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리뷰 - 있는 듯 없는 듯 지나간 시간
거창한 계획과 실천에 관하여
01
정신없음은 3월까지 이어져 이제서야 2월의 리뷰를 남긴다.
02
놀랍게도 벌써 입사 3개월이 지났고,
흥미롭게도 매일 바쁘게 지내고 있다.
일의 바쁨이야 당연한 것이지만
스스로 너무나 많은 계획을 세워놓아서
바쁨에 더 바쁨을 추가해 버렸다.
자격증에 눈이 멀어
2개의 자격증을 시험을 신청한 것인데
스스로를 너무 과대평가한 것인지
뒤떨어진 암기력에 한탄을 금치 못하는 중이다.
이건 분명 전신마취 후유증일거야.
이렇게나 안 외워질리가 없어.
+ 디지털 치매와 환장보 콜라보..
03
마케팅 업계는 흥미딘딘하게 돌아가고 있다.
구글은 쿠키 추적을 막았고
Ios 도 이용자 정보를 활용하기 위한 방식을 이용자의 동의를 얻어야하는 형태로 바꿨다.
실제로 1월과 2월의 효율이 45%가까이 떨어졌다는 마케터의 후기도 보았다.
04
직업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
특히, 지난 1년이 그랬다.
마케터라는 직업에 대해
스스로 불안감과 발전 가능성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았다.
내 실력 문제일수도 있고
업 자체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05
2월은 그 고민이 많았다.
마케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원초적인 고민부터
초기 스타트업에서 바라보는 마케팅의 관점에 대해 말이다.
06
누군가의 밑에서 일할 때
그 누군가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07
전전회사의 무언가는
내가 보고서를 쓰고 내용을 공유하는 것에 대해
탐탁치 않아했다.
보여주기식으로 하는 것 같다고 할 정도이니
오죽 어떻게 보았을까 싶다.
지금와서는 그래도 이해해주려고 한다.
지금 회사는
오히려 내가 무엇을 하는 지에 대해서
궁금해 한다.
08.
그게 옳은 건데 사실
그 때의 충격이 커서인지
지금의 모습에 '필요한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러고보니
난 차라리 보고서를 쓰고
문서로 만드는 것이 좋았는데
이래서 환경이 중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대표가 된다면
보여주기식으로 한다는 등 헛소리는 하지 말아야지.
09
문득
더 편한(?) 형태로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지 않았을까도 생각한다.
편하다는 표현은 좀 그렇지만
몸은 힘들지만
정해진 틀안에서 좋은 이음새가 될 수 있었을 것 같다.
10
그럼에도 지금에 만족한다.
만족의 이유는 여러 사유가 있지만
적어도 일을 위한 일이 아닌
일을 하는 기분이 드니까.
이 경험이 쌓여
시간이 흐르면 좋은 양분이 되리라 믿는다.
11
이 길은 나만의 시간 길로 정했다.
저~ 끝에 보이는 곳이 집이고
반대편은 역과 연결되어져 있다.
집과 직장을 사이로 둔
나만의 시간을 만들어 주는 길이다.
12.
모든 스트레스를 잠시 멈춰두고
유일하게 나 스스로를 즐길 수 있다
보통 어느 감정을 느낄 틈도 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의도적인 것도 있구
바쁘다보니 그런 것도 있고...
크게 감정이 동요하지 않으면
몇 가지 좋은 점도 있다.
좋은 것도 안 좋은 것도
한 때의 감정이 된다.
이 또한 지나갈 감정일 걸 알기에
'그러려니'의 마음가짐이 된다.
13
외로움도 사치와 같을 때가 있다.
그럼에도
하루에 딱 30분 외로운데
그게 딱 이 길을 걷는 시간이다.
충분히 외로워도 하고~
이런 저런 상상도 하고
노래도 듣고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즐겁기도 한
그런 길.
14.
순간을 기억하는 노력을 한다.
다른 건 아니고
아무 생각없이 걷다가도
문득 한 장면을 유난히 기억하려한다.
일종의 타임스탬프인 셈이다.
그리고 그 모습을 기억하는 내 모습을 기억하면
완성된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 지 모를 때
그 모습을 떠올리면
그 때 다시 느낀다.
아, 그 때 그랬었는데
벌써 이렇게나 지났구나.
과거의 내가 오늘의 나로 벌써 이렇게나 변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