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독서일기

월든을 사색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18일에 걸쳐 읽고 쓰다

by 정석진

미국의 사상가이자 철학자 그리고 문학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1817년에 태어나 45세의 짧은 생을 살았다. 그의 역작 월든은 그가 태어나고 자란 미국 매사추세츠 주의 작은 호수의 이름이다. 그가 28세에 월든에 손수 집을 짓고 자급자족한 2년 2개월의 기록이 바로 월든이다.


그는 사람들이 집의 노예로 재산의 노예로 사는 것에 대한 반발로 자발적 고립을 통해 인간 스스로의 노력으로 노예의 삶을 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다. 그의 삶은 인간의 그릇된 사고방식에 대한 투쟁이었다.


그는 대중보다 개인을, 이성보다 감성을, 인간보다 자연을 중시하였다. 그렇다고 그가 세상을 피해 자연으로 도피하여 세상과 담을 쌓지는 않았다. 그는 노예폐지운동에 앞장섰으며 멕시코 전쟁을 반대하여 인두세를 내지 않는 저항으로 투옥까지 한 실천가이기도 했다. 죽음을 앞두고도 "이제야 멋진 항해가 시작되는군."라는 유언을 남기는 진정한 자유인이었다.


그의 월든을 18일에 걸쳐 매일 독서 일기를 쓰며 읽었다. 매 장마다 뛰어난 문장과 성찰로 삶을 돌아보게 했다.

책의 시작부터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는 날카로운 지적이 가슴을 파고든다. 자신의 인생은 자신의 것이다.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만의 삶을 진실하게 살아가야 한다.


"자기가 자신의 노예주인이 되지 말라.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렸다.

남들이 칭찬하는 성공은 인생의 한 가지일 뿐이다.

작가라면 남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라."


소유와 관련해서 만족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그저 많이 가지려고만 하는 어리석음을 돌아본다.

왜 필요한지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집이 왜 필요한지 진지하게 질문을 하게 되면 집의 노예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자유인이었다. 자유를 위해 소유를 기꺼이 포기하고 최소한 필요를 전부로 여기고 살았다. 너무나 많은 것을 소유하고도 더 가지려는 욕심으로 살아가면서 왜 자유로울 수 없는가를 고민하는 어리석은 삶을 돌아본다.


그가 숲으로 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면서 본질적인 인생의 가르침을 배우고 소중한 삶을 치열하게 살아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삶을 회피하기 위해 숲으로 간 것이 아니다. 삶의 진실을 맞닥뜨려 보고 싶었고 진실을 깨닫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 의식적인 노력으로 삶을 향상할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게 있다.


"날마다 아침은 나에게 자연과 같이 소박하고 순결하게 살라고 권했다.

깨어있다는 것은 곧 살아 있다는 뜻이다."

독서에 대한 그의 권면을 가슴에 새긴다. 그의 깊이 있는 깨달음과 사유가 폭넓은 고전독서에 기인했음을 보며 고전 읽기를 멈추지 말고 힘써야 함을 다짐한다.


"진실을 다루면 불멸의 삶을 살게 된다.

제대로 된 독서는 고귀한 운동이고 그 어떤 운동보다도 힘든 노력이 요구된다.

독서는 무지의 검은 심연 위에 구름다리를 하나 놓는 것이다."


책의 많은 내용은 자연과 하나 되어 살아가는 기쁨이다. 자연 속에 홀로 머묾이 고독이 아닌 충일한 시간이었다. 그는 자연을 섬세하게 지각하고 깊은 사색을 통해 정신적 성숙을 이루었다. 자연은 우리의 생명의 원천이기에 가까이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는 자연에서 누리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생활의 여백으로 삼았다. 그는 무위를 가장 매력적이고 생산적인 일로 만들었다. 대자연 속에서 안빈낙도의 즐거움을 누릴 줄 아는 그의 삶이 놀랍다.


삶을 좀 더 의미 있게 고양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를 만난다.

"선이야 말로 결코 실패하지 않는 유일한 투자다.

순결은 인간의 꽃이다. 순수함은 우리에게 영감을 주고 불순함은 우리를 나락으로 내던진다.

힘든 노력에서 지혜와 순수함이 나온다. 나태에서는 무지와 육체적 욕망이 나온다."

소박한 삶 속에서도 산책을 즐기며 사색에 잠겼던 그의 발자취도 아름답다. 악천후에도 매일 거르지 않고 12킬로미터 이상을 걸었던 그의 성실함을 본다. 홀로도 충분했지만 동료 철학자를 만나 교류하는 기쁨을 통해 진정한 벗이 주는 행복도 들려준다. 나 역시 좋은 글벗을 사귀며 그들처럼 소유와 가진 것 여부와 무관하게 깊은 교제를 나누는 꿈을 꾼다.


