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전통 경제학은 합리적인 이론을 합리적인 추론을 통해 선택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문제는 실제 우리들은 가끔은, 아니 종종 스스로 손해를 감내하는 선택을 합니다.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기반으로 한 전통경제학에서 해소되지 않은 부분을 설명해줍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죠.
미리 영화를 예매하고, 극장에 도착 했는 데, 예매해뒀던 10,000원 짜리 영화 티켓이 사라진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럼 영화 티켓을 다시 구매하실건가요?
반대로, 영화관에 도착해 표를 예매하려고 보니, 마찬가지로 지갑에 있던 10,000원이 사라졌습니다. 그럼, 이번 경우에는 어떻게 하실건가요?
연구 결과, 전자는 대부분 티켓을 다시 사지 않았지만, 후자는 티켓을 사려는 경향을 보였다고 합니다. 똑같은 금전적 손해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티켓 가격을 어떻게 바라보냐에 따라 선택을 달리한 것이죠.
전자는 영화 목적의 티켓값을 이미 지불한 것으로, 후자는 영화 관람비로 정하지 않은 비용을 잃은 것으로 판단하여, 심리적인 계산을 달리한 것이죠.
행동 경제학은 이처럼 전통적인 경제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의 심리에 기반한 행동을 통해 설명합니다.
넛지(Nudge)는 위 사례처럼 인간의 행동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설치 장치 역할을 합니다. 마케터분들이시면, 사실 여기까지는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의 <넛지(Nudge)>,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이 대표적인 행동 경제학 서적으로 종종 소개되었으니까요.
왜 마케터는 행동 경제학에 관심을 가질까요?
마케팅은 고객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프로덕트)의 필요성을 인지시키고, 설득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정의가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마케팅 활동을 통해 기업의 이윤추구를 한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고 생각됩니다.
실제 대부분의 마케터가 고객과 최전선에 있으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과 소통하고 있을 것입니다. SNS 채널을 운영하며, 메시지를 던지고 고객에게 특정 행동을 유도할 것입니다. 이벤트, 프로모션 참여가 될 수도 있고요, 혹은 실제 구매전환으로 이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오프라인 프로모션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로그램 참여도를 높이고, 고객이 우리가 의도한 대로 우리가 의도한 고객 경험을 달성하기를 바라기도 하죠.
직접적으로 고객과 연결되어 있다보니 마케터에겐 고객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선 고객, 즉 인간 자체에 대한 이해가 근본적으로 필요합니다. 그 관점에서 '넛지'를 바라본다면, 마케터에겐 고객을 이해하는 교과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 넛지라는 책이 등장했을 때, 많은 마케터 분들이 직접 책을 읽고 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독서와 실제 활용도 측면에서 쉽지 않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기존 넛지는 책의 난이도 그리고 두께의 압박감이 쉽지 않은 책이니까요. 독서를 끝내고 나서도 문제는 이어집니다. 이론 상으로는 이해를 했는 데, 실제 적용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대표적인 행동경제학 이론인 전망이론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손실회피 성향을 가진 사람은 잃을 때 느끼는 감정의 정도가 얻을 때보다 훨씬 크게 다가옵니다. 예를 들면, 갖고 있던 100원을 잃어버렸을 때의 고통이 100원을 줍고 난 뒤에 얻은 기쁨보다 훨씬 더 크게 다가온 것이죠. 이 개념을 이해했더라도, 실제 마케팅 실무에 적용하는 것은 쉽게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죠.
넛지를 쓰고 싶은 마케터를 위한 교재
제가 소개해드리고 싶은 책은 오타케 후미오의 <쉽게 따라하는 행동경제학>입니다. 위에 적긴 했지만, 넛지의 독서 장벽을 깨 준 책으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위에 적은 문제점을 이 책을 통해 해결했기 때문이죠. 우선, 두께로부터 해방이 시작됩니다. 약 400여 페이지의 도서 <넛지>에 비해 250여 페이지 정도로 비교적 가볍게 읽을 수 있습니다.
특히, 실무 적용 사례가 충분히 수록되어 마케터에게 인사이트의 단초를 제공합니다. 일례로 앞선 예시였던 전망이론의 손실회피 성량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거주민들에게 대피 지시 메시지를 보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우선, 거주민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습니다.
