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꽃 명소 응봉산을 가다
해마다 봄이 되면 응봉산에는 개나리꽃이 만발한다. 온 산을 노랗게 물들이는 개나리꽃은 확실히 장관이다. 계절에 무심하던 이들도 노란 응봉산을 바라보면 봄이 왔음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그간 겨울이 가고 봄이 올 즈음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돌면서 여러 번 노란 꽃으로 뒤덮인 응봉산의 자태에 매혹되었다. 그때마다 직접 가보고 싶었지만 그러질 못했다.
며칠 전에 한강 라이딩을 하면서 응봉산에 개나리가 절정인 것을 보았다.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미 활짝 핀 것이다. 올해는 아내와 반드시 응봉산에 오리라고 다짐을 하고는 오늘 실행에 옮겼다.
주말인 오늘 원래는 처형이 식당을 하는 성남에 가기로 했는데 작은 다툼이 일어 계획이 어그러졌다. 속이 상해 집에서 어영부영 지낼 상황이었는데 기분 전환을 하려고 따릉이를 타고 중랑천으로 나갔다. 나선 김에 응봉산에 가기로 했다.
오후 4시가 지난 중랑천에는 사람들로 붐볐다. 자전거를 타거나 러닝을 하거나 산책을 하는 이들이다. 사람들의 표정이 밝은 것을 보니 확실히 봄이 찾아온 것 같다. 작은 봄꽃들은 일제히 무리 지어 생글거리고 며칠 전에는 기미도 보이지 않던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목련은 이미 만개해서 아예 꽃잎이 지는 중이다. 얼마 전 앙증맞은 새순이었던 튤립도 이미 꽃봉오리가 맺혔고 아예 벙글어진 꽃도 있다. 사람들이 계절의 변화에 무감각한 사이에 봄은 이미 줄달음을 치고 있는 중이다.
응봉산역에 따릉이를 세우고 산으로 향했다. 샛노란 물결이 굽이치는 산자락이 눈에 들어온다. 서산으로 해가 지면서 남은 햇살을 받아 빛나는 개나리꽃 군락이 눈부시다. 많은 사람들이 응봉산을 오르내린다. 우리도 그 대열에 참여하여 산을 오른다. 계단이 이어지는 주변은 온통 개나리꽃이다. 꽃들이 무리 지어 있을 때는 다 똑같아 보여 개성이 드러나지 않지만 꽃송이를 구분해서 바라보면 그 꽃만이 가진 아름다움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꽉 찬 것이 좋을 수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여백이 있을 때 꽃이 가진 제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다.
개나리를 구경하러 왔는데 다른 친구에게 눈길을 빼앗겼다. 촛불을 세워 놓은 듯 줄지어 꽃봉오리를 매단 황매화가 그 주인공이다. 같은 색깔을 지녔지만 초록색 꽃받침과 어린잎이 달려 더 노랗게 보여 아주 깜찍하다. 동물의 새끼들이 대부분 귀여운 것처럼 꽃도 개화한 것보다 피기 직전의 꽃봉오리가 훨씬 예쁜 것 같다.
응봉산은 야경 명소로도 이름이 나있다. 산정을 오르다 보니 한강과 그 너머 서울도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강 주변 숲에도 연초록 봄자취가 가득하다.
빛을 머금은 꽃은 확연히 다르다. 빛은 꽃을 아름답게 빚어내는 마술사다. 하루의 마무리 햇살을 머금은 개나리가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이 시간만의 특별한 풍경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정상에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가족들, 연인들, 친구들이 모여 생생한 봄을 만끽하고 있다. 노란색은 사람들의 기분을 밝게 하고 활력을 준다. 사람들의 표정이 그렇게 물들었다.
응봉산을 오르며 원 없이 개나리꽃을 만났다.
우아한 벚꽃과 더불어 핀 개나리꽃,
한강다리를 배경으로 흐드러지게 핀 개나리꽃,
하늘을 향해 키재기 하듯 줄지어 선 호리호리한 개나리꽃,
층층이 단을 지어 산등성이를 두른 개나리꽃,
황금빛보다 더 눈부신 개나리꽃.
개나리꽃으로 버무린 최고의 만찬을 즐겼다.
밤이 내려앉는 귀갓길에 목련 꽃잎이 지고 있다.
황홀한 순간은 오래가지 않기에 더 귀하고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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