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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할마 Mar 25. 2020

친정 식구

쑥개떡을 만들며

집안에 갇혀 있던 여동생의 방문 제의를 거절했는데

친정엄마 모시고 가도 되느냐고 묻는 올케의  질문에

허락하고 말았다.

몇 년 만에 만나는 여동생과 설에 만난 올케와 친정엄마가

오셨다.  친정엄마와 여동생의 여덟 살 늦둥이 아들은  틈만

나면 쑥을 캤다.  

방앗간에 가서 가루를 빻아왔다.

  시집와서 처음 맛본 음식 중 하나다. 이렇게 맛있는걸 왜 개떡이라고 이름 붙였는지 의아해하며

먹었던 쑥개떡을 다 같이 모여서 둥글넓적하게 만들어 찜솥에서 쪄냈다.  십몇 년 만에 쑥개떡을 만들어 먹는다. 내가 만든 조청에 찍어 먹는 쑥개떡은 황홀했다.

돼지감자를 캐서 장아찌를 담았다.

바다에 내려가서 돌짱 게와 고동을 잡아 삶고 게는 튀겼다.

군내리에 있는 경매하는 공판장에 가서 밤새 어부들이 잡아온 싱싱한 생선들을 보기만 하고 수산 시장으로 갔다.

무슬목을 지나다 해가 떠오르고 있어 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고 수산시장에 가서 서대, 먹갈치, 멍게를 사 가지고 와서

멍게 젓갈을 담았다.

피곤하지만 친정식구들과 같이 하니 행복했다

여동생 늦둥이는 지어미한테 "여기서 한 달 살고 가자"라고

해서 많이 웃었다.

앵두꽃에 날아든 벌을 바라보는 고양이도 행복한 것 같다

우리는 이렇게 코로나를 건너고 있다.  이 괴로운 시절을 건너고 나면 우리는 더욱 단단 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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