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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Jun 23. 2023

무거운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며칠 사이 힘든 경험을 했다. 평소 살면서 일이 벌어져도 진지하게 고민하는 타입이 아니어서 그러려니 하고 지나쳤는데 이 번 만큼은 그럴 수가 없었다. 마음이 심히 무거웠고 견디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본 글이 위로가 되었다. 나쁜 기억은 경험으로 치면 그만이라는 말이다.


어쩌면 복잡한 상황에 빠져들었을 때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길일런지 모르겠다. 알렉산더 대왕이 누구도 풀지 못했던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단 칼에 잘라버린 것처럼 마음의 정리를 하고 나니 편안한 마음이 든다.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뉘는 것 같다.

한 부류는 함께 있으면 나 자신이 괜찮은 사람으로 여겨지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고 다른 부류는 왠지 모르게 스스로 나를 나쁜 사람으로 여기게끔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한 사람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에게 호감이 있었고 친해지고 싶었다. 함께하며 배움이 있어 좋았고 함께한 이들이 좋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긴밀한 관계가 되면서 내가 선의를 가지고 한 행동이 다르게 받아들여지고 그에 대한 불만으로 다툼이 있었다. 그러면서 나는 아주 나쁜 사람이 되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내 마음도 힘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은 껄끄러웠고 일이 있을 때마다 죄인이 된 기분이 저절로 들었다. 좋은 이웃들이 있어 감내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은 일이 결국 일어났다. 별 것도 아닌 일이 빌미가 되어 폭탄이 되어 터져 버렸다.


마음이 혼란스럽고 힘들었다. 가슴에 무거운 돌 하나가 얹혀있는 느낌이었고 의욕이 사라졌다. 흘러가는 상황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모욕감조차 느끼는 상황이 왔다. 그래서 모든 것을 뒤로하고 정리하기로 결단하게 되었다.


미련 없이 깨끗하게 관계를 정리를 했다.

아무런 자취도 남기지 않고 훌훌 털어버렸다.

더러운 실내를 깨끗하게 청소하듯 말갛게 비워냈다.


글을 쓰는 지금은 마음이 편안하다.

어두움이 물러나고 몸과 마음이 가볍다.  시원한 느낌조차 든다.

진즉 해야 할 일을 너무 오래 끌었다.  

이런 과정 속에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다. 모두 나와 같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는 사실 하나.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는 사실 하나도....

행복은 분명히 좋은 사람들과의 단단한 유대가 가져다준다.

불편한 동거를 하면서 삶이 편안할 수는 없다. 마음이 맞지 않은 이들과 억지로 동행해야 할 이유는 결단코 없다.


악몽을 꾸고 난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그래도 다시 글을 쓸 수 있어서 행복하다.

몸과 마음을 얽어매는 것들을 떨쳐내고 분연히 일어서 내 길을 간다.

하루가 아직도 많이 남았다. 해야 할 일들이 차고도 넘친다.


쟁기를 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어리석다.

#감성에세이 #마음 #짐 #정리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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