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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수정 Feb 04. 2022

호랑이해라지만..

<무궁화>





2022년 새해 임인년(壬寅年). 호랑이해, 검은 호랑이해.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지금은 오미크론으로 인해 사람들의 행동이 자유롭지 못한 이 때, 그래도 새해에는 호랑이해라고 호랑이처럼 힘있게, 힘차게 살아가자고 다짐들을 하는데, 나는 기운이 빠지고 마음은 덤덤하게(?) 새해를 시작했다. 1월 한 달간 집안의 행사는 호랑이처럼 힘있게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아들은 셋째를 낳고 딸은 책을 출간하면서 다들 바쁘게 제 몫을 다 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아이들에게 축하를 해 주면서도 이상하게 몸은 세포 하나하나가 빠져 나가는 것 같고 마음은 아무 감정없이 그냥 그냥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세 끼 밥을 해 먹고 설 준비를 하면서도 그냥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니까 하는 것이지 신나게 즐겁게 하지는 못했다. 어떤 날은 밖이 추워서 나가지 못하고 집안에서 아령 들고 하나 둘 셋... 스쿼트 하나 둘 셋... 하고 있지만 머리로는 아무 생각없이, 마음으로는 아무 느낌없이 그냥 로봇처럼 운동을 하고 있다. TV를 틀면 대통령 후보들이나 측근들이 나와 토론을 하고 있지만 그 사람들의 말도 듣기 싫고 투표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지 않는다. 남편에게 나의 이런 마음 상태를 말하기도 싫고 나 혼자 나의 마음을 들여다 보며 스스로 다잡아 본다.


계절은 어김없이 봄이 오지만 나는 활기를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생각도 없다. 늙는다는 느낌없이 늙어가고 있는 것일까? 매일 보는 컴퓨터도,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것도,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는 것도 하기 싫은 한 달이었다. 


오늘 입춘을 맞아, 한 달 동안의 나의 무기력한 심정을 토해내고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브런치에 글을 써 본다. 그러면 다시 나의 마음에 활기가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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