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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Jul 15. 2024

권력의 정점 오사카 성

아들과 일본 여행 2

 여행 이틀째, 전날 늦게 잔 데다 피곤하여 늦잠을 잤다. 원래는 오사카성을 일찍  보고 교토로 가려했는데 계획이 어긋났다. 자유여행 마음과 발 가는 대로 가면 되는 것이니 나쁠 게 없다. 지체지만 이번 여행의 목적지로 왔기에 오사카성은 반드시 봐야 해서  호텔을 체크아웃하고 가방을 끌고 나왔다.


다행히 전철역에 보관함이 하나가 남아 번거로움은 줄였다. 공원 입구에 일본 전통 가옥이 보인다. 우리와 사뭇 다른 초가지붕인데 비가 많이 오는 남방식이라 그런지 지붕의 두께가 훨씬 두껍다. 지판에 권력을 상징하는 창고개념의 건물이란다.

공원에서도 멀리 오사카성 천수각이 보인다. 기가 많은 일본에는 나무들이 잘 자란다. 어디나 푸른 숲이 살아 있다. 이곳 공원 숲길 산책하기 좋은 경관을 자랑한다.

오사카 공원 숲
천수각 지붕

오사카성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전국을 통일하고 권력자임을 선포하기 위해 축성한 성이다. 두 번의 소실로 옛 모습은 잃었고 현재 1931년에 원래의 모습을 본떠 지은 것이다.

천수각

가장 놀라운 점은 천수각을 수비하기 위한 기반 시설 들이. 성을 두른 해자의 넓이와 깊이 대단할뿐더러 이중으로 되어 있다. 입구도 이중 삼중으로 잠글 수 있고 중간에 적을 방어하기 위한 방어선도 엄청난 크기의 바위로 조성되었다. 게다가 문은 얼마나 육중하고 단단한지 이곳이 바로 난공불락의 성이라는 말이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오사카성 해자

차지하고 있는 부지도 광활하다. 권력자의 안위를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 실로 놀랍다. 큰 바위들을 다듬어 성을 쌓은 기술도 경이롭다. 엄청난 크기의 바위들을 마치 두부를 칼로 베어낸 듯 아귀가 딱 맞게 되어있다. 확하고 단정한 일본인의 특질을 보는 것 같다.

방어벽

두른 해자에는 푸른 물이 넘실대고 유람선도 떠다닐 정도다. 해자 위에는 방어를 위한 요새들이 사방에 서있다. 엄정한 수비 의지에 전란의 위협이 손에 잡힐 듯 긴장감이 느껴진다.


천수각 입구에는 히데요시를 모시는 풍국신사가 있다. 일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의 신사라 찾는 이들도 많을 것 같다. 가장 천한 자리에서 지존의 위치까지 올랐지만 지금 이 시점에는 권력은 무상한 것이라고 역사가 전한다.

풍국신사

천수각은 8층으로 55미터 높이의 누각이다. 누각을 관람하려는 인파의 줄이 너무 길어 들어가기가 어려웠다. 전각 주위를 돌며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벚꽃이 피면 가장 환상적인 모습이라는데 꽃이 없는 지금에도 충분히 아름답다.


파란 지붕과 흰 벽 그리고 지붕의 금박이 아주 잘 어울린다. 높은 곳에 위치해서 어디서나 전각의 지붕은 눈에 잘 띈다. 


여행하며 반복해서 느꼈던 점은 사람도 작고 사는 집도 작은 일본인들이 공공건물들의 규모는 왜 그렇게 큰지 여러 번 놀된다. 야심이 대단한 것 같으면서도 콤플렉스로 비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크기로 치면 일본도 중국에 못지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능가하는 면도 있겠다는 생각이 러 번 들었다.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천수각은 장미를 띤 아름다움이었다. 천수각이 지닌 역사와 거기에 얽힌 인물들이 빚어낸 파고가 우리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기 때문 것이다.

철문

이중 삼중의 방비된 길을 지나 성을 돌아보고 다시 되돌아 나오니 대단한 일을 이뤘고 절정의 권력을 누렸지만 근본은 불안했던 최고 권력자의 심정이 느껴진다.

#일본여행 #오사카 #오사카성 #천수각 #도요토미히데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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