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수정 Oct 28. 2021

섬 여행

관매도, 조도, 진도

관매도(觀梅島)에 도착하니 선착장에는 우리의 짐을 실어 나르겠다고 경운기가 대기하고 있었다. 첫인상이 좋았다. 저녁을 먹고 관매도 해수욕장을 거닐었다. 모래가 단단하여 발이 빠지지 않고 밀착감이 좋았다. 발아래서 느껴지는 단단하면서 부드러운 모래사장은 오전의 힘듦을 잊기에 충분했다. 관매도 해수욕장은 관매 마을 입구에 있는데, 고운 모래사장이 인상적이다. 관매 8경 중 제1경인데, 이곳의 모래는 미세한 입자라 갈라지는 틈이 없이 모래가 밀착되어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백사장 뒤로는 3백 년 이상된 소나무 곰솔이 빽빽이 우거져 있다. 우리나라 해수욕장 가운데 가장 넓은 나무 숲으로 숲길 따라 산림욕을 할 수 있는 천혜의 해수욕장이다.


관매도는 전라남도 진도군 서남쪽에 위치한 작은 섬이지만, 절경만큼은 대한민국 어느 곳에 비겨도 뒤지지 않을 만큼 '관매 8경'을 가진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국토해양부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섬 지역으로 선정한 곳이다.


다음 날(10일) 아침 마을길을 따라 하늘다리(관매 제5경)로 향해 갔다. 관호마을 돌담길에는 마을 담벼락에 마실길 표시판이 부착되어 있으며, 명품마을로 조성하면서 관호마을 곳곳에는 담벼락에 예쁜 벽화를 그려 놓았다. 제5경인 하늘다리는 관매도 남서쪽 끝 봉우리 사이에 나무로 다리를 놓아 사람들이 다닐 수 있게 했는데, 그 깊이에 한 번 놀라고 절경에 두 번 놀랄 정도로 매우 아름다웠다. 가는 도중에 제3경인 꽁돌(크고 둥근돌)과 돌묘도 보았고, 남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기 위해 만든 우실(돌담)에서 내려다본 관호마을, 돌담길을 따라 안으로 더 들어가면 팔각형의 평상이 있다. 전망이 탁 트이며 쪽빛 남도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마을로 내려와 관매도 짜장집에서 유명한 톳짜장면도 먹어 보았다.


관매도의 꽁돌, 하늘 장사의 손 모양 안에서 한 컷


[꽁돌은 원래 하늘나라에서 옥황상제가 아끼던 것이었다. 하루는 옥황상제의 두 아들이 꽁돌을 가지고 놀다가 그만 지상에 떨어뜨렸다. 옥황상제가 화가 나서 하늘 장사를 보내 꽁돌을 찾아오도록 했다. 옥황상제의 명을 받은 하늘 장사는 관매도에 떨어진 꽁돌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거문고 소리에 넋을 잃은 하늘 장사는 옥황상제의 명을 잊고 거문고 소리를 쫓아갔다. 거문고 소리에 매료되어 본분을 잊은 하늘 장사가 꽁돌을 찾아오지 않으니 더욱 화가 난 옥황상제는 두 명의 사자를 지상으로 내려 보냈다. 역시 함흥차사. 화가 난 옥황상제는 벌을 내려 꽁돌 옆에 돌무덤을 만들고 하늘 장사와 두 사자를 묻어 버렸다.] 

하늘 장사의 손 모양이 돌에 새겨져 있다는 이야기.


 관매도의 돌묘


관매도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 어제 있었던 일들은 벌써 과거가 되었다. 관매도의 아름다움이 뱃멀미로 힘들어 헬리콥터를 타고 가겠다고 했던 나의 생각을 상쇄시켰다. 다시 오고 싶은, 아름다운 관매도를 뒤로 하고 배는 조도(鳥島)로 향했다. 파도가 잦아들었는지 작은 배로 가는데도 멀미를 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조도에서는 버스를 타고 해안도로를 따라 돌며 안내해 주었다. 하조도는 기간시설이 잘 되어 있어 면 전체가 국립공원이라고 하며, 도리산 전망대에 올랐다. 그곳에서 바다 위에 떠 있는 군도와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으며, 베트남의 하롱베이에 견줄 만큼 빼어난 다도해의 많은 섬들의 풍광을 한눈에 즐길 수 있었다. 


하조도 등대에서 찍은 스탬프


조도대교를 지나면서 모녀 바위를 보았고, 하조도 등대를 구경했다. 1909년에 만들어진 하조도 등대를 구경하고 한림 페리 11호 여객선으로 진도(珍島) 팽목항에 도착하여 1박을 했다.  <계속됩니다>


조도에서 진도로 들어갈 때 탔던 여객선 


매거진의 이전글 지금이 내 인생 가장 젊은 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