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더

by 어수정

남편의 권유와 나의 호기심이 내가 당구에 입문하도록 용기를 주었다. 당구를 배워 보겠다고 한 첫 날, 당구장의 생소한 분위기와 '처음'을 낯설어 하는 나의 성격 탓에 남편의 설명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고 허둥지둥 대다가 30분도 하지 못하고 나왔다. 한참 지난 뒤 남편이 "다시 한 번 해 보자"라며 용기를 주어 나도 '한 번 더' 해 보자며 당구장으로 따라 나섰다.


먼저 왼쪽 손가락 장지 약지 새끼지 3개를 당구대 바닥에 지렛대처럼 꼭 붙이고, 검지는 구부려 그 구멍 사이로 큐를 넣는다. 이때 큐가 엄지와 검지 사이에서 충분히 움직여질 수 있어야 한다. 큐를 지탱하기 위해 왼손으로 만드는 부분을 브리지라고 한다. 브리지가 안정되지 않으면 공을 칠 때의 표적이나 공에 주는 힘의 조절 등이 모두 맞지 않게 되며, 미스 샷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브리지에는 여러가지 형태가 있지만 어떤 형태의 브리지이든 단단히 고정시켜야 한다는 기본은 변함이 없다. 자세와 호흡이 맞지 않으면 내가 치고자 하는 큐볼(나의 공)의 포인트를 맞출 수가 없다. 치기 전의 기본 동작을 모두 마무리 짓는 것이 스트로크다. 치려는 큐볼의 당점(撞点)에 큐의 앞 끝을 정확하게 맞추기 위한 준비운동이므로 천천히, 정확하게 해야 한다. 큐가 브리지 안에서 좌우로 흔들리기도 하고 큐 끝이 아래위로 움직이기도 한다. 큐를 똑바로 스트로크할 수만 있도록 계속 반복해서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남편은 누누이 강조한다. 그러면서 브리지 안에서 큐가 스트로크를 잘 할 수 있도록 연습하라는 것이 남편의 첫 번째 숙제였다. 남편이 일러 준 대로 연습을 하는데 큐가 브리지 안에서 마치 수전증을 앓는 것처럼 흔들흔들 했다. 정신 집중하고 왼손에 힘 주고 호흡을 잠깐 멈추고 했는데도 흔들흔들 큐가 빗나갔다. 남편은 오른손에 힘을 너무 많이 주어서 그렇단다. 호흡과 정신 집중과 오른손의 힘의 조절이 당구를 잘 치는 관건인 것 같다. 그렇게 힘 빼고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되도록 많은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하루 목표량에 '한 번 더'를 실행하다 보면 나도 언젠가는 남편과 함께 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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