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할 수 있어서 좋았다

2024년 11월 12일

by 양동생

오늘 하루는 정신없이 흘러갔다. 사회부에서 샤우팅 사건이 있었다. 일이 예상보다 커지더니 결국 누나한테까지 전달됐다. 사회부라는 곳이 원래 이런 날이 있어야 그나마 균형이 맞는 곳이긴 하다. 늘 조용하기만 한 일상은 어딘가 비정상처럼 느껴질 때도 있으니까.


그런데 이상했던 건, 일이 끝난 후였다. 누나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샤우팅 사건 보고하라.”


그냥 단순히 궁금해서 던진 말이라는 걸 알았다. 그런데도 그 한마디가 이상할 정도로 제법 오래 남았다.


생각해 보면, 덕질이란 결국 그런 거다. 상대가 뭘 궁금해하고, 뭘 원하는지에 민감해진다. 작은 요구나 질문 하나에도 반응하고 싶어진다. 별거 아닌 말인데도 그 말에 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이 괜히 의미 있게 느껴진다.


오늘도 그랬다. 샤우팅 사건이 뭐 대단한 일이라고. 그냥 부장님이 목소리 높인 일이 전부였고, 부서 분위기가 잠깐 어수선해진 것뿐이다. 그런데도 그 얘기를 보고할 수 있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꽤 큰 의미였다.


덕질러는 답변을 잘하고 싶다. 물어보는 사람이 대수롭지 않게 던진 말이라도, 그걸 대충 넘기고 싶지 않다. 말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그에 걸맞은 답을 해주고 싶은 마음. 그게 스스로 만들어낸 기대감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 과정 자체에서 오는 만족이 있다.


누나가 앞으로도 이런 질문을 자주 해줬으면 좋겠다. 별 의미 없는 질문이라도 괜찮다. 그런 요청이 있으면 내 하루는 조금 더 분주해지고, 그런 분주함이 기분 좋을 때도 있다.


오늘 느꼈던 건 단순하다. 질문을 받고, 답할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 그 사실만으로도 오늘은 괜찮은 하루였다.


별일 아니었지만, 덕질이란 원래 그런 작은 일들로 채워지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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