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쓴 글이 더 많이 쌓인 후 얘기 하고 싶었던 것이지만 생각이 정리된 김에 순서를 앞당겨 먼저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오늘도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서 아침으로 따뜻한 차와 오트밀을 먹고 제가 관심 있어하는 분야의 강좌를 들었습니다. 잠시 쉬면서 단것을 챙겨 먹으니 행복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듯했습니다. 그리고 현재에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과거에는 왜 진작 이러지 못했을까 도대체 이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을 해보았죠.
이 전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공식은 간단합니다. 성공 = 계획(Plan) + 실행(Commitment)이죠. 한 가지 눈여겨볼 점은 공식에 덧셈이 사용된 것입니다. 덧셈은 교환법칙이 적용되므로 결과를 도출하는 데 순서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실행을 먼저 해도 이것이 좋은 아이디어와 계획을 도출하는 데 중요한 동기가 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두 가지 중 하나만 가지고는 성공의 공식을 만족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성공 ≠ 계획
성공 ≠ 실행
성공 = 계획 + 실행 = 실행 + 계획
이 정의가 마음에 들지 않다면 본인에게 맞는 공식을 찾아보세요. 삶에 많은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활동이 될 것이라고 장담합니다. 다만 정답은 없습니다. 해설서만 있을 뿐이죠. 하지만 어떤 공식이 나오건 간에 그 공식은 반드시 삶에 적용되어야 빛을 발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간단한 공식을 삶에 적용하는 것은 왜 이리도 어려운 것일까요? 이 역시 답이 없는 질문이라 아주 많은 이야기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 내용이 제가 브런치에 적어두고 싶었던 부분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번 글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그 내용을 먼저 공개하겠습니다.
이 공식을 삶에 적용하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이를 위해서 힘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힘! 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공식이 하나 있죠? 뉴턴은 힘이 질량 곱하기 가속도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F=ma). 하지만 이건 물리세계의 공식이고요. 제가 발견한 성공의 법칙을 적용하는데 필요한 힘의 법칙은 바로 영성, 건강, 지식입니다.
성공의 법칙을 삶에 적용하기 위한 힘(F) = 영성(spiritual) + 건강(health) + 지식(knowledge)
이 세 가지 요소는 제 경험을 바탕으로 발견한 요소이니 물론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요소가 균형을 이룰 때 저는 꽤 행복하고, 건강하고, 생산적인 일상을 살 수 있었고 이 중 어느 한 요소라도 부족해지면 삶의 균형이 무너지고 우울해지는 경험을 했기에 이제는 제 삶의 법칙이 된 공식입니다. 영성, 건강, 지식은 아주 다양한 다른 단어로 대체할 수 있겠으나 이번 글에서는 간단히 개념만 말씀드리고 각 요소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는 추후 더 자세한 설명을 할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요약을 해보겠습니다.
- 성공의 공식은 간단하다. (성공 = 계획 + 실행)
- 그리고 이 공식을 삶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다.
- 이 힘을 기르기 위해서 적어도 세 가지 요소에서 균형이 잡혀있어야 한다. (영성 + 건강 + 지식)
이제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기 위해 방향을 조금 틀어서 독자님들에게 재미있는 질문을 하나 던져보겠습니다.
저는 지금 왜 이 글을 적고 있는 걸까요?
현재 이 글을 읽는 독자님들은 왜 제 글을 읽고 계신가요?
잠시 글 읽기를 멈추고 적어도 10초 정도는 짧게 생각을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최대 제한 시간은 없습니다. 여기서 저의 글 읽기를 중단하고 본인이 만족할 만한 답이 나올 때까지 하루, 일주일, 일 년이 걸려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제 답변이 궁금하신 분들, 시간을 절약하고 싶으신 분들은 계속 읽어주세요.
.
.
.
.
.
.
.
.
.
.
