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석진 Aug 31. 2024

숲길을 간다

여름이 가는 길목에서

어디에나 길은 있다.

자연이 머무는 숲에 길이 있다.

숲으로 이어지는 길은 그리움이다.


팔월이 가는 길목에 숲길을 찾아간다.

정오의 햇살은 무심하고 거칠다.

숲길에는 무성한 나무의 자취가 늘을 드리웠다.

그늘은 더위에 지친 이들의 오아시스다.


인적이 없는 호젓한 산길이 놓여있다.

자연이 자리한 곳에는 고요함이 머문다.

고요는 마음에 여백을 펼친다.

홀로 걸어도 좋은 길이지만 함께 걸으면 다정다.

아내와 딸과 강아지가 함께 걷는 길에 자잘한 기쁨이 피어난다.


숲길에 자연의 향이 새어 나온다.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는 매미들의 아리아가 구성지다. 가을을 맞는 풀벌레의 환영 울려 퍼진다

노래는 기대와 설렘으로 소란하다. 

명랑한 새소리의 간주도 이어진다.


숲 사이로 서늘한 아기바람이 지나간다.

부드러운 어루만짐과 스침이 한없이 다정하다. 

숲에서 부는 바람은 달콤하다.

숲을 찾는 이들만이 누리는 이다.


숲길에는 장난꾸러기도 산다.

숨어서 살짝 코를 간지럽히고 달아난다.

누구라도 처음에는 모르지나친다.

유희의 손길 사람들은 갸웃하고 고개를 돌린다.

은은한 향기가 혹적이다.

칡꽃 주범이다.


길 가장자리에는 여린 빛의 고사리가 자란다.

어린것들이 모여 작은 숲이 되었다.

하나가 아닌 여럿이 모이면 숲이 된다.


빼곡한 나뭇잎들 사이로 햇살이 일렁인다.

눈이 부셔도 맨눈으로 볼 수 있는 해의 자태다.

언뜻언뜻 보이는 조각하늘이 푸르다.


길가에 가을꽃이 반갑다.

무릇이 피고 쑥부쟁이가 핀다.

울에는 사위질빵이  울 너에는 싸리가  피었다.

쑥뿌쟁이/싸리
무릇

돌아가는 숲길이 찬란하다.


팔월이 간다.


#숲길 #길 #여름 #가을 #가을꽃










매거진의 이전글 여름이 가는 길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