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으로 사진 찍기
신한 은행 퇴직 동우회 취미 활동을 한동안 접었다가 짬이 나서 다시 참여하게 되었다. 동우회 회원수가 4천 명이 넘어 행사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 이번 사진부 행사는 운 좋게도 성원이 차질 않아 내게도 기회가 왔다.
출사 장소는 부천 상동 공원으로 전철로 한 시간을 훌쩍 넘는 먼 곳으로 처음 가보는 곳이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꽃들이 우리를 반긴다. 주변은 여전히 스산한 겨울 자취가 남았는데 이곳은 봄의 절정이다. 단지 매화와 산수유일 뿐인데도 홍매와 연분홍 매화가 어우러져 화려한 색채를 유감없이 발휘해서 사람들의 시선과 발길을 붙잡고 있다.
낮 기온이 많이 올라 덥기까지 해서 외투를 벗어야 했다. 봄나들이로는 아주 그만인 날이다. 미세 먼지가 나쁘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그런대로 화창한 날이어서 하늘빛도 적당히 푸르러서 하늘을 향해 핀 꽃송이들도 하늘하늘 예뻐 보인다.
돌담이 정겹다. 투박하게 얼기설기 쌓은 돌무더기가 이웃한 꽃나무들과 잘 어울린다. 봄을 맞은 한가한 시골길을 걷는 기분이다.
보기에는 마른풀들과 잎을 다 떨군 관목들이 스산한 꽃밭을 지나다 한 무리의 흰꽃을 만났다. 가까이 보니 미선나무다. 흰개나리라고도 불리는 우리 고유종인 꽃으로 꽃들이 옹기종기 모여 탐스럽게 피었다. 바로 곁에는 이름 모를 새순이 꽃보다 붉은 새잎을 틔웠다. 돌단풍도 꽃대를 내밀고 꽃망울을 터뜨렸다. 무심하게 지나칠 수도 있었는데 기쁘게도 시야에 포착되어 반갑다.
공원 안에 온실이 있었다. 유료라 티켓을 끊고 들어가 보니 관리가 잘 이루어져 식물들이 아주 건강하다. 열대의 푸르름이 지천으로 넘쳐나고 원색의 꽃들이 방긋방긋 웃는다. 기꺼이 값을 치를만하다.
작은 폭포가 있는 연못도 있다. 연못에는 황금빛 비단잉어들이 노닐고 물가 바위 위에는 남생이들이 쉬고 있다. 곡선으로 보행로를 만들어 오솔길처럼 운치가 있다. 독특하고 장대한 열대식물들이 빼곡하게 자라고 있어 볼거리가 넘친다.
놀라운 것은 덩굴식물인 부겐빌레아가 일반 고목처럼 자랐다. 타고난 기질이라도 관리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게 되어 신선한 느낌이다. 같은 나무 같은데도 색깔이 다르게 핀 부겐빌레아 꽃이 흥미롭다.
온실은 숨겨놓은 보물창고 같다. 꼼꼼히 둘러보면 숨어있는 꽃들이 나타난다. 흰 극락조화를 발견했고 무성한 줄기 속에 핀 고운 꽃들의 귀여운 얼굴을 만났다. 심지어 커피콩 열매도 찾았다.
꽃만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모양과 색이 다른 잎식물들로 꾸며진 공간이 매력적이다. 조경사의 미적 감각이 참 세련되었다. 나뭇잎들도 펑범하지 않다. 자세히 관찰하면 독특한 잎을 볼 수 있다. 호기심과 주의 깊은 관찰은 보다 많은 것을 보게 한다.
추상화 같은 아래 사진을 동료들에게 보여주었다. 대부분 고개를 저었지만 눈썰미 좋은 한 분이 수피를 알아맞혔다. 야자나무 수피다. 다양한 상상을 불러오는 풍경이다. 자연의 신비는 참으로 끝이 없다.
상동 공원에서 익은 봄과 정점의 무성한 여름을 만났다. 시간을 들여 꽤 먼 길을 달려왔지만 충분한 대가를 보상받았다. 좋은 계절이 우리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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