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한강 나들이

자전거 라이딩

by 정석진

겨우내 자전거와 소원했다가 오늘에야 한강으로 라이딩을 나섰다. 이따금 따릉이를 타기는 했지만 라이딩이라고는 보기 힘든 가벼운 나들이었다.


나가려고 자전거 옷을 찾는데, 바로 보이질 않아 아내를 찾는다.

"옷장에 걸려있네"

왜 내 눈에는 안 보이는지 알다가 모를 일이다. 말만 하면 바로 해결해 주는 해결사를 모시고 살아 천만다행이다.


새벽에 수영을 다녀온 뒤라 마음이 바빴다. 약속 시간도 빠듯했다. 간단한 아침으로 쑥 인절미를 구워 먹고 서둘러 길을 나섰다. 오늘은 친구와 한강에서 라면을 먹기로 했다.

나름 서둘렀는데도 오늘도 역시나 약속시간에 10분이나 늦었다. 지각하지 않으려 애를 쓰지만 습관은 고치기 어려운 것 같다. 친구는 보이지 않는다. 먼저 출발한 것이다.

미세먼지로 시야가 깨끗하지 않아도 아주 심하지 않아 강변을 기분 좋게 달렸다. 강물에는 다양한 새들이 머문다. 청둥오리를 필두로 비오리, 흰뺨검둥오리, 물닭 그리고 원앙이 까지 보인다. 민물가마우지와 갈매기도 있다. 탐조 여행을 해도 좋을 것 같다. 주변 서식 환경이 그만큼 좋아진 탓일 게다.

꽃들이 한창이다. 시선을 끄는 샛노란 개나리가 만개를 했다. 매화는 물론이고 살구꽃도 피었다. 강변에 늘어선 버드나무는 줄기마다 연초록을 품어 바뀐 계절의 변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중이다. 정말 완연한 봄이다. 나들이를 나서니 제대로 계절을 맛본다.

가장 인상적인 풍경은 응봉산 자락이다. 개나리로 유명한 명소로 산등성이에 온통 샛노란 옷감을 휘감고 있다. 원색이 강렬해서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이곳은 서울 야경 명소로도 이름이 나있는데 지금까지는 먼발치로만 보고 한 번도 가보질 못했다. 올봄에는 아내와 기필코 가보리라 다짐을 해본다.

응봉산 개나리

원래 계획은 뚝섬에서 라면을 먹기로 했는데 친구가 배가 고프다며 응봉산 휴게소로 갔다. 즉석조리 라면인 한강라면은 특별한 맛이 있다. 더구나 야외에서 조리해서 즐기니 더 그런 것 같다. 아내에게 부탁해서 김치를 가져갔는데 라면과 환상의 궁합이었다. 더구나 고운 꽃동산을 바라보며 먹으니 더 풍미가 났다.


라면을 먹고는 잠실로 향했다. 길가에는 작은 봄꽃들이 지천이다. 개불알꽃과 광대나물이 군데군데 무리를 이뤘다. 특히 개불알꽃들은 마치 도심의 네온사인 불빛이 켜진 것처럼 푸른빛들이 반짝이듯 보인다.

개불알꽃

잠실을 지나 잠수대교를 돌아오는 길은 상당히 힘들었다. 분수가 시원하게 뿜어져 나와 한여름의 기분이 들었지만 오랜만에 자전거를 타기에 더 그런 것 같았다. 바쁜 친구를 먼저 보내고 응봉휴게소에서 홀로 느긋하게 휴식시간을 가졌다.


정오의 햇살을 받은 응봉산의 개나리는 더 생글거린다. 반쯤 누울 수 있는 편한 의자에 기대어 책도 읽고 글도 쓰면서 봄의 한 때를 즐겼다.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짧은 봄은 급행으로 내달릴 것이다. 세월은 절대로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문밖을 나서서 우리가 자연에 다가갈 때 봄의 진정한 맛과 멋을 느끼고 즐길 수 있다.


꽤 피곤했지만 봄을 맞이한 귀한 시간이었다. 봄은 이미 몸을 풀고 한참을 가는 중이다.

만개한 목련이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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