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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수정 Oct 31. 2021

그대라는 삶이 꽃길이어라

장성 황룡강 정원

 예정에 없었던 장성 황룡강 정원을 구경하게 되었다. 그냥 꽃이 만발하게 피어 있는 정원이려니 했는데,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새로운 희망이 시작되는 황룡강 감성 여행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빈센트(Vincent)의 오화원(五話園)'이라는 주제로 화원을 만들었다.


(1) 해바라기 정원 --- 해바라기(노란색에 대한 열정이 표현된 대표 작품)

(2) 장성 옛 정원 --- 사이프러스가 있는 밀밭(아름다운 선과 비례를 삼나무에 비유한 작품)

(3) 옐로우 정원 --- 씨 뿌리는 사람(영원함을 담은 고흐의 인생철학을 보여주는 작품)

(4) 아쿠아 정원 --- 밤의 테라스(노란 불빛과 푸른 하늘빛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가 돋보이는 작품)

(5) 코스모스 정원 --- 올리브 과수원의 두 여인(햇빛 아래 시시각각 변화하는 올리브 나무의 색채를 관찰하여 그린 작품)


장성 황룡강 정원 안내도


우리가 알고 있는 빈센트 반 고흐는 네덜란드 출신의 프랑스 화가로, 네덜란드 시절에는 어두운 색채로 비참한 주제를 특징으로 작품을 선보인 화가이다. 1886~1888년 파리에서 인상파, 신인상파의 영향을 받는다. 1888년 봄 아를르에 가서 이상할 정도로 꼼꼼한 필촉(筆觸)과 타는 듯한 색채에 의해 반 고흐 특유의 화풍을 전개시킨다. 이때의 주작품은 <해바라기> <아를르의 침실><의사 가셰의 초상> 등이 있다. 1888년 가을, 아를르에서 고갱과의 공동생활 중 병의 발작을 일으켜 정신병원에 입원, 1890년 봄 파리 근교의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 정착했으나 같은 해 7월 권총으로 자살했다. 어두운 고흐의 일생을 아름다운 꽃밭과 연결하여 만든 지자체의 지혜에 감동하며, 우리는 마음껏 꽃의 향연을 만끽하면서 그대의 삶이 꽃길만 같기를 바랐다.


황룡강 오화원 중 해바라기 정원에서


여행하는 동안 하조도 등대와 황룡강 정원 구경 중에 비가 조금 내렸는데, 여행할 때는 햇빛 나면 햇빛 나는 대로, 바람 불면 바람 부는 대로, 비 오면 비 오는 대로 그곳엔 낭만이 있다. 비가 오면 몸은 비에 젖고, 마음은 감상에 젖는다. '불멍', '물멍'이 요즘 유행인데, '비멍'은 어떨까? 비가 쏟아지는 지점을 멍하니 바라보는 '비멍'. 내 머리에 다른 생각이 들어올 틈이 없다. 그러다가 결국 나를 잊는다. 무아(無我)가 된다. 젊었을 때는 여행 가서 비가 오면 싫고 짜증이 났는데, 지금은 여유로워졌다고 할까? 아주 잠깐 동안이지만 '비멍'은 아주 괜찮은 경험이다. 이 나이에 또 새로운 경험을 했다.


여행에서 장소, 누구와 갔느냐 못지않게 음식도 빼놓을 수가 없다. 나는 음식을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지 잘 먹는 편인데, 이번 여행에서는 음식에 대해서는 일행 모두가 다 맛있게 먹었다고 한다. 특히 저녁에 먹은 광어회, 아침에 먹은 전복죽은 별미였다. 이번 여행은 나에게는 정말 앞으로 남은 내 인생에 가장 젊은 날의 여행이며, 멋진 여행이었다.


장성 황룡강 정원에서 만난 가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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