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 수험생에게 도움 되는 좋은 건망증

지난 간 일은 깔끔하게 잊기

by 오뚝이


작년 한 해는 정말이지 공부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적인 측면에서 너무 힘들었다.


그중에 ‘제일 약한 일‘ 하나만 풀자면 내 필기를 여러 번 빌려가던 사람이 있었는데 나중에는 아예 고맙다는 말도 안 했다. 나의 선의를 당연시했던 그 사람..


로스쿨 때는 나랑 잘 맞는 소수의 친구들하고만 친하게 지냈어서 인간관계로 힘들지 않았는데 오히려 이곳에 와서 다양한 인간군상을 보게 되었다… 다들 실패경험이 있어서 더 예민해서 그런거 같기도 하고…


중간에 학원을 옮기기도 했고, 원래 갑상선이 좋지 않은데 병이 다시 재발할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갑상선 항진증이 여러 번 재발하였다.. 20대 초반에 발병하여 지독하게 나를 따라다니고 있는 병. 벌써 세 번째 재발. 그렇지만 매일 약을 잘 챙겨 먹고 있고 검사도 꾸준히 받고 있어서 현재 수치는 정상이나 재발을 여러 번 해서 약을 계속 먹고 있는 상태이다.)


철저하게 '나' 중심적으로 살았어야 했는데 너무 '관계' 중심적으로 살았던 거 같다. 이건 진정한 수험생의 자세가 아니다. 수험생은 고독해야 한다. 엉덩이가 아프도록 앉아있어야 한다. 타인에 대한 스위치를 꺼야 한다. 오로지 이 세상에는 책과 그 책을 보고 있는 나만 존재해야 한다.


그런데 사람을 좋아하는 나는 수험생의 본분을 잊고 사회에서 그랬던 것처럼 마냥 친근하게 사람들을 대했던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은 선하다는 전제하에…..(지금은 성악설을 믿는다…). 그래서 내가 계속 시험에 떨어진 건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 하지만 이런 자기 파괴적인 생각 역시 수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부를 할 때는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게 제일 좋다. 그저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암기하면 그만이다. 얼마나 단순한가.

오죽하면 ‘Simple is the best’ (단순함이 최고다.)라는 말이 있겠는가. 수험생은 자고로 생활도 단순하게, 생각도 단순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합격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에 다시 작년 일들이 생각나서 친구에게 말했다.


“00아 내 생각에는 그때 걔가 이래서 이랬던 거 같아.”


친구는 아주 단칼에 정리해 줬다.


“작년 일은 묻어둬. 그때 걔가 그랬다고 한들 지금 뭐 어쩔 거야.”


친구의 말을 듣자마자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거 같았다.

그 시간들은 다 지나갔고, 그 시간들 속에서도 나는 잘 버텨서 어쨌든 무사히 시험을 치렀으니까.


나는 쓸데없는 일들에 대한 기억력이 너무 좋은 거 같다. 이 기억력을 판례를 외우는데 쓰란 말이다…..


장수생이 조심해야 할 것은 과거에 얽매이는 것이다.

그때 그러지 말걸, 그때 이렇게 할걸 등의 생각들이 가장 위험하다.

그런 생각들은 한 번 시작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해서 커지는 블랙홀이기 때문에 애초에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도 생각이 든다면 '아 내가 지금 또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며 빨리 인식하고 의식적으로 잘라내고 다시 공부로 돌아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지금의 내가 과거로 돌아가서 그때의 실수를 바로잡는 상상을 하곤 한다. 내게 초능력이 있다면 나는 시간여행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로스쿨 삼 학년 시절로 돌아가서 지금 알고 있는 공부방법으로 공부해서 한 번에 합격을 하는 상상을 한다. 법학 전공자가 아닌 내가 한 번에 시험에 합격하다니! 역시 나는 천재인가 봐! 하며 한껏 어깨가 올라간 채로 다녔을지도 모른다. 인생에서 실패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랬을 경우 나는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까. 지금의 나와는 다를까.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사람일까.. (이것 역시 잡생각일 뿐..)


지금까지 큰 굴곡 없이 살아온 거 같은데 변호사시험은 나라는 인간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네가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보자.’ 하며 매일 시험하는 기분이 든다.


(응시표 수집가가 아니건만.. 응시표만 쌓여가네.)


시험에 시험당하는 기분. 지금까지는 백기를 들었지만 이번에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작년 일기장.

어디선가 본 것을 적었다.

그냥 계속함 -> 재능의 극한!



이것도 작년 일기장.

이건 거의 발악 수준.

맞지.. 공부할 땐 내가 1순위여야 하지.. 자기애 충전...


그냥 계속하자!!!!!!!



++ 오늘 법무사 1차, 노무사 2차, 경찰순경 시험 치시는 모든 수험생 분들 화이팅! 합격길만 걸으세요!





Coldplay

<Don't Panic>



Bones sinking like stones

All that we fought for

Homes, places we've grown

All of us are done for


And we live in a beautiful world

Yeah we do, yeah we do

We live in a beautiful world


뼈가 돌처럼 가라앉아

우리가 싸웠던 모든 것

집, 우리가 자란 곳

우리 모두 다 끝났어


그리고 우리는 아름다운 세상에 살아

맞아, 그렇게 맞아

우리는 아름다운 세상에 살아



Bones sinking like stones

All that we fought for

And homes, places we've grown

All of us are done for


뼈가 돌처럼 가라앉아

우리가 싸웠던 모든 것

그리고 집, 우리가 자란 곳

우리 모두 다 끝났어



And we live in a beautiful world

Yeah we do, yeah we do

We live in a beautiful world


And we live in a beautiful world

Yeah we do, yeah we do

We live in a beautiful world


그리고 우리는 아름다운 세상에 살아

맞아, 그렇게 맞아

우리는 아름다운 세상에 살아


그리고 우리는 아름다운 세상에 살아

맞아, 그렇게 맞아

우리는 아름다운 세상에 살아


Oh, all that I know

There's nothing here to run from

'Cause yeah everybody here's got somebody to lean on


오, 내가 아는 모든 것은

여기서 도망칠 곳이 없다는 것

왜냐하면 여기 모두가 의지할 누군가를 가졌으니까


(가사 해석 출처: 콜드 플레이 명곡:: Don't Panic 가.. : 네이버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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