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어린이가 되겠어

정의란 무엇인가

by 오뚝이


이정도면 언제 떠났냐는듯이 조용히 돌아와도 될 정도가 아닌가 싶습니다만.. ㅎㅎ

오늘도 오늘 하루 꽉 채워 공부할 수 있는 동력을 얻기 위해 써둔 글을 올립니다.




K는 서른의 나이에 대기업에 입사했다.

사회적인 기준에서 봤을 때 ‘여자’ 치고는 늦은 나이에 신입으로 입사한 것이다.


그녀는 정규직 전환형 인턴 과정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보여 정규직 자리에 채용되었다.

그녀와 경쟁한 사람들은 그녀보다 5~6살 어린 사람들이었다.


그 과정이 정말 힘들었겠지만 나는 당연히 그녀가 해낼 줄 알았다. 영어와 불어에 능통하고 사교성이 좋고 눈치도 있고 활동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무언가 하기로 마음 먹으면 무조건 해내는 친구였다.


그랬던 그녀가 입사 3년 만에 회사를 퇴사했다.

그녀가 회사를 다니던 당시에, 그러니까 나는 신림에서 삼수를 하고 있을 때, 그녀를 강남에서 만났다.


분명 나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수험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위로를 받으러 간거였다.

그런데 그녀의 상태가 나보다 훨씬 안 좋아보였다.

그녀는 회사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상한 사수부터 시작해서 요상한 다른 팀 직원까지.

그녀의 회사 생활을 듣고 나니 머리가 어질어질해져왔다.


그녀의 회사에는 한 남성인 부장(유부)이 있는데 자꾸만 어린 여성 동료들에게 퇴근 후 단 둘이 밥을 먹자고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그녀의 여성동료에게 혹시 불편하면 자신이 같이 식사자리에 동행해 주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자 그 여성동료는 거절하였다고 한다.

(나의 속마음: 도대체 왜..?)


그 식사자리에서는 평소 잘 알지 못하는 회사의 내부사정에 대해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어떤 직원들은 그 식사자리를 통해 회사 정보를 알 수 있어서 오히려 그 식사자리를 빼지 않는다고 한다.

(나의 속마음: 그렇게까지 열심히 산다고…? 절레절레)


그녀가 회사생활을 하며 느낀 부당한 점에 대해서 회사 내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니 그 분은 그렇게 사는 삶의 방식도 있으니 받아들일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친구는 졸지에 예민한 사람, 대하기 어려운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나의 속마음: 그 회사 어디냐… 망해라.)


쩝,, 눼눼~

다들 제법 '어른' 구실을 하고 사느라 바쁘네 바빠.


일련의 일들이 어른이 되는 과정 중 하나라면 K는 차라리 어린이가 되겠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제부터 서로를 ‘밤비’라고 부르기로 했다.

‘밤비’는 이탈리아어로 '어린이'라는 뜻을 가진 ‘밤비니’에서 따온 말이다.


K는 자신만의 정의를 찾겠다고 했다.

나는 그녀가 가는 길을 응원한다.

격렬하게.

응원한다.



사진들은 K가 프랑스에서 살 때 그녀를 보러 갔을 때 찍은 사진이다. 내 블로그(덕질용)에서 퍼왔다 ㅎㅎ



K의 결혼식 축가였던

스텔라장의

L’Amour, Les Baguettes,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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