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봄을 달리기

SFR마라톤 클럽 참여기

by 정석진

오늘은 남산에서 달리기를 했다. 미세먼지가 나쁨이지만 운동의 열기가 나쁜 기운을 몰아낸 것 같다. 두 시간 동안 19킬로미터를 달렸는데도 가슴이 답답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쌩쌩한 기분이 드니 말이다.

무채색의 계절을 달리는 것보다 원색이 도드라지는 생생한 봄날을 뛰는 것이 확실히 좋은 것 같다. 남산에는 봄이 무르익고 있었다. 초록으로 단장한 귀룽나무가 눈을 맑게 하고 샛노란 개나리는 밝고 힘찬 기운을 풍긴다. 이곳저곳에 수더분하게 꽃분홍 자태를 선보이는 진달래는 가슴을 설레게 하고 길가에 무리지은 원추리는 생명의 약동을 노래한다. 다소곳한 수선화는 아름다움을 터뜨렸다. 숲에는 활력이 솟아나고 기운이 흘러넘친다. 그 중심에서 달리기를 하는 나도 저절로 그 분위기에 젖어든다.

귀룽나무 늘어진 줄기

달리기 전에 주중에 달리기를 하지 못하고 일요일에만 장거리를 뛰게 되니 공연한 걱정이 앞섰다.


"무리가 되지는 않을까, 잘 뛸 수 있을까"


홀로 뛴다면 어려울 것이다. 얼마 달리지 못할 것이고 힘들다고 도중에 그만 둘 확률이 크다. 하지만 함께 달리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 많이 뛰게 된다. 오늘 시작할 때 마음은 10킬로미터 정도만 뛸 요량이었는데 무려 19킬로미터나 뛰었다. 오늘은 베테랑 선배님과 호흡을 맞추어 달렸다. 긍정적인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영향을 끼친다. 풀마라톤을 밥 먹듯이 뛰면서 다져진 체력과 스킬로 쉽게 달리니 나도 덩달아 뛰었다.

남산은 달리기 성지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북새통을 이루지만 마라톤 대회가 있는 날이라 조금 한적했다. 그러는 중에도 튼튼한 젊은이들이 그룹을 이루어 힘차게 달리는 모습을 보면 힘이 솟는다. 사람은 환경의 동물이다. 달리기 좋은 분위기를 찾아 운동을 하는 것도 지혜로운 방법이다.


오늘은 특훈 아닌 특훈을 했다. 남산 달리기 코스는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된다. 달리기 훈련하기 아주 좋은 여건이다. 오르막은 천천히 내리막은 속력을 내서 달리는 것이 자연스럽다. 지금까지 그렇게 뛰었다. 하지만 선배님은 달랐다. 오르막을 힘차게 달리고 내리막은 아주 천천히 뛰기를 반복 연습했다. 오르막은 천천히 뛰어도 힘든데 속도를 올리려니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선배님을 겨우 따라갔다. 그러고 나서 내리막을 천천히 달리니 호흡도 금방 안정이 되고 다시 달릴 힘도 생겼다. 쉽지는 않았지만 아주 하기 힘든 것도 아니었다. 그 덕분이었는지 남산 코스를 3번이나 달렸다.

달리기 마무리에 도로에 도룡농이 있었다. 처음에는 도마뱀인줄 알았다. 피부가 말라가고 그대로 두면 밟힐 위험도 있어 선배님과 함께 나뭇가지로 집어 들어서 냇물에 넣어주었다. 양서류는 피부로 호흡을 하고 아주 예민해서 손으로 만지면 화상을 입는다. 생명을 구했다는 뿌듯함을 누린 순간이다.

도룡농

클럽멤버들 중 가장 늦게 들어와 다 같이 하는 마무리 운동도 하지 못했다. 간단히 몸을 풀고 나니 바로 회복되는 기분이다. 마라톤 모임에 1년을 참여한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다. 달리기를 힘들게 마쳤지만 뛰고 난 기분은 아주 좋다. 운동은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든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운동하면 훨씬 효과적이다.


Seoul Fun Running 마라톤 클럽 SFR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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