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틀째
두바이를 거쳐 밀라노 말펜사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거리가 짧아 보고 있던 영화도 마무리를 못했다. 비행 내내 잠을 잔 까닭이다. 에어컨 찬바람이 강해서 담요를 둘렀는데도 자는 동안 한기를 느꼈다. 그래서 추가 담요를 얻어 덮으니 좀 나았다. 미리 요청하면 되는데 돌아보면 참 어리석은 행동이다.
창밖으로 눈 쌓인 알프스가 눈에 들어온다.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었다. 입국장에 줄을 선 이들로 꽉 찼다. 밀라노를 찾는 관광객이 어마어마하다. 입국 절차도 복잡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다행히 우리나라 여권은 셀프체크가 가능해서 빠르게 출국장을 나섰다. 우리나라의 높아진 위상 덕을 느낀다.
첫 일정은 밀라노 관광이다. 밀라노는 이태리 북부 최대도시로 문화, 경제의 중심지다. 313년 밀라노칙령으로 기독교가 공인된 유서 깊은 도시다. 광역시 기준으로 인구가 300만이 넘는다고 한다. 숙소 체크인 전까지 하루 동안 밀라노 명소를 돌아볼 참이다.
첫 행선지로 두오모밀라노 성당에 가기로 했다. 열차 비용이 13유로나 된다. 유럽은 교통비가 확실히 비싸다. 열차 밖 풍경은 여느 유럽 풍경과 비슷하다. 산이 없이 펼쳐진 넓은 초지와 나무와 그리고 그림 같은 주택들이 빠르게 지나간다.
옆자리 앉은 외국 청년에게 말을 걸어본다. 이태리 청년이다. 몽블랑트레킹을 왔다고 하니 엄지 척이다. 외국여행의 묘미 중 하나는 이방인과의 교류다. 서투른 영어지만 용감하게 말을 건넨다. 그래야 회화가 는다. 비행기 내에서 식사를 고르면서 I am beef라고 서툰 말을 건넸다. 지금 생각해도 낯부끄럽지만 이런 실수들이 모여 회화가 는다고 믿는다.
전철보다는 급행열차를 탄듯하다. 객석이 2층으로 되어있다. 두오모역에 도착했다. 일단 큰 짐을 맡기고 밀라노를 둘러보기로 해서 라커룸을 찾았다. 두오모 역에는 보관소가 없었다. 라커룸이 있는 센트럴 역으로 또다시 전철을 탔다. 무거운 짐을 끌고 이동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다 숙소에 맡겨도 된다고 해서 또다시 전철을 타야 했다. 시행착오로 왔다 갔다 했지만 이것도 여행의 일환이라 여기며 모두 흔쾌히 받아들였다. 성숙한 이들과 여행하는 덕이다.
숙소를 찾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지도를 보며 갔지만 건물에 주소 표기가 없다. 숙소를 눈앞에 두고 한참을 헤맸다. 결국 현지인 할아버지가 건물마다 새겨진 번호를 알려주고서야 겨우 찾았다. 뻔히 있는 지번을 못 본 것이다. 없다고 단정을 지으니 보이지 않는다. 답을 모르면 묻는 게 상책인데 외국이다 보니 금방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어렵게 관리인을 만나 숙소에 들어가는데 문마다 열쇠로 열게 되어있다.
숙소는 쾌적했다. 짐을 풀고 가벼운 차림으로 시내를 찾았다. 날은 화창해서 좋은데 무지하게 덥다. 한여름의 유럽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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