첫째는 대피한다고 하는 행동이 자택에 남아있는 것보다 심신에 부담이 된다고 생각하는 타입, 둘째는 대피비용보다 잔류비용이 크다고 인식하고는 있지만, 지금 당장 대피하는 것을 귀찮아해 대피를 미뤄버리는 타입 그리고 마지막으로 손실회피 때문에 오히려 위험을 선택하는 타입입니다. 마지막은 현재 피해를 입지 않았기 때문에, 자연재해로 위험한 상황에서도 이 상황을 인정하기 싫어서 현상유지를 선택하는 타입입니다.
세가지 유형의 사람들에게 어떻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까요?
장애 요인과 넛지 메시지 후보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특히, 손실회피 사례의 경우, 실제 미국에서 자택에 잔류하는 사람은 몸에 매직팬으로 사회보장번호를 적어달라는 메시지가 효과가 컸다고 합니다. 메시지를 보고 자신의 사망 후를 상상하게 되어, 그것이 생각의 기준점이 되었기 때문이죠.
넛지 설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넛지의 개념에 대해서는 대략적으로 감은 잡으셨을겁니다. '팔꿈치로 가볍게 툭 치는' 정도로 상대방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행동경제학적 특성을 활용해 왜곡된 의사결정을 좋은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죠. 위처럼 사람의 성향에 따라 메시지에 변형을 주어 마케팅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론을 실무에 적용하는 것은 역시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하면 좋은 넛지를 설계할 수 있을까요?
OECD는 BASIC이라는 넛지 설계 프로세스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여러 설계프로세스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큰 틀에서 이와 유사한 형태를 지녀, BASIC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BASIC은 사람들의 행동(Behavior)을 관찰하고, 행동경제학적으로 분석(Analysis)하며, 넛지 전략(Straegy)을 세우고 실제로 넛지에 따라 개입(Intervention)해보아 효과가 있으면 정책이나 제도를 변화(Change)시킨다는 것입니다.
큰 틀로 보자면, 의사결정 상황을 분석하고, 어떤 행동경제학적 장애가 있는 지 검토하는 과정을 거칩니다.행동경제학적 장애포인트의 체크포인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자신이 해야 할 행동이 뭔지는 알고 있지만 실천으로 옮겨지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바람직한 행동자체가 뭔지를 명확히 인식시켜야 하는지 알아야합니다.
둘째, 스스로 넛지를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동기가 부여되지 있는 지 관한 것입니다. 의욕이 높은 경우에는 자발적인 유도를 위한 설계를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정부나 조직이 설정하는 외적 넛지가 필요합니다.
셋째, 정보를 올바로 인지할 수 있으면 바람직한 행동을 할 수 있는 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정보를 단순화하거나 이해를 돕는 손실회피나 사회규범 등을 이용하는 것이 유효합니다.
넷째, 유도하고 싶은 행동이 있는 데, 이 행동과 경합하는 행동이 존재해 목표로 하는 행동이 나오지 않는 지, 단지 타성에 의해 그렇게 행동하는 가에 대한 것입니다. 이때는 직접적으로 목표 행동을 촉진해야하나, 행동을 저해하는 유혹이 장애요인으로 잇다면 이를 억제하는 넛지가 필요합니다.
넛지의 체크리스트
설계한 다음 이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체크리스트도 존재합니다. 크게 6가지 체크리스트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1. 인센티브 Incentive
:특정 행동을 취하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인지, 생각하고 있지도 않은지 파악
2. 매핑을 이해한다 Unerstand mapping
: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도식화하여 어디가 장애가 있어 바람직한 행동을 하지 못하는 것인지 파악
3. 디폴트 Defaults
: 바람직한 선택을 디폴트 옵션으로 설계할 수 있다면 이를 어떻게 이용할지 생각
4. 피드백을 준다. Give feedback
: 스스로 행한 행동의 결과를 피드백할 수 있다면, 그 결과는 보답으로 인지되어 학습이나 습관 형성으로 발전
5. 실수를 예측한다 Expect error
: 사람들의 실수를 예측
6. 복잡한 선택은 체계화한다 Structure complex choices
: 선택하기 복잡한 것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바람직한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설계.
겁 먹지 않고, 쉽게 읽어보기 좋은 책
<쉽게 따라하는 행동경제학>은 사례를 보셨다시피, 마음 편히 읽기에 좋은 책입니다. 너무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적당한 사례를 묶어 이해와 적용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일하는 방식의 대한 넛지, 의료와 건강활동 그리고 공공정책 등 분야에 넛지 사레들을 보여주죠. 이 책 한권으로 모든 메시지 작성에 대한 답을 찾을 수는 없겠지만, 넛지를 연습하고 공부하기 분명히 좋은 책은 분명합니다.
한 차원 더 높은 고민으로 카피를 작성하길 원하는 많은 마케터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