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귀 느와르(Aiguille Noire) 캠핑장
모처럼 애귀느와르(Aiguille Noire) 캠핑장에서 하릴없이 느긋하게 보냈다. 일찍 자려했지만 쉽지 않다. 해가 긴 데다 근처에 셀틱축제장이 있어 음악소리가 끊이질 않았고 낮에 충분한 휴식시간을 가졌기 때문이다. 너무 바쁜 여행은 일과 같다. 여유와 쉼을 누릴 수 있는 오늘이 진정한 의미의 여행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식사 대부분을 자체 해결하거나 간단히 사 먹다가 오랜만에 제대로 된 식사를 했다. 저녁을 캠핑장 레스토랑을 이용했다. 파스타와 새끼돼지 구이 그리고 치킨을 시켜 나누어 먹었다. 다섯이다 보니 선택의 폭이 넓어 좋다. 맛이 다소 짠 편이었지만 우리 입맛에 잘 맞았다.
나름 만찬을 충분히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서빙하던 이탈리아인 직원과 기념사진도 찍었다. 딱 봐도 이태리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인상이다. 이렇게 추억을 하나를 남긴다.
식사 후에 그들처럼 와인도 한 잔씩 마셨다. 셀틱축제가 궁금해서 산책 겸 축제장 구경을 나섰다. 한참 길 따라 걸으며 주변 경치를 구경했다. 역시나 주변 풍광은 알프스 이름에 걸맞게 장엄하다. 높은 봉우리들이 줄지어 잇고 눈도 보인다. 몽블랑 지역은 어디를 둘러봐도 절경이다.
올빼미를 데리고 가는 이방인을 만났다. 그는 킬트를 입고 있었다. 아마도 셀틱축제 관련자인 듯했다. 기회가 되면 나도 남자 치마인 킬트를 한 번쯤 입고 싶다. 먼저 용감하게 말을 걸어 호기심을 보이고 사진을 찍고 싶다고 요청했다. 흔쾌히 응해서 기분 좋은 표정으로 사진을 한 장 남겼다. 타국에 나가 현지인과 교류는 여행을 뜻깊게 한다. 행사장 입구까지 갔지만 입장할 수 없었다. 티켓을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축제에 관심은 많았지만 일행들은 아니어서 포기해야 했다.
다음날 일정을 위해 잠자리에 들었다. 밤이 깊을수록 점점 기온이 떨어지면서 춥기까지 했다. 발열 내의에 오리털 재킷까지 입고 슬링픽 백 속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못 견딜 정도는 아니었다. 낮에는 폭염으로 새벽녘에는 겨울날씨로 기온이 완전 롤러코스터를 탄다. 그간의 체력단련으로 극심한 기온차에도 잘 적응하게 된 것 같아 다행이다. 새벽녘에 헬기소리가 요란해서 깨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잘 잤다.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자마자 짐을 꾸려야 했다. 야영장을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력이 난 탓인지 생각보다 빠르게 텐트를 걷고 짐을 꾸렸다. 자연스럽게 유목민의 삶을 치열하게 체험 중이다.
출발 전에 미리 구입한 빵과 과일로 간단히 아침을 때우자마자 트레킹에 나섰다. 꼭 필요한 물건만 들고 나서야 했는데 딴짓을 하느라 제대로 못 챙기고 출발해야 했다. 큰 짐은 캠핑사무실에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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