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나 대성당
시에나로 당일치기 여행이다. 피렌체에서 버스로 한 시간 거리라 다녀오기 좋은 곳이다. 바쁘게 출발해서 아침 식사를 들고서 버스 터미널을 찾는데 완전 숨바꼭질이 따로 없다. 몇 번을 물어보고 갔는데 다 허탕이다. 기차역은 규모가 대단한데 버스터미널은 지하에 숨어 있어 현지인들도 잘 모르는듯했다.
몇 번 헤맨 뒤에 겨우 찾아 버스에 몸을 실었다. 우리 외에도 한국 사람들이 보였다. 세계 어디라도 관광 명소에는 한국인들이 있다. 그만큼 우리의 여유와 여력이 커진 까닭일 게다. 버스에 올라 티켓을 어떻게 체크하는 줄 몰라 헤맸다. 기계 안에 집어넣으면 천공하는 식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었다.
시에나는 중세시대에 피렌체와 경쟁했던 도시로 이후 경쟁에서 밀려나 쇠락했다. 이점은 오히려 중세시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유지하게 된 원인이 되어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기는 것이 결코 전부는 아닌 것이다. 긴 안목으로 보면 세상 일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캄포광장과 시에나 대성당이 관광의 중심인데 시에나는 소도시로 명소가 지근거리에 모여 있어 관광하기에 편안하다.
시에나 대성당은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이 조화를 이루는 건축물이다. 12세기부터 짓기 시작했다. 원래 계획은 세계최대 규모로 지을 예정이었으나 흑사병으로 인한 인구감소와 재정난으로 미완성된 상태로 남았다. 성당 내부에는 도나텔로, 미켈란젤로, 피사노 등 당대 거장들의 예술작품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시에나 미술의 황금기 화가들의 프레스코화도 볼 수 있다.
처음 마주치는 성당의 특별한 외관은 흑백 줄무늬 대리석이다. 이집트를 연상시키는 색조다. 파사드는 대리석으로 부릴 수 있는 화려함을 다했다. 색색의 대리석은 마치 페인트로 채색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내부로 입장하면 흑백 줄무늬는 더 진해진다. 줄무늬 열주들은 공간전체를 지배한다. 너무 강렬해서 충격적이고 생경하기까지 하다. 너무 과해도 문제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 분위기다. 장식이 차고 넘쳐서 이곳에는 여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결코 찾을 수 없다. 한마디로 과잉이다. 후세에 볼거리들을 많이 남겼지만 당대의 과시와 허영의 끝을 보는 것 같다.
세밀하고 다채로운 대리석 모자이크카 바닥을 장식해서 밟고 지나다닐 공간이 부족할 정도다. 내부의 장식은 상상을 뛰어넘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어디를 둘러봐도 마찬가지다. 웅장한 천정의 위용도 압도적이다. 중앙의 돔은 화려함의 절정이다. 이곳에서 돔 지붕이 그나마 차분하고 정갈한 면모를 보인다. 스테인드글라스도 엄청나다. 성당 정면의 거대한 스테인드글라스는 압도적이다.
기둥 상부에는 심지어 선대 교황들의 얼굴 조각도 있다. 성당의 모든 구석구석은 기예의 현장이다. 부릴 수 있는 모든 기술을 다한 것 같다. 조각도 그림도 모두 완벽하다. 성화부터 행사현장을 담은 그림들이 벽면을 꽉 채웠다. 세세히 보려면 끝이 없을 것 같다.
성당 투어는 이게 끝이 아니다. 다른 공간과 박물관이 기다린다. 볼게 한참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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