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 센터에는 다채로운 예술품이 전시 중이다. 회화는 기본이고 조각 작품도 상당하다. 구상 조각이 대다수라 감상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예술에 문외한인 나의 눈에는 전시된 조각 작품들은 모두 다 명작으로 다가온다. 도대체 세상에는 명장들이 왜 이다지도 많은 걸까?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언제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늘 유념하고 살 일이다.
대리석 조각들은 완벽한 인체의 아름다움을 구현한다. 고대 그리스의 조각을 모티브로 제작된 조각들은 대부분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이다. 아폴로, 쥬노, 아프로디테로 이들은 모두완전무결하다. 돌이라고 전혀 느껴지지 않는 부드러운 질감을 보인다. 걸치고 있는 옷자락은 만지면 출렁일 정도로 조각은 섬세하다.완전한 나신이지만 속됨이 없이 우아하다.여성보다 남성들의 나신상이 많은 것도 흥미롭다.
청동 작품들은 매끄럽다. 유려하고 반짝인다. 대리석보다는 음영이 두드러져 볼륨감이 확실하다. 그래서 동적인 움직임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들이 많다.
응축된 순간의 힘이 느껴진다
반신상 조각 작품도 많이 전시되어 있다. 얼굴 표정이 세세하게 표현되어 마치 살아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반신상은 전신을 조각할 때보다 더 어려울 것이다. 표정을 풍부하게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젊은 흑인상은 건강미가 넘치고 노인의 얼굴은 초연한 모습이다.대부분 지도자들이 모델이겠지만 유머스러운 작품도 있다. 천진한 어린아이도 주인공이다. 예수님과 세례요한의 조각상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예수님 흉상
목이 잘린 세례요한
다양한 재료로 조성된 조각도 있다. 단색화가 아닌 채색화 분위기의 조각은 살아 있는 느낌을 더한다.
몰입감은 덜하지만 온기는 조금 더 느껴진다.
인형 같은 분위기의 조각도 있다. 거울에 비친 모습을 재현한 것 같이 실물과 똑같은 전신상은 사림을 대면하는 듯하다.
가구는 화려함의 극치다.귀족들의 호화로운 삶을 엿볼 수 있는 장식품과 가구의 컬렉션도 대단하다. 유난히 금박이 많은 것을 보면 금에 대한 선호가 컸음을 알 수 있다.
가구들도 똑 같이 화려하다. 시대별, 나라별로 실내가구들을 볼 수 있고 전체 분위기를 알 수 있도록 전시실이 꾸며졌다. 실용성보다는 장식의 의미가 더 큰 것 같다.
수많은 다양한 분야의 예술 작품들을 만났다. 직접 보고 사진에 담은 많은 것들 중에 일부만 담을 수밖에 없어 아쉽다. 이곳이 샌프란시스코 관광 1번지로 꼽힌 이유를 분명하게 알겠다.
아름다운 주변 경관에 최고의 미술관을 짓고 값진 예술품들을 차고 넘치게 갖추고 누구나 값없이 즐기도록 기꺼이 자신의 전재산을 희사한 설립자 게티가 참으로 존경스럽다.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확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예술은 만인의 것이라는 사실을 기꺼이 실천한 그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한다. 더욱 놀라운 점은 게티 빌리지가 더 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