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4일
오늘은 유난히 무력함이 컸다.
누나가 당직 근무를 또 선다는 얘기를 들었다. 별일 아닌 척 넘기려 해도,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 왜 하필 누나가 부서를 옮기니 사람이 적어서 당직을 자주 설까? 당연하다는 듯 반복되는 그 상황이 답답했다.
그보다 더 답답한 건,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도와줄 수 없다는 자각. 같은 부서였다면, 대신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할 수만 있다면 자주 당직을 대신 서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그럴 수도 없다.
그저 알고 있을 뿐이라는 게 이렇게 무력한 일일 줄은 몰랐다.
덕질을 하다 보면 이런 순간이 자주 찾아온다. 좋아하는 사람이 힘들어할 때 느끼는 무기력. 무언가 해주고 싶은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현실이 고스란히 내려앉는다.
이 무력감은 단순히 물리적인 거리에서 오는 게 아니다. 마음이 닿지 못한다는 감각에서 시작된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때, 좋아하는 마음조차 무겁게 느껴진다.
상대방이 힘들다는 걸 알면서도 손을 내밀 수 없을 때, 그 마음은 점점 쌓인다.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좋아한다는 마음만으로는 때로는 아무런 힘이 되지 않는다는 걸.
도움이 되고 싶어서 시작한 감정이, 결국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작아진다. 그때 느끼는 무력함은 단순히 한숨이나 아쉬움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저 바라보는 일.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서 애써 괜찮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는 것. 그것이 이 무력함의 본질이다.
이건 그런 일이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마음속에서는 작은 무력감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것.
오늘은 그런 하루였다. 도울 수 없다는 사실이 무겁게 내려앉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