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0일
오늘은 누나 생일이다.
축하한다는 말이 이렇게 어렵다는 걸 처음 알았다. 머릿속에서는 멋진 문장들이 줄줄이 나열되는데, 막상 보내려 하면 손끝에서 묘하게 힘이 빠진다. 결국 평범한 말 몇 마디가 전부다. 별것 아닌 말들이 괜히 아쉽고, 그래서 더 꾹꾹 눌러 담아서 보내게 된다.
"생일 축하해요." 단순한 인사지만, 그 안에 하고 싶은 말들이 얼마나 많은지. 오늘이 누나에게 좋은 하루였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오래 기억될 날이었으면 한다. 그냥 그런 마음. 그게 다인데, 참 어렵다.
케이크가 맛있었다고 했다. 그 말에 괜히 기분이 좋았다. 솔직히 말하면, 케이크 만드는 건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다. 단순히 케이크가 아니었다. 누나를 위한 무언가가 되고 싶었으니까.
놀랐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사실 조금 미안했다. 부담이 될지도 모른다는 걸 알면서도, 어쩌면 그 선을 넘은 건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능력자 동생이라는 말에 기뻤다. 나는 잠깐 수줍고 오랫동안 기뻤다. 덕질을 하는 사람은 원래 그렇게 단순한 존재가 되니까.
누나의 하루가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다.
덕질이라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새삼 느낀다.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도 어렵고, 그만큼 거리감을 유지하는 건 더 어렵다. 하지만 이런 고민조차 결국 누나를 덕질하는 과정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게 생각보다 괜찮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런 복잡한 마음조차 누나로부터 시작된 것이니까.
오늘은 그냥, 세상의 모든 좋은 것들이 누나에게 닿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기쁨이 온전히 누나 것이 되길. 그걸로도 덕질러에게는 충분한 기쁨이 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