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전긍긍, 안도, 눈물

2024년 11월 11일

by 양동생

오늘은 시작부터 마음이 뒤숭숭했다. 무겁다기보다는, 불안과 걱정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어지러운 생각들이 자꾸만 꼬리를 물었다.


혹시 누군가 내 작은 비밀을 알아챈 건 아닐까. 그게 누나에게 엉뚱한 소문이나 부담으로 번지지는 않을까. 별일 아닐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아침 내내 이런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그날, 누나 책상 위에 케이크를 올려놓던 순간이 자꾸 떠올랐다. 숨겨둔 마음이 생각보다 커져버린 느낌이었다. 괜히 과한 마음을 들킨 것 같기도 하고.


아침부터 동료에게서 카톡이 왔다.


“혹시 케이크 줬어요?”


그 순간 심장이 내려앉았다.


그게 누나에게 곤란한 일이 되면 어떡할까. 걱정은 걱정을 불러오고, 머릿속은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해졌다.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결국 참지 못하고 전화를 걸었다. 조심스럽게 물었다.


답은 의외로 허무했다.


“아, 차 뒷좌석에 스타벅스 케이크 있길래 그냥 해본 말이에요.”


그 말을 듣자마자 숨이 한꺼번에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안도감과 함께 울컥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혼자 차에 앉아 있다가 눈물이 났다. 별일 아니라는 걸 확인했을 뿐인데, 마음은 복잡했다.


긴장 상태가 너무 오래 이어졌던 탓일까. 아니면, 내가 가진 이 마음이 생각보다 더 크다는 걸 깨달아서일까.

전전긍긍하며 몇 시간 동안 쪼그라들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우스운 일이었다. 동시에, 그런 걱정을 할 수밖에 없는 내 상황이 조금은 서글펐다.


내 마음은 일방적인 거니까. 내 감정은, 나 혼자만의 선에서 멈춰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괜히 불편을 주거나, 괜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한다는 압박이, 이런 불안과 걱정을 만들어내는지도 모른다.


결국 아무 일도 아니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하루가 끝나갈 즈음엔 이상하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누나에게 불편함이나 피해를 주지 않았다는 것. 그걸로 충분했다.


덕질이라는 게 그렇다. 단순히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좋아하는 만큼 스스로 마음도 관리해야 한다.


그 감정이 누구에게도 커다란 부담이 되지 않게, 그저 나만의 자리에서 조용히 지켜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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