생각을 해보셨나요? 어떤 답변을 하셨나요? 브런치 추천 글에 떠서, 제목에 이끌려서, 별생각 없이... 등등 많은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제 경우는 이 질문을 시작으로 더 깊은 질문으로 들어가 보았는데, 제 답변은 바로 더 나아지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 글을 집중해서 읽고 계신 독자님도 그런 이유로 제 글을 여기까지 읽고 계시지 않나요?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살기 위해 오늘도 끊임없이 노력을 하는 분들일 거라 감히 추측을 해봅니다.
더 나아지고자 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라는 답변이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도 있겠습니다. 저 역시 포기와 좌절에 더 익숙한 사람이라 내게도 발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만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더 나아지고자 하는 기준이 개인마다 다를 뿐, 더 나은 것, 더 좋은 것을 바라는 것은 생명체가 가진 기본적인 욕구입니다.
저는 성공에 필요한 요소들을 경험을 통해 체득하게 되었고 그래서 '지금 알고 있던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심정으로 제 깨달음을 공유하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천명이 제 글을 읽었을 때 그중 단 한 명이라도 제 글에서 이 깨달음을 조금이나마 나눠가지게 되길 바라면서요.
이렇게까지 생각이 나아가다 보니 그럼 과거의 나는 어떻게 살았던가? 하고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만성 우울증 환자였습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과거의 저를 스스로 돌아보니 이제는 내가 그랬었구나 하고 객관적으로 보일 뿐입니다. 제가 얘기하고자 하는 핵심은 저의 병명이 무엇이었는지가 아니라 바로 그 증상입니다. 무엇을 해도 재미가 없고, 왜 사는지 모르겠고, 앞으로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그저 관성처럼 하루하루 살아내는 굉장히 수동적인 삶을 살았습니다. 극단적으로 얘기해 죽지 못해 사는 삶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지금 이 문장을 적고 있자니 '정말로' 힘든 삶을 사시는 분들에게 면목이 없습니다만 우울증이라는 것이 원래 그렇습니다. 그 상처가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임에는 틀림이 없죠.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는 늘 현실보다 높아서 언제나 자기 비하를 하기 일쑤였습니다. (덧, 이 부분은 의학적인 지식이 부족해서 제 생각임을 강조합니다. 또한 정말로 힘든 삶이 무엇인지는 사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조금 더 행복한 삶을 가지기 위해 나름대로의 노력을 항상 해왔습니다. 그리고 어떤 노력을 했었지? 생각을 해보는데 중요한 지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과거의 저는 지금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공의 공식을 모두 실행하고 있는 상태였다는 것이죠.
또 그때는 인지를 하고 의도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이 성공의 공식을 적용할 힘에 해당하는 요소로써 영성에 해당하는 부분은 명상을 했고, 건강에 해당하는 부분으로는 꾸준히 헬스를 했으며, 지식적인 부분에서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배움에 게으른 적은 있어도 중단한 적은 없었습니다.
이런 노력을 기울이는데도 불구하고 저는 만성적 우울증 상태를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이 정도면 삶에 꽤 만족하는 상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마음속 한 구석이 텅텅 빈 것 같은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노력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이 도대체 무엇인지 점점 풀 수 없는 수수께끼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 빈 공간이 점점 많은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긴 이야기를 하며 돌아온 것 같은데 이제는 핵심을 얘기하겠습니다.
이제 저는 알게 되었습니다. 열심히 뛰는데도 늘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 같았던 것은 실제로 제가 길 위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쳇바퀴 위에 있었기 때문이죠. 즉 나의 환경이 근본적인 문제였던 것입니다. 이것은 나를 둘러싼 외부세계 - 작게 시작해서 가족, 친구, 사회, 국가라고 칭할 수 있는 나를 제외한 세계 전부입니다.
