데이트나 제대로 될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는데 의외로 아이폰X 지원이 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미 보유한 책인데 왜 서점에서 보기를 제공하는지는 약간 의문. 잃어버리거나 너무 많이 읽어 닳았을 때 새로 사라는 의미일까?


편집자가 만든 앱이라 그런지 도서 추가 방법을 인터넷 검색, 바코드 스캔, 직접 입력 3가지로 다양하게 구성해 놓았다. 한두 권이면 몰라도 책이 많을 때는 일일이 검색하거나 직접 입력하기 부담스러운데 도서 바코드(ISBN) 스캔 기능을 제공해서 책 등록이 아주 간편하다.


바코드 인식이 굉장히 잘 되는 편이긴 하지만 책 상태에 따라 바코드 인식이 어려울 때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쉽게 등록이 가능하다.



3. 서평 등록

리스트 업만 하는 게 아니라 서평을 달 수 있는 점이 좋다. 나는 서평 달기를 메모에 가깝게 활용하니 편하고 좋았다. 앞서 서술한 바와 같이 완독보다는 중간까지 읽다가 중단하고 다른 책을 꺼내 들었다가 다시 읽기도 하는데 앞의 내용이나 읽은 부분까지의 느낌을 메모하기가 좋다. 또 좋아하는 책을 읽고 또 읽고를 반복하고 그때마다 느껴지는 것이 다 다르다 보니 그런 그때그때의 감상을 메모처럼 짧게 여러 번 남길 수 있어서 편리하다.


4. 꼬리표 달기

앱스토어의 설명에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의 도서 목록을 만들어 보려 했을 겁니다.'라는 소개말이 있다. 이를 표현하는 것이 꼬리표 기능이지 않을까 싶다. 아주 기본적인 분류(에세이, 과학, 인문학, 문학 등)를 제공하면서 꼬리표를 추가하는 기능을 두어 나만의 도서 목록을 만들 수 있도록 제공한다. 이 꼬리표는 꼭 도서 분류에 사용하는 일반적인 이름이 아니라 자신만의 타이틀을 달아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점이 재밌다.





아이디어 더하기


1. 문제제기

첫 번째는 역설적이게도 이 앱의 최대 단점은 바로 현재 보유한 내 책 등록하기다. 태어나 책 보기를 멀리하여 보유한 책이 10권 미만이라면 그다지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이 앱을 쓰려는 사람들은 보통 독서를 좋아하거나 독서까지는 아니더라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책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애초에 이 앱을 다운로드하지도 않았을 거니까) 이 말은 보유한 책이 많지는 않더라도 일일이 등록하기는 부담스럽거나 귀찮은 정도의 양은 보유하고 있을 거라는 것. 그리고 보유 책의 수가 많을수록 장벽은 정비례한다.

물론 이 앱은 바코드 인식을 통해 쉽게 등록을 도와주지만 아무리 쉽고 간편한 일도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백 번 반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두 번째는 서평 쓰기를 탭 하기까지 거쳐야 하는 단계가 불필요하게 많다. 현재는 하나의 책에 대해 서평을 남기기 위해서는 1. 리스트에서 해당 책을 선택하고(탭 1) → 2. (꼬리표의 수에 따라) 스크롤을 내려 → 3. 서평달기를 선택해서(탭 2) → 4. 글을 써야 한다. 총 4번의 과정이 필요하다.



2.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 책 등록

- 서점 계정과의 연동을 통한 등록

서점들과의 연계가 가능하다는 가정하에 각 서점에서의 나의 계정과 데이터를 연동해서 받아오는 방법이 가장 최선의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우선 책을 등록하기 전 그 책을 어디서 구매하는지 생각해보자. 아래는 2016년에 발표된 개정 도서정가제 영향 평가 및 향후 방향이라는 연구 보고서에 실린 책 구입 서점의 비중이다.


그래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대형서점과 인터넷 서점이 전체 중 85.68%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서점들은 당연히 그동안 내가 산 책 구매 이력을 데이터화 하여 서버에 저장해 두고 있어서 언제든지 조회가 가능하다. 또 오프라인의 대형서점들 역시 모두 전산화되어 있고 이는 자사의 인터넷 서점과도 연계되어서 리스트 조회가 가능하니 계정 연동을 통해 데이터를 받아오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 것 같다.


카카오톡의 친구 추가 프로세스의 원리를 생각해보면 내 휴대폰에 새로운 연락처가 등록되었을 때 새로운 데이터가 있음을 감지하고 해당 데이터와 동일한 전화번호의 카카오톡 유저 정보를 매칭 하여 일치하는 정보가 있을 경우 자동으로 친구 추가가 되는 형태라고 추측해볼 수 있는데 이와 마찬가지로 내가 연동해놓은 서점에서 새로운 구매이력이 발생하고 그것이 해당 서점의 서버에 데이터로 입력되면 자동으로 감지하여 자동 등록해주면 굳이 내가 일일이 바코드를 찍어 등록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연동이 가능하다면 산책을 통해 서평을 등록하면 해당 데이터를 받아온 온라인 서점에 동시에 서평이 등록되도록 쌍방으로 연동시켜주면 서점의 입장에서도 리뷰 데이터가 쌓이게 되니 윈윈 할 수 있는 점이 아닐까 싶다.



두 번째 서평 쓰기

 - long press를 활용한 접근

long press를 했을 때 평점과 서평 등의 메뉴를 연결시켜서 바로 접근하게 만드는 방법.

iphone의 3d touch


- 첫 화면 변경 & swipe 활용

첫 화면을 리스트 타입으로 바꾸고 스와이프를 통해 보조메뉴를 만드는 방법

일반적인 리스트 타입(메일과 같은)으로 첫 화면을 변경한 후 swipe 하면 서평을 달 수 있도록 한다.

@Zhenya Rynzhuk from dribbble


첫 번째 방법은 현재 long press 하면 순서를 변경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으므로 제스처가 중첩되어 버리기 때문에 적용하기가 어렵고 이를 무시한다 하더라도 long press → 서평달기 선택 (tap1) → 서평 작성의 3단계를 거쳐야 하므로 현재보다 1단계 줄어들게 된다.


두 번째 방법은 메인 디자인까지 바꿔야 하기 때문에 첫 번째 방법보다 리소스가 더 들기는 하지만 제스처가 중첩되지 않도록 분리할 수 있고 swipe → 서평 작성의 2단계만 거치면 되기 때문에 현재보다 2단계를 줄일 수 있다.


서재라는 identity를 살리기 위해 가판대와 같은 디자인을 현재는 첫 화면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확장의 측면에서 봤을 때 리소스가 더 들더라도 두 번째의 방법을 선택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다.




한 줄 요약 : 서재 앱을 통한 관리도 좋지만 중요한 건 지속적인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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