월든 호수에 대한 치열한 그의 연구를 통해 비판적 사고를 배운다. 풍문에 대해 조사와 탐구를 통해 사실을 수집하고 진실을 밝혀낸다. 너무 쉽게 생각하고 가볍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반성한다.


그는 봄을 사랑했다. 숲에서 살고 싶었던 한 가지 이유가 봄이 오는 것을 지켜보는 여유와 기회를 가지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나도 사계절 중 봄을 가장 애정한다. 생명이 움트는 놀라운 기적을 만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봄의 첫 징후를 놓치지 않으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주의를 기울였다. 그는 새소리와 보슬비 속에서 봄을 맞으며 삶의 지혜를 이끌어 낸다. 과거에 매여 속죄하느라 시간을 보내지 않는 것이 행복해지는 비결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는 데 18일이 소요되었다. 책 한 권을 읽는 시간이 꽤나 많이 든 셈이다. 집중해서 읽는다면 3-4일이면 될 터이지만 나누어서 천천히 읽는 일도 나름 괜찮은 면이 많았다. 여유를 가지고 읽으니 진도는 많이 나갈 수 없었지만 조금은 내 생각을 더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물론 읽은 것을 다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한 번에 읽는 것과 비교하면 이해의 폭은 훨씬 넓어졌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가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먼저는 세상이 추구하는 물질 같은 피상적인 것을 넘어서 정신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정해진 울타리에 매여 닫힌 사고로 무의미하게 살지 말고 호기심을 가지고 경계를 넘어 폭넓은 사고로 자유롭게 살라는 것이다. 인간이란 한 나라의 크기보다 더한 존재이고 인간은 누구나 한 왕국의 군주이기에 자신의 삶을 회피하지 말고 수용하며 귀하게 여기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구의 표피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아는 체하는 사람들의 교만을 꼬집는다. 그런 그들의 허위를 들추면서 자신의 내면을 탐구하는 여행을 떠나도록 권면한다.


그는 숲에 들어갈 때처럼 충분한 이유로 숲을 떠난다고 밝힌다. 그는 한 가지 삶이 아닌 다양한 삶을 살기를 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깨어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맺는다.

자신의 분명한 철학을 지니고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족적을 분명하게 남기며 산 그를 만난다. 방향도 모르고 정신없이 조류에 이리저리 부유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선명한 길을 보여주며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놀라운 책임이 분명하다. 길을 잃고 헤멜 때 앞 길을 비추는 작은 등불이 바로 그의 저서 월든이다.


"우리는 호기심 많은 승객들처럼 우리가 탄 배의 고물 난간 너머를 더 자주 바라보아야 하고, 뱃밥이나 만드는 우둔한 선원들처럼 항해해서는 안된다.


만약에 당신이 모든 언어를 배우고 모든 나라의 풍습에 따르려 한다면, 그리고 어떤 여행가보다 더 멀리 여행하고 모든 풍토에 적응하며, 스핑크스가 머리를 바위에 부딪치게 하려면, 옛 철학자의 가르침에 따라 당신 자신을 탐험해야 하리라.


나는 숲에 들어갈 때처럼 충분한 이유가 있어서 숲을 떠났다. 내가 살아야 할 삶이 몇 가지 더 남아 있어서, 숲 속에서 사는 한 가지 삶에 더 이상 시간을 할애할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체험을 통해 적어도 다음과 같은 것을 배웠다. 자신의 꿈을 향해 자신 있게 나아가고 자기가 상상해 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면, 평소에는 기대하지도 못했던 성공을 거둘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생활을 단순화할수록 우주의 법칙은 그에 비례하여 간결해질 테니, 고독은 고독이 아니고 가난은 가난이 아니고 약점은 약점이 아닐 것이다.


삶이 아무리 초라하더라도 외면하지 말고 당당히 받아들여 살아야 한다. 자신의 삶을 회피하거나 욕하지 마라. 그런 삶도 당신 자신만큼 나쁘지는 않다.


내가 날마다 온종일 거미처럼 다락방 한구석에 틀어박혀 있어도, 내 생각이 내 곁에 있으면 나에게 세상은 여전히 넓을 것이다.


쓸데없이 남아도는 부로 살 수 있는 것은 없어도 되는 사치품뿐이다. 영혼의 필수품을 사는 데에는 돈이 필요 없다.


나는 평가하고 결정한 뒤, 나를 가장 강력하고 정당하게 끌어당기는 것에 자연스레 끌려가고 싶다.

나에게는 사랑보다 돈보다 명예보다 진실을 달라.


세상에는 신기한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지만, 우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따분함을 견디며 살고 있다


시간이 흐른다고 새벽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눈을 부시게 하는 빛은 우리에게 어둠과 같다. 우리가 자지 않고 깨어 있는 날에야 새벽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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