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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에 가면 무엇을 얻을까?

우리의 감성을 깨우는 화랑 나들이

by 정석진

화랑에 가면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한다. 내 안의 잠들어 있는 감성을 깨울 수 있다. 화가들의 작품은 그들의 삶이고 인생이다. 그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작품에 쏟는다. 믿음, 희망, 기쁨, 사랑, 행복, 슬픔, 고통이 고스란히 작품에 투영되어 있다. 예술가들은 보통 사람들이 지니지 못한 예민한 감각을 통해 세상을 본다.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을 찾아내 작품에 담아 우리에게 선보인다. 우리는 그들의 숙고와 땀을 통해 빚어낸 결실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이런 좋은 기회와 선물을 놓친다는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다.

문현숙 작

화랑에 가게 되면 우리는 새롭고 낯선 것을 만난다. 낯선 것은 우리의 지각을 깨운다. 호기심이 고개를 드는 것이다. 매일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 단조로운 일상이 반복이 되면 누구나 견디기 힘들다. 변화가 없는 삶은 자연히 생기가 없다. 스리슬쩍 권태가 찾아온다. 사람들이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변화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달라진 환경과 사람들 그리고 다른 삶의 방식을 만나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새로움은 우리의 몸과 마음에 자극이 되고 긴장이 된다. 이에 따라 전에 없던 관심과 집중이 생겨나고 활기가 찾아온다. 화랑을 찾는 일도 여행을 떠나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보지 못했던 풍경을 마주치고 내가 감각하지 못했던 다른 세상을 만난다.

문헌숙 작

나는 가끔 화랑을 찾는다. 경험이 부족한 이들은 화랑을 만나도 선뜻 들어가지 못한다.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기획 전시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무료다. 마음에 부담을 가질 이유가 하나도 없다. 당당하게 문을 열고 들어가라. 관람자가 주인이다. 내가 주로 찾는 곳은 인사동 화랑 골목이다. 그곳에 가면 다양한 작품들이 언제나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에 들른 전시회에 대한 감상은 이렇다.


문현숙 작가의 개인전에 들렀다. 그림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사랑스러웠고 따스했다. 처음 들었던 궁금한 점은 작품 표면이 윤기가 나고 반짝인 것이었다. 마치 도예 작품 같은 느낌이 났다. 아울러 작품 모티브가 판자촌이 모인 풍경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 하나 주목하게 된 것은 강렬한 원색을 주로 쓰는 데도 불구하고 작품이 풍기는 색채는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인상이었다. 천천히 시간을 들여 작품을 돌아보았다. 대부분 화랑에는 작가들이 상주하고 있다. 작가와의 만남은 우리의 부족한 식견을 조금이라도 넓힐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다. 작가들도 관람객의 반응이 궁금하다. 이에 따라 편안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작가님에게 궁금한 점을 물었다. 작품의 반짝임은 바니시 작업의 결과란다. 우리가 니스칠을 한다는 그 작업이다. 거의 한 달여를 공들인 결실이 지금의 작품에 담겨 있었다. 작품에 대한 감상을 나누었더니 작가님은 매우 놀라고 기뻐했다. 자신의 의도를 잘 알아본 것이다. 작가님의 말을 듣고 나도 놀랐다. 사실 나는 미술에는 문외한이나 다름없다. 단지 미술을 좋아하고 감상을 즐길 따름이다. 호기심과 애정을 가지고 여러 작품을 대하다 보니 나름 보는 눈이 생긴 듯하다.

문현숙 작

화랑은 예술을 직접 만나서 맛보는 곳이다. 감성을 깨우고 싶다면 그곳보다 좋은 곳은 없다. 돈도 들지 않는다. 단지 발품과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감상은 자기 수준에 따라 보고 느끼면 된다. 사람들의 생각은 다 다르다. 미술작품 감상에도 정답은 없다. 각자의 감각을 불러내고 풀어놓아 감성을 벼리면 된다. 정기적으로 전시회를 찾아가 자신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자. 예술을 가까이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자극이 된다.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것이다. 마음이 부자가 진정한 부자라고 하지 않은가! 생각보다 화랑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

문현숙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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