5년 전 한국을 떠나고 아일랜드에서 장기로 살 수 있게 되면서 제 마음속 빈 공간이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문제는 해결된 것이 아니라 빠지지 않기 위해 잠시 뚜껑을 덮어둔(?) 것이기 때문에 한국에 돌아가면 다시 문제가 될 것이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는 모든 상황을 각개격파하며 나아가는 것 만이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도저히 깨부수어지지 않는 거대한 돌덩이를 만나면 멀리 길을 돌아가는 것 또한 삶을 지혜롭게 헤쳐가는 데 필요한 전략이라는 것을 한국을 떠나고 나서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모든 노력을 다해 충분한 시간 동안 충분히 기울인 것 같은데도 끊임없이 불만족스럽다면, 그리고 이 불만족이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면 과감히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바꿔보세요. 높은 확률로 그 불만족의 원인은 환경에서 기인한 것일 수 있습니다.
(주의. 아래에 예시를 들겠으나 결코 쉽게 권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충분한 용기와 지혜, 적절한 방법이 필요하니 실행 전 도움받을 수 있는 관련 서적을 읽거나 전문가와 상담을 하며 심사숙고하는 시간을 가지세요.)
내 삶을 지옥으로 만드는 것이 가족이라면 그것이 부모일지라도 과감히 내치세요.
가족과 같이 살고 있는 분이라면 어서 빨리 독립하시고, 혼자서 오래 사신 분이라면 오히려 누군가 같이 살아보는 것을 계획해 보세요.
학교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학교를 때려치우시고
배우자 문제라면 이혼도 고려하시고요.
조금 더 범위를 넓혀 국가가 주는 스트레스가 강하신 분이라면 어디든 좋으니 한국이 아닌 곳에서 장기간(3개월 이상) 살아보세요.
환경을 바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환경을 바꾸려는 생각(한국을 떠나려는 생각)은 가장 마지막에 사활을 걸고 할 수 있었던 선택이었습니다. 생존 환경을 바꾼다는 것 자체가 우리의 뇌에게는 큰 스트레스입니다. 하지만 환경을 바꾸는 것 밖에는 답이 없는 상황들이 있음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주어진 환경을 벗어나는 것을 포기 혹은 실패인 것처럼 받아들일 이유는 없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부터 생각을 해 보세요. 상황을 변화시키는 데에는 하던 것을 중단하는 것 말고도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도 물론 해당됩니다.
홈트 3년 차인데도 몸 상태가 그대로라면 이제는 다른 운동을 찾아보거나 헬스장에 등록을 해보세요.
영어학원과 화상영어 n년째이지만 영어실력이 그대로라면 이제는 실전에 투자하는 시간을 늘려야 하는 때입니다. 음성채팅하며 전략을 짜는 게임을 한다던지 영어공부는 그만하고 내가 배우고 싶은 분야의 강좌를 영어로 수강해 보세요.
가족/친구/연인과의 관계에서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평소에는 하지 않던 방법으로 대화를 시도해 보세요.
이런저런 예시가 더 많겠지만 요점은 내일은 오늘과는 다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주변 환경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물론, 제가 생각하는 가장 최선의 경우는 현재 내가 있는 자리에서 행복한 것입니다.
하지만 나의 최선을 최후까지 다 한 것 같은데도 나아질 기미가 없다면, 그리고 그것이 당신의 삶을 좀먹다가 결국 파괴할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면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당신이 건드릴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증거일 뿐입니다.
저는 이제 이 글쓰기를 마치고 공부를 하다가 조금 늦은 아침이 되면 5k 달리기를 하러 나갈 겁니다. (오늘은 월요일이지만 아일랜드는 St Brigid's Day라서 공휴일입니다.) 이런 생각이 오늘 해야 할 것을 해야만 한다는 스트레스가 아니라 두근거리는 설렘입니다. 하루를 설레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야 말로 제가 진정으로 바라던 삶이었고, 그래서 저는 지금 행복합니다. 그래서 저의 깨달음이 누군가에게 유의미하게 가닿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성공의 공식과 그에 필요한 요소를 충분히 갖추었는데도 그 효과가 없을 때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한 글이었습니다. (과거의 저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이기도 하고요.)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오늘도 나름의 노력으로 최선을 다해 살고 계신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