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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Jul 05. 2024

정여울 작가를 만났다

나도 에세이를 쓸 수 있을까요? 신한퇴직동우회 특강

글쓰기에 진심 정여울 작가의 강연을 들었다. 당연히 기대가 컸다. 특이하게 스타프 융의 심리학으로 풀어낸 글쓰기 강의는 흥미로웠다. 그녀의 글쓰기는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이었고, 그것은 자신만의 행복 찾기였다.


그녀는 집에 있는 것 좋아하는 내향의 성격을 가졌다. 사회생활은 어려울 수 있지만 글 쓰는 데에는 좋다고 한다. 취업으로 대학 강단에 섰지만 학생들의 교육보다 장사로 인식되는 교육 현장에 환멸을 느끼고, 학교를 떠나 자신이 좋아하는 글쓰기의 세계로 들어선다.


그녀의 신조 중 하나는 행복할 때 좋은 에너지가 나온다는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단어는 bliss 내면의 기쁨을 의미한다. 블리스는 힘들 때 떠올리면 힘이 되는 것으로 독서와 글쓰기가 바로 작가의 블리스.


쓰는 일은 읽고 쓰는 것이 붙어 있어야 실수가 없다. 타인의 공감 없이 책을 내면 곤란하다. 책을 내려면 편집자가 있는 출판 과정이 보다 유익하다. 쓰기를 위해서는 잠재된 내향성을 끄집어내어 차분해져야 하고, 자신의 상처를 고백하는 글쓰기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낸다.


그녀는 심리학을 공부했고 특히 융의 심리학을 선호하여 자신의 글쓰기에 접목하여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사람들에게는 남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을 숨기려는 Persona(페르소나)가 있다. 바로 상처를 숨기는 나다. 또 다른 나는 Ego(에고)로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나이며, Self(셀프)는 진정한 나다. Shadow(그림자)는  보이고 싶지 않은 상처 입은 나이며 이는 트라우마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은 에고와 셀프가 하나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나뉘게 된다. 진정한 행복은 에고와 셀프가 하나인 삶이다. 글을 쓰면서 셀프에 다가가게 된다. 그래서 솔직하게 진정으로 자신을 고백하는 글쓰기가 필요하다. 그림자를 인정해야 진정한 자아가 된다.


글쓰기의 어려움은 페르소나가 강력해서다. ego inflation이라는 용어가 있다.  SNS에서는 자신을 돌보지만 정작 현실의 삶에서는 자신을 돌보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년 이후는 개성추구의 시기로 셀프를 보살피는 시간이다. 읽고 쓰는 것은 셀프를 돌아보는 일이다.


그림자와 싸워 이겨야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다.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는다 잠재우고 달래야 한다. 그림자를 무찌를 때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셀프를 만날 수 있다. 트라우마를 대면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면 무엇이든 쓸 수 있다. 셀프인 자아는 새로운 것에 도전는 자극을 좋아한다.


셀프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블리스다. 남이 아닌 내가 가장 행복한 시간이 블리스로 그림자도 행복해지는 시간이다. 이는 개성화 통해 만날 수 있다. 의외로 결핍이나 트라우마가 많을 때 타인들에게 매력을 줄 수 있고 특히 이를 극복하는 삶에 사람들이 끌린다. 고흐나 버지니아 울프가 바로 그런 예이다.


글을 잘 쓰는 좋은 방법 문장을 많이 써보는 것이다. 단어의 메모도 좋지만 문장으로 쓰는 것이 유익하고 더 나아가 문단으로 메모를 확장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아티스트 웨이에서 주창한 모닝페이지 쓰기가 가장 좋은 훈련이다. 아침에 기상하여 드는 생각을 A4 용지로 3장 분량을 쓰는 훈련이다.


글의 제목은 아주 중요하다. 정형화된 제목으로는 곤란하다. 사람들이 읽고 싶도록 궁금하게 지어야 한다.

제목부터 글쓰기다.


작가의 최초 베스트셀러 '내가 사랑하는 유럽 top 10'100개의 글을 두 달안에 써야 하는 작업이었다.

잠을 거의 잘 수 없던 시간이었지만 해낼 수가 있었다. 그 밑바탕에는 한 번도 책을 읽지 않은 날이 없었고 뭐라도 쓰지  않은 때가 없었다. 이러한 끊임없는 노력들이 작가의 날카로운 창이 되었다. 내가 배우고 진정으로 깨달은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개성화이고 이는 어떤 상황에도 나를 지키는 힘이 된다.


마감이 창조성을 부른다. 이는 머리카락이 불이 나서 연못을 찾는 심정이다. 글쓰기 모임을 통해 마감을 만들 필요가 있다.


고통은 언젠가 사라지고 사랑은 끝내 살아남는다. 이것이 바로 아모르파티로 운명을 사랑하는 일다. 글쓰기 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끝까지 쓰기는 어렵다. 스티븐 킹은 문을 닫고 쓰고 쓴 후에는 문을 열어라는 조언을 들려준다. 글쓰기는 내면의 생존배낭을 꾸리는 일이다.


그녀가 생각하는 좋은 글이란 마음을 움직이는 글, 문해력을 증진시키는 글, 나를 꿈으로 인도하는 글이다. 작가와 글은 일치하기가 어렵다. 예외로 든다면 버지니아 울프나 우리나라의 박경리, 박완서 같은 분들이 삶과 글이 일치하는 분들이라고 볼 수 있다.


글쓰기는 혼자 쓰는 일이지만 함께 하는 글쓰기도 필요하다. 영혼이 늙지 않는 삶은 배우는 삶이다


작가는 글쓰기에 필요한 재능을 3S로 정리해서 들려주었다.


1.Story

어디서나 이야기 발견하기를 힘써야 한다. 이야기는 인물, 사건, 배경이 있고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이 갖춰져야 한다. 이야기를 얻기 위해서는 느끼는 게 많아야 한다.


2.Sensitive

예민한 감성의 안테나를 언제나 켜두어야 한다. 수많은 감정들은 다 중요하게 여겨 메모할 필요가 있다. 이들 하나하나가 별과 같다. 별이 모여 스토리가 된다. 하늘에는 많은 별들이 있지만 별자리는 많지 않다. 글을 쓴다는 것은 별들로 별자리를 그리는 능력이 (Constellation)이다. 내가 많이 고생할수록 감동을 주는 글이 된다.


3. Stock

이야기의 씨앗을 모아두어야 한다. 모든 감성을 다 모아두면 언젠가 책으로 나오게 된다.

 

글쓰기는 내가 되어가는 것이고 글을 쓸 때 나는 진짜 내가 된다. 글을 쓰는 순간만은 온전히 나 자신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나 자신이 행복한 글쓰기다.


그녀의 글쓰기 강의를 통해 글쓰기가 자기 치유과정임을 보여 주었다. 글쓰기는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길이며, 자기 자신을 새롭게 재구축하는 일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며 자신만의 꽃을 피워가는 삶을 살아가는 그녀의 여정이 참 아름답다. 바로 글쓰기가 주는 선물이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나의 모습을 억지로 만들어서 사랑받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까지 아껴주는 사람들과 더 깊은 공감을 나누며 살아가고 싶다. 대중적이고 흥미로운 또 하나의 나를 만들어 주목받기보다는, 내가 평생 조금씩 뿌리 내려온 내 사유의 토양 위에서 나를 더 튼실한 아름드리나무로 키워내고 싶다."


작가의 다짐이 우리 모두의 다짐이 되기를.....


#특강 #정여울 #글쓰기강의 #행복한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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