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위해 당신은 어떤 선택까지 할 수 있나요?
“이건, 아마 좀 웃으실지도 모르는 데… 고등학생 때, 친한 친구가 디자인을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도 찾아봤는 데, 지금 생각하는 기획자의 일을 디자이너가 한다고 생각한 거예요. 그래서 나도 디자인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대학 입학 서류를 쓰는 데 가나다군은 사실 제가 원하는 곳을 썼다기 보다 부모님의 추천으로 쓰기도 해 큰 생각이 없었어요. 디자인과를 쓰고 싶었지만, 디자인 실기를 보는 곳이 많아서 쓸 수 있는 곳이 없더라고요.”
“디자인을 하고 싶은 데, 가나다군은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모두 가지 않았어요. 주변에서 모두 미쳤다고 했죠. 부모님은 그럴거면 차라리 공장가서 일 배우라 하시고…(웃음)”
“그 와중에 친구가 한국산업기술대학교를 입학한 거예요. 그 때 알았죠. 아, 실기 시험 없이 디자인을 공부할 수 있는 학교가 있구나! 라고 말이죠. 마침 그 학교에서 추가모집을 하는 거예요. 디자인과도 아닌 생명화학공학과였지만 생각했죠. ‘아, 저 학교에 입학해 디자인과로 전과해서 친구와 디자인을 같이 공부해야겠다.’라고 말이죠.”
“대학교 2학년 때 어떤 강연을 듣고 기획자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브랜드를 만드는 데, 어떤 생각을 갖고 기획을 했었고 실제 결과물이 이렇게 잘됐다라는 내용의 강연이었는 데, 그 때 알았죠. 기획자는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기도 하는 사람들이구나, 멋있다라고 말이죠. 상품 기획, 전략 기획 이런 것이 있는 지도 모르고, 막연하게 난 서비스 기획자로 일을 해야지! 라고 결심했어요.”
“기획자가 되고 싶은 데, 일반적인 경영학과 학생들과 다르게 시장을 분석하며 바라보거나 해 본적도 없고, 더군다나 기획서 자체를 써 본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공모전을 찾기 시작했죠. 그래도 저는 ppt나 디자인을 할 수 있으니, 이를 어필해서 한 팀에 들어갔었어요.”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같은 학생인 데, 어느 학교에 다니고 무엇을 할 줄 알고 왜 하고 싶은 지 자세하게 써서 내라고 하더라고요. 회사 입사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도 간절했기 때문에 진짜 최선을 다해서 써서 냈어요. 그리고 그 팀과 함께하게 됐죠.”
“당시 과제가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서 기획을 하라는 과제가 있었어요. 저는 꾸준히 공모전을 준비하며 기획서를 작성하는 연습도 했고 학교에서도 앱 기획 관련한 수업도 들었으니, 이를 접목해서 과제를 제출했고 합격해 인턴 생활을 하게 됐었죠.”
“인턴을 마치고 나와서, IT 기획자를 하려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어요. 한국 인터넷 전문가 협회에서 UX 디자인 수업도 듣고, 이걸 좀 더 디벨롭해야겠다 싶어서 사이드 프로젝트도 하고 그랬어요. 그래도 무언가 나만의 장점이 없어서, 고민이 많았어요. 학교도 메리트가 없고, 시각 디자인을 전공한 것도 아니니, 나만의 특별한 게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연세대학교 HCI 랩에서 김진호 교수님이 하시던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어요.”
“그 기회를 이 때 사용했어요. 다시 롯데에 입사해 세븐 일레븐에서 인턴쉽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되었어요. 남들이 보기엔 대기업 다니는 직장인이 되었지만, 마음 한 켠에 아쉬움이 있었어요. 그렇게 들어가서 하는 일은 제가 꿈꾸던 기획자의 업무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여러 곳 쓰다가 포트폴리오보고 연락 온 곳이 몇 군데 있었어요. 지금 굉장히 핫한 브랜드 디자인 에이전시도 있었고, 한창 인기있는 공유 오피스 서비스도 있었고… 다양했죠. 최종 계약서에 싸인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그 상황에서도 역시 IT 서비스 기획자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키위플러스라는 곳에 입사하게 됐죠.”
“서비스 기획 일의 흐름은 이런 식으로 진행되었어요. ‘이번에는 이런 컨셉의 스마트폰을 만들고 싶다.’ 라는 요구 조건이 오면, 저는 그것을 구체화하고 기능을 만드는 일을 한 것이죠. 주어진 미션은 ‘어린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색다른 것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우선 시장에서 있는 애기들 스마트폰하고 스마트폰 기능을 싹 다 조사했어요. 거기서 어떤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는 지를 보니까 다 부모들이 강제하는 기능들만 있는 거예요. 근데 사실, 그렇게 하면 부모 입장에선 좋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싫잖아요. 결국 그래서 싸움이 일어나는 건데, 저는 이런 상황들을 바꿔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고민하다가 애기가 직접 설정을 하면, 제어 당한다는 느낌이 줄어들 것 같아, 애기가 제어를 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보자는 생각했어요. 보통 성인의 스마트폰 제어서비스를 보면, 보통 시간을 본인이 정해놓잖아요. 애기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죠.”
“그러나, 이 기능을 애기들 쪽으로 그대로 가져오긴 무리가 있었어요. 성인은 스스로 제어하는 능력은 아이들보다 뛰어난 건 맞으니까요. 그래서 애기들에게는 본인이 제어에 성공했을 때 보상을 해주자는 보상 구조를 만들었어요. 성공시 포인트를 주고, 보상 포인트로 무엇을 하게하면, 무언가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죠.”
“포인트로 시간을 연장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이 기능에 대해서는 의견이 조금 갈렸어요. 정말 아이들에게 이것이 도움이 되는 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죠. 아동 교육학 박사님한테 가지 문의를 하고 이 기능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확인을 받아서 그대로 내게 됐죠. 결과적으로 사용자도 많이 모집을 하게 됐죠.”
“처음 서비스가 완성되어 세상에 나온 건 굉장히 기뻤지만, 한 편으로는 아쉬움도 많아요. 처음에 계획했던 기능보다 생각보다 많이 작은 형태로 나오게 되었거든요. 그리고 업무 과정에서도 너무 힘들고 지쳤던 것 같기도 해요. 처음 신입으로 일을 시작하다보니, 부족한 점이 많았거든요. 그 와중에 개발자, 디자이너 분들과 협업까지 하려니 서로 많이 힘들었었나 봐요. 끝나고 나니, 오히려 아, 당분간 욕 먹을 일은 없겠다는 생각부터 들더라고요.”
“아무래도 처음 시작하기 때문에, 누군가를 보고 배우고 싶었지만 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어요. 두 번째로 앱서비스 기획뿐 아니라 상품 기획과 전략 기획 같은 좀 더 넓은 범위의 기획까지 고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많은 고민을 해도 정답은 찾을 수 없었어요. 일단, 다른 사람들도 만나보면서 결정하기로 했죠. 천천히 미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계속 이야기한 것처럼 IT 산업의 기획자가 되고 싶어요. 흔히 이야기하는 C레벨의 기획자가 되고 싶어요. 프로덕트를 총괄하며,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기획자가 되고 싶어요. 더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제가 하는 일이 사회에서 긍정적인 의미가 있는 일이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