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혼자 있고 싶다…
요즘 학원에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다닌다. 아무하고도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부터 주변 사람들이 부대끼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학원에서 내게 직접적으로 해를 가한 사람은 없으나 마주칠 때마다 기분이 묘하게 나빠지는 사람이 있다.
화가 잔뜩 난 얼굴, 째려보는 듯한 눈, 슬리퍼를 질질 소리 나게 끌고 다니는 그. 사. 람. (굳이 성별은 밝히지 않겠다.)
불행하게도 최근 그 사람을 학원 밖에서 하루에 세 번이나 마주치고 말았다. 나에게 불만이 있나? 싶을 정도로 무섭게 나를 째려봤다. 저.. 저기여….. 무.. 무서워요….. 그 사람의 잔뜩 화가 난 얼굴의 잔상이 남아서 같은 학원을 다니는 동기형에게 말했다.
“오빠 그 사람 알아요? 왜 눈 이상하게, 무섭게 뜨고 다니는 사람 있잖아요. 나를 엄청 째려보더라고. “
내가 이렇게만 말했는데 동기형은 바로 누군지 알았다.
“아 그 사람? 그 사람 나도 그렇게 째려보던데.”
“그래요? 그냥 모두를 그렇게 째려보는 사람인가 보내요?”
나한테 딱히 악감정이 있어서 나를 그렇게 째려본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감이 들었다. (나는 그 사람의 이름도, 성도 모르고 아예 교실이 달라서 학원 건물 내에서는 마주친 적이 없다.)
나는 소리에 예민하다. 그래서 공부할 때 노이즈캔슬링 헤드셋을 끼고 한 가지 음악을 반복재생하거나 장작소리 같은 asmr을 들으면서 공부한다.
그런데 어느 날 헤드셋을 뚫고 한 소리가 침투했다. 자습시간에 누가 짐을 챙겨서 나가는 것인지 가방 지퍼를 여닫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그 소리의 정체는 노트북을 넣는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고 다시 가방을 닫고 노트북을 쓰고 가방에 노트북을 넣고 다시 가방을 닫는 소리였다.
한번 그 소리에 꽂히기 시작하니 그 소리가 날 때마다 계속 신경이 쓰였다.
특이하게도 그분은 노트북을 책상 위에 놓고 필요할 때 쓰는 게 아니고 노트북 가방에 노트북을 넣어뒀다가 필요할 때마다 노트북을 꺼내 썼다. 하루에도 몇 번씩 가방 지퍼를 여닫는 소리가 들린다. 오 주여…..
이렇게 쓰고 보니 왠지 뒷담화를 하는 거 같아서 도덕적으로 옳지 못하다는 생각이 살짝 든다.
그래도 나와 구독자님들만 아는 거니까…
오늘은 살짝 뒷담화를 해본다…
그럼 이만.. 총총..
위로하려 하지 않는 그대 모습이
나에게 큰 위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