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연한다 너!

감기에 대한 투정

by 정석진

'아니 달리기를 이렇게 열심히 하는 데 웬 감기냐고!!'

정말 나도 모르겠다. 사흘 전부터 목이 살살 아프더니 오늘은 코가 막히고 콧물도 난다. 콜록콜록 기침도 따라온다. 감기 증상이 느껴지자마자 걱정이 되어 곧바로 고농축 영양제를 얼른 먹었다. 그리고 감기에 최고 예방책이라는 목스카프를 칭칭 겹으로 둘렀다. 다 소용없다. 말짱 꽝이다.

아내의 구박이 쏟아진다. 달리기를 열심히 하면 무슨 소용이냐고 맹폭이다. 왜 자꾸 감기에 걸려 골골하냐는 거다. 슬슬 자기도 목이 아프단다. 내가 감기에 걸렸다 하면 자신은 자동으로 감기가 든다며 짜증이 이어진다. 밉상 남편으로 순식간에 전락했다.

나도 억울하고 분하다. '도대체 감기가 왜?' 특별히 무리한 것도 없는데? 아니 무리를 했나?' 사실 가장 추운 날 하프마라톤을 뛰었으니 예삿일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주에도 그 정도 뛰었고 주중에도 한 번은 연습을 해서 특별히 힘들지도 않았다. '그런데 왜 감기가 찾아오냐고!!!!'

그래도 다행인 것은 증상이 심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일전에는 목이 너무 아파 자다가 깨어날 정도였고 침 삼키기도 어려웠다. 머리골치도 깨질 정도로 아팠다. 한동안 컨디션도 완전 엉망이었다. 그런데 지금 감기는 그에 비하면 아주 경미한 수준이다. 목이 아프긴 해도 심하지 않고 머리 아픈 증상도 없다. 코가 막히고 콧물은 나지만 컨디션도 나쁘지 않다. 불편할 정도라고나 할까..

그래도 감기는 감기다. 내 상태가 어떠하든 증상은 확실하다.


' 왜 걸리는 거냐고!!! 나 하프 마라톤을 쉽게 뛰는 남자야!!! 감기 따위는 내게 들러붙을 게재가 아니란 말이야!!! 제발 바로 떨어져라. 정말 네가 싫다. 싫다는 데 자꾸 들러붙으면 그건 범죄야!!! 스토킹이라고. '
너와는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아!
영원히 나를 잊어줘!
나는 네게 눈곱만큼도 정이 없어!!
너를 보면 그저 끔찍하단 말이야!!
이제 정신 차리고 다른 놈 찾아가!
나는 너와 본질적으로 안 맞아!
네게 맞는 비리비리한 놈에게 제발 가란 말이야!!!'

그래도 좋은 점 한 가지는 있. 새벽에 수영하러 가기 싫었는데 네 덕분에 안 가도 되겠다. ㅋ


#감기 #달리기 #하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