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7일
오늘은 ‘특별한 관계’에 대해 생각해 봤다.
관계라는 것은 늘 그렇다. 어디서 시작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고,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선명했던 것들이 점점 흐려지고, 흐렸던 것들이 어느 순간 또렷해진다. 가까워지려는 마음과 멀어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서로 엇갈리는 순간들 속에서, 관계는 모양을 바꾼다.
나는 누나와 ‘특별한 관계’를 만들고 싶다. 하지만 그 특별함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특별한 관계란 어떤 것일까.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아는 것? 아니면 다른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들을 나누는 것? 혹은,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사이가 되는 것?
이름 붙일 수 없는 관계가 가장 오래 남는다고들 한다. 친구와 연인 사이, 가족과 타인 사이, 딱 맞는 정의를 내릴 수 없는 감정이 오히려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무런 이름이 없다는 것이 관계를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관계라는 것은 결국 ‘어떤 형태’로라도 정리되고 싶어 하는 감정이니까.
나는 가끔 스스로에게 묻는다. 누나에게 나는 어떤 사람일까. 그리고 누나는 나에게 어떤 사람인가. 특별한 관계는 어느 한쪽이 원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같은 마음이어야 하고, 같은 속도로 걸어야 한다. 하지만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도 안다.
관계에 대한 질문은 끝이 없다. 나는 어디쯤 서 있을까. 그리고 어디를 향해 가고 있을까. 하지만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그 길이 괴롭지만은 않다는 사실인지도 모른다. 특별한 관계가 무엇인지 아직 알지 못해도, 함께 걸어가는 순간이 쌓이면, 언젠가 그 의미를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어쩌면 덕질러인 나는 이미 반드시 도착해야 할 곳을 향해 가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