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는 그렇게 태어나는 것인가, 만들어지는 것인가
나는 불행히도(?) 일명 '꼰대'의 범위를 '매우 넓게' 보는 사람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꼰대의 정의에 조금이라도 해당이 되는 사람은 나에게 그냥 '꼰대'가 되어버린다.
아래 내용은 제가 직접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쓴 것이기 때문에 다소 감정적이고 신랄하다는 말씀을 미리 드립니다. 심장이 약하신 분은 지나가셔도 됩니다~~
내가 생각하는 꼰대의 정의는 크게 두 가지이다.
1. 자신의 올챙이 적 시절은 완전히 잊어버리고 인생 (대)선배처럼 말하는 사람
2. 조언을 구하지도 않았는데 조언을 해주는 사람
먼저 1번에 해당되는 인물에 대해 말해보겠다.
그는 한 번 변호사시험에 낙방한 후 지금 내가 공부하고 있는 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우수한 성적으로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사람이다. 강사의 꿈을 가지고 있던 그는 현재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 번 불합격했던 사람이 100점 이상의 점수를 상승시켜서 합격한 경우는 흔치 않고, 학원을 다녔던 경험이 있으므로 누구보다 수험생들을 잘 이해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여 그 강사에게 꼭 상담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특히 객관식이 약하므로 객관식 공부법과 멘탈 관리, 공부 시간 관리 등에 대해서 물어보려 했었다. 그 강사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위 내용들에 대해서 상담을 하고 싶다고. 그 강사는 진행 중인 강의가 너무 바빠서 당장은 상담이 어렵다고 하였다. 상담이 가능할 때에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을 기다려 드디어 상담을 받게 되었다.
내 변시 성적표를 보여주며 저는 객관식이 너무 약한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고 물으니 그가 말했다.
"저도 객관식 공부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라요."
네??? 그럼 저는 왜 지금 여기에 앉아있는 것이지요?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자신은 주관식 즉 사례, 기록으로 성적을 올린 케이스여서 객관식 공부는 아침에 학원 시험을 보기 전에 본 것이 다라는 것이다. 님 혹시 천재신가요?
음... 나는 이런 말을 들으려고 굳이 상담을 하러 간 것이 아니었다. 순간 이따위 말을 해줄 거면 이메일에 내가 상담 내용에 대해서 썼을 때 이메일 답장으로 말을 해줘도 되지 않았나, 굳이 시간을 내서 온 건데... 하는 생각이 들며 서럽기도 하고 울컥하는 마음마저 들었다.
그의 상담태도는 상담 내내 불량했다. 전혀 학생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태도가 아니었다.
그는 또 말했다.
"저도 무슨 말을 해줘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변시가 어려운 거 같아요~"
네??? 그럼 상담을 왜 오라고 한 거죠???
울화통이 터졌지만 나중에 궁금한 거 생기면 물어보겠다고 하고 일어섰다.
상담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내가 합격을 하지 못해서 이런 수모를 당하는 구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며칠 전 친구와 밥을 먹는데 그 강사가 강의 도중에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이다.
"지금 이거 모르면 반성해야 됩니다! 이건 저희 엄마도 아는 겁니다."
참고로 이런 류의 말은 내가 강사들로부터 가장 듣기 싫은 말이다.
그 친구는 그 말을 듣고 기가 죽었다고 했다. 하필 자신이 틀린 부분에서 강사가 그렇게 말을 해서 속상했다고 했다. 친구가 그 강사의 말을 다른 친구에게 전하니 다른 친구가 말했다고 한다.
"혹시 그 강사의 어머니가 대법관이 아닐까?"
그 강사는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을 때 로스쿨에 들어가서 불합격의 고배를 마시고 두 번째 도전 끝에 합격을 한 것인데 합격을 한 순간 자신의 고시생 시절을 아예 잊어버렸나 보다. 기억상실 수준으로. 결혼까지 한 가장이었으므로 나보다 더 절박하게 공부했을 텐데 말이다.
이 강사뿐만 아니라 내가 예전에 다녔던 학원에서도 4수 만에 합격한 강사가 있었는데 거만하기 짝이 없었다.
그 사람과의 첫 상담에서 그는 내게 말했다.
"00 씨는 시험 떨어질 줄 알았어요?" (질문의 의도가 무엇이죠?)
"00 씨는 객관식 같은 경우는 아무리 잘 봐야 00개가 한계예요." (왜 맘대로 한계를 설정하시죠?)
뭐시라...?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겠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에게, 이 글을 읽고 계신 독자님들에게도 정신건강에 해로울 것 같다.
자신의 올챙이 적 시절을 잊는 사람.
그래서 올챙이들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
난 그들을 '꼰대'라고 부른다.
2번에 해당되는 사람들의 경우는 주로 이런 말투를 구사한다.
'원래 그런 거야~ 나도 그랬어~원래 살다 보면 다 그렇게 되니까. 원래 세상이 그런 거니까.'
그.. 그래서.. 어쩌라고요...
안.. 안 물어봤는데여… (안물안궁!!!)
'원래' 그런 게 어디 있나.
그렇다면 그 '원래'가 부당하거나 수용 불가능한 경우에도 그걸 따라야 하나?
사람마다 부당하다, 불편하다라고 생각되거나 수용 가능한 범위가 다를텐데 그걸 그냥 '원래 그런거야'라는 말로 퉁쳐버리는 것이 싫다.
나는 화가 난다.. '원래 그래'라는 말을 들으면 말이다.
그럼 과연 나는 꼰대가 아닐까?
나는 어떤 언니, 어떤 누나, 어떤 선배일까?
아무튼 결론은 나는 꼰대가 싫어요!
그나저나 서점에 왔는데 문형배 전 법관이 쓴 ‘호의에 대하여’가 없길래 품절이냐고 물으니 이미 다 나갔다고 했다..
존경받는 어른은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럼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