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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진 Aug 08. 2024

전원에서 맛보는 여름의 맛

진안을 찾아 즐기는 여름 식탁

짧은 여름휴가가 다채롭고 풍성하다. 함께 한 분들이 좋은 분들이라 즐거움은 더했다.

휴가 이튿날은 봉골 산림욕장에서 숲길을 걷고 계곡에서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맑은 물이 흘렀고 때 묻지 않은 청정지역이어서 개울에 가재가 보였다. 함께 간 분들이 대부분 서울 사람들이어서 가재를 직접 잡아 본 경험이 없었다. 신이 난 나와 아내는 가재가 있을만한 곳을 뒤지며 가재를 잡다. 가재는 주로 돌 밑에 숨어 있다. 그래서 가재를 잡으려면 부지런히 돌을 뒤집어야 한다. 돌을 뒤집게 되면 흙탕물이 인다. 물이 맑아지기를 기다렸다가 자세히 살펴보면 거꾸로 달아나는 가재를 만날 수 있다. 연거푸 가재를 잡는 것을 보고 다른 분들도 따라 해 보지만 쉽지 않다.

봉학골

가재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물속에서는 뒷걸음질도 잘 치지만 꼬리를 이용해서 미사일 발사하듯 쏜살같이 달아나기도 잘한다. 가재를 발견해서 바로 못 잡으면 금방 숨어버린다. 인내심을 가지고 주위를 잘 둘러보면 찾을 수 있지만 경험이 부족한 이들은 어렵다. 거의 한 시간 동안 계속해서 가재를 잡았다. 거의 20마리를 넘어섰다. 이참에 가재요리를 맛 보여 주고 싶은 마음에 열성적으로 잡았다.

계곡에서 시간을 보내고 음성을 거쳐 진안으로 갔다. 진안에 누나가 살고 있고 그곳에 마련해 놓은 집도 있어 전원을 충분히 즐기는 장소다. 수박과 돼지고기를 준비해서 진안에 갔다.

진안 산골

저녁 식사를 야외에서 장작불로 솥뚜껑 삼겹살을 먹기로 했다. 산골이다 보니 모기가 다. 산모기는 독해서 쏘이면 엄청 가렵다. 모기를 퇴치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 있다. 모깃불을 피우는 것이다. 키만큼 자란 쑥대를 베어서 불을 붙이면 마르지 않은 풀이라 연기가 진하게 피어난다. 이렇게 쑥을 태우면 쑥향이 퍼지는 데 모기가 이 냄새를 싫어한다. 주위에서 한아름 쑥대를 베어와서 마당 한가운데 쑥불을 피웠다. 불이 난 듯 연기가 피어오른다.  쑥불은 여느 연기처럼  눈에 그다지 맵지 않다. 그렇게 불을 피우니 아무도 모기에 물리는 사람이 없었다. 정말 신기한 일이다.

쑥불

호우 주의보로 비예보가 있었지만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아 솥뚜껑에 삼겹살 굽기는 순조로웠다. 솥뚜껑을 오목하게 올려놓고 바깥 부분에 고기를 올려놓으면 고기가 지글지글 익으며 기름이 오목한 부분에 모인다. 여기에 묵은 김치를 볶았다. 기름이 빠진 고기도 좋았지만 볶은 김치는 아주 맛이 그만이었다. 곁들여 누나네 채마밭에서 상추와 고추를 따서 재래된장 양념으로 먹으니 부러운 게 없다. 야생에서 자란 왕고들빼기도 채취해서 맛보게 했더니 맛있다고 인기다. 주위가 온통 산이라 전망도 최고다. 당연한 말이지만 더 맛이 있다. 모두가 배부르게 먹고 후식으로 커다란 수박을 꺼내왔다. 아주 잘 익은 수박은 또 다른 별미요 여름의 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후식도 먹었는데도 날이  어둡지 않아 마실을 나섰다. 풀숲에는 사위질빵이 한창 꽃을 피웠다. 한가한 시골길을 여유롭게 거닐며 이런저런 이야기로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특별한 곳도 특별한 이벤트없지만 전원을 찾아 함께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시간이 참 행복하다. 함께 한 이들도 좋아해서 시골을 찾은 보람이 크다. 더운 여름이지만 여름만의 맛이 있다. 올해도 좋은 시간과 경험을 하게 되어 기쁘다. 함께할 이들이 있어서 그리고 찾아갈 시골이 있어서 거운 여름이다.


#예름휴가 #시골 #진안 #가재 #솥뚜껑삼겹살 #자연밥상 #봉학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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