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아이디어 상상
살다 보면 한 번쯤은 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와, 이런 것 있으면 좋을 텐데' 하는 순간이요. 그러나 이내 자연스럽게 수그러듭니다. '이미 있을 텐데...', '어떻게 만들건대', '돈을 어떻게 벌건데?' 등 생각과 함께요.
사실, 그것들은 상관없잖아요?
상상으로 즐겁고 재밌으면 됐지. 나만 즐겁지 않고 함께 즐겁자는 생각으로 글로 남기게 되었어요. 돈이 얼마나 들고, BM은 뭐고 등등 복잡한 생각은 필요 없어요. 세상에서 작게라도 빛났으면 하는 가치만을 기록합니다.
'이런 글을 써보려고 해.'라고 말했을 때 누군가 말하더라고요.
'그런데, 만약에 다른 사람이 그 아이디어 가져가서 쓰면 어떡해?'
사실 정말 누군가 아이디어를 쓴다면, 그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요.
아이디어가 만드는 가치가 어디선가 의미가 있었다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누군가에겐 작은 좋은 불씨가 되길 바라며 글이라도 쓰기로 했습니다. 하하
어릴 적 읽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처럼 말이죠.
*우연히 만난 한 택시기사님의 이야기
https://brunch.co.kr/@fiveio27/84
택시 이동 시간에 택시 운전기사 분과 고민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눠요. 어르신의 이야기가 듣고 싶으신 분, 쉽게 터 놓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 분은 택시 안에서 풀어놓고 떠나세요. 이야기는 택시 안에서 시작되어서, 택시 안에서 끝이나 정보는 알 수 없어요. 검증된 택시 기사님의 이력과 경험을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요. 짧은 이동 속 이야기가 삶의 작은 울림이 되길 바라요.
이 아이디어는 평소 택시를 많이 탔던 경험을 통해 시작된다. VIP 등급 커트라인이 3100점이고, 탈 때마다 100점 쌓이니... 대충 택시 탑승 이력을 알만하다. 택시를 타다 보면 운전기사님을 크게 2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조용히 운행하시는 기사님과 스몰톡 좋아하시는 기사님으로 나뉜다.
대부분 조용한 택시를 선호하는 것이 중론이겠지만, 오늘은 스몰톡 기사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스몰톡은 매우 다양한 주제로 진행된다. 아무래도 은퇴 후 직업으로 택시기사를 선택하신 경우가 많다 보니 자신의 은퇴 전 이야기를 하는 기사님이 많다.
'내가 OO전자 상무였는데', '내가 OO건설에서 인사 업무 봤었는 데'라는 이야기가 그런 것이다.
어느 회사에 면접을 보고 돌아가는 길에 인사과 출신 기사 아저씨의 응원과 격려, 조언을 받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그다음은 인생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기사님이 주를 이룬다.
'삶은 늘 좋은 순간만이 가득한 것이 아니라 높낮이가 있더라.'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좋은 기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먼저 돼라.'
그 밖에 사랑, 인생, 연애, 기쁨, 슬픔 등 다양한 주제로 스몰톡이 펼쳐진다.
간혹 즐거웠던 이야기는 이런 것들이 있다.
'제가 이 동네에서 30년을 넘게 살았는 데, 그 당시에는 여기가 어떤 곳이었다.'
'그때 이쯤에 어떤 것들이 있었는 데, 어느 시기에 무슨 일이 있었고 그래서 동네가 이렇게 변했다.'
오랜 기간 택시 운전을 하시며, 이 시대가 변하는 것을 마치 구전동화처럼 들려주신다.
그 밖의 특별(?)한 경험은 이런 것들이 있다.
'(어쩌다 성씨를 공유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 같은 성씨인데, 안양 오면 할아버지 찾아와서 연락해, 그 동네 오면 운전은 내가 해줄게'
'내가 지난달에 제주도를 다녀왔거든? 아들이 거기서 일해서 싸게 다녀왔어. 이 명함으로 연락하고 내 이름 이야기하면 반값에 해줄 거야.'
소소히 재밌지 아니한가.
놀랍게 짧은 시간 동안 생긴 친밀도는 택시에 내리자 마치 다른 공간에 다녀온 듯 썰물 빠지듯이 이야기는 사라진다.
시대 간 단절 이을 수 있는 멋진 창구라는 생각 했다. 택시 기사 평균 연령 64세, 은퇴 후 제2 직장을 찾은 분이 많다 보니, 주요 사회 인구의 아버지뻘에 해당된다. 이동 시간 중 나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이라는 점이 그 시간만큼은 남남보단 조금은 가까운 존재가 될 순 없을까?
누군가에게 아버지, 누군가에겐 인생선배, 누군가에겐 인생동료 다양한 모습으로 잠시나마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세대 간 갈등, 성별 갈등, 지역 갈등이 아닌 작은 화합을 택시라는 공간에서 작게나마 시작되었으면 좋겠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거창한 대의일지 몰라도, 우리 사회가 더욱 건강해지는 방법은 함께 살아가고 있는 공감 그리고 때로는 의지하고 함께 한다는 생각에 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이 국가적으로 행복했던, 마치 2002년처럼.
"내게 할일이 있고, 사랑할 사람이 있고, 더불어 희망이 있다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 어느 택시 뒷좌적에 붙어있던 문구, 하루 중 작은 차이는 큰 틈을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