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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Jul 18. 2023

비와 발걸음

빗길을 걸으며

줄기차게 내린 비로

길거리가 개운하다


까만 아스팔트에 박힌

작은 돌멩이들이

때를 벗어

감추인 맨 얼굴을 드러내고


맑은 물이 고인

작은 웅덩이마다

하늘을 그대로 담고 있다


온통 먼지를 뒤집어쓰고

꾀죄죄했던 가로수들도

목욕탕을 갓 나온 듯

기분 좋은 모습이고


더위에 지쳐 기운이 없던

길가의 꽃들도

생기발랄하다


세상은 깨끗해지고

자연은 생기를 머금었는데

사람들은 하나같이

흐린 하늘 같은 표정으로

무거운 걸음을 옮기고 있다

#시 #장마 #자연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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