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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수정 Sep 12. 2022

임인년 추석, 한가위!

코로나 19로 인해 2년간 명절을 명절답지 않게 보내다가 올해는 가족들이 모여 명절답게 북적이며 보냈다. 아들 내외와 손주들, 딸은 전날 와서 명절 음식 준비를 하고 명절 당일에는 시동생도 와서 차례를 지냈다. 손주들은 신나서 이리뛰고 저리 뛰고 놀이터에 가서 놀기도 하고 재미있게 보냈다. 오랜만에 만나 활발하게 이야기를 나누었고, 어른들의 대화 결과는 '기승전 건강'이었다. 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최고란다. 맞는 말이다. 건강에 신경 쓰면서 욕심 부리지 말고 사는 것이 최우선이다. 손주들이 와서 흐뭇하고 좋지만 몸은 천근만근... 문득 '손주들이 오면 좋고 가면 더 좋다'라는 어떤 광고의 말이 생각나서 혼자서 웃었다.


코로나 19가 조심스럽고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피해도 크고 또 물가 상승에 불경기이지만, 그래도 명절에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는 모습은 참 보기가 좋고 평화로웠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올해 명절을 보냈다.


명절 연휴 마지막 대체 공휴일에 더부룩한 뱃속 지방을 뺄겸, 오랜만에 북한산 산성 계곡 무장애 탐방로를 다녀왔다. 내가 즐겨 찾는 길이다. 이제는 새로운 길을 찾아 가기 보다는 예전에 갔던 길을 선호하게 된다. 아는 길을 가면 편안한 마음으로 걷게 된다. 왼쪽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걷다가 계단을 오르다가 다리를 건너 천천히 30분 정도 걷다 보면 잠시 쉬는 곳이 나온다. 다른 사람들은 거기서 백운대(白雲臺) 방향이나 대남문(大南門) 방향으로 가는데, 나는 하산길을 택한다. 하산길은 계곡 방향으로 가지 않고 아스팔트길로 내려간다. 계곡길로 내려 가다가 잘못 삐끗하면 큰일 나니 편안한 길로 가게 된다. 한참 내려오다 보면 무량사(無量寺)라는 절이 있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북한산의 경치는 가히 장관이다. 날씨가 좋으면 뚜렷이 보이는 산세가 가슴을 시원하게 해 준다. 조금 내려가다 대서문(大西門)을 지나 오면 출발 지점에 도착한다. 나에게 딱 맞는 1시간 코스의 산행이다. 명절 때의 피곤함이 싹 가시는 듯 상쾌하다.


북한산 계곡
이정표


앞으로 나의 삶의 여정이 임인년 한가위 같은 날이 지속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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