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활하면서 배운 인생의 진리

특히 인간관계에 대하여

by 오뚝이


그냥.. 스리슬쩍 돌아왔습니다요..

제가 시험보고 다시 돌아오겠다는 글에 저를 몹시나 응원해주셨던 작가님들께 감사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꾸벅..


브런치 안하니까 우울해서요.. ㅎㅎㅎㅎㅎ

대신 예전처럼 ‘폭주’하지 않고 차분하게 공부를 하면서 일주일에 한 번 일주일치 일기를 올리려고 합니다.

다시한번 혼란을 드려 죄송하고 항상 보내주시는 응원 감사합니다!!






안타깝게도 나는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나의 모든 인간관계의 데이터는 직접 경험에 기반한다.


@Siem reap, Cambodia


오랜 시간 수험생활을 하면서 공부만 배운것이 아니라 인생에 대해서도 배웠다.


아래는 내가 수험생활을 하며 깨달은 인생의 진리이다.


1. 쉽게 인연을 맺지 말것


이 부분에 대해서는 법정스님의 말씀으로 대신한다.


같은 수험생 끼리는 동질감과 전우애를 갖기 쉬우므로 사회에서 만났을 때보다 급속도로 가까워지곤 한다.


그러다보면 법정스님의 말씀처럼 타인에 의해 나의 삶이 침해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내 경험에 의하면 급속도로 친해진 인연의 경우 진실성이나 깊이가 있었던 적이 없다.


그저 스쳐지나가는 인연일 뿐인데 그 순간에는 운명이라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만난지 얼마 안돼서 운명, 소울메이트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남녀 불문)은 한 발짝 떨어져서 지켜봐야 하는거 같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고, 공부하느라 힘든 마음을 나누고 싶어서 그렇게 믿고 싶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5시인 현재 대학동창이나 로스쿨 동창하고만 얘기하며 지내고 있다. 새로운 사람을 아예 사귀지 않았다. 내게 좋지 않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들은 미리 다 정리했다. 서로 좋은 에너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들만 만나기에도 부족한 인생이다.


수험생같이 마음의 여유가 없고 내 코가 석자일 때, 나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타인으로부터 좋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되면 그거 만큼 공부에 방해되는 것이 없다..


공부만 하는 생활을 하는 경우 타인이 주는 파장은 생각보다 크다. 별거 아닌 일에도 멘탈이 털리는 경험을 하는 것이 수험생이니까. 절대로 인연을 헤프게 맺지 말것..


2. 처음부터 이유 없이 잘해주고 지나치게 친절한 사람을 경계하기


보통 무언가 내게 원하거나 바라는 것이 있을 경우가 많았다.

감정적인 위안이든 시간이든 물질적인 것이든..


이건 다른 얘기인데 사람을 대할 때 계산적인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것..

학원에서 스터디를 짤 때 스터디 참가 여부를 학원에서 신청을 받았다.

그때 스터디를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을 적는 등의 공란이 있는데 거기에 어떤 학생들이 매일 학원 벽에 게시되는 성적표를 보고 상위권에 있는 학생들로 구성해달라고 신청을 했다는 것이다.. 껄껄..

머리가 좋다고 해야되는건지..

나는 깔끔하게 스터디 신청을 안했다.

인간관계가 피곤해서.


3. 알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아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말하는 사람을 경계하기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에 적극적으로 공감해주고 받아주기 시작하면 나 자신이 감정쓰레기통이 되기 쉽다. 이들은 웬만하면 눈치가 없기 때문에 적당히를 모를 확률이 높다.


사연은 안타깝지만 어느 정도의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이 서로에게 건강한 것 같다.


4. 기분이 나쁘면 정색하기


상대의 말로 인해 기분이 나쁜데도 분위기를 깨기 싫어서 허허실실하고 있으면 그래도 되는줄 알고 점점 더 선을 넘기 시작하더라.


상대로부터 기분 나쁜 말을 들었을 때 굳이 말을 덧붙이기 보다는 그냥 정색을 하는 것이 상대로 하여금 이 사람은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인상을 준다.


굳이 말로 조목조목 따지는 것이 귀찮기도 하고...

대응할 가치가 없을 때도 있으니깐.


5.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아예 침묵을 택하는 것이 현명함


이건 그냥 말 그대로.

어느 곳에서나 적용되는 말 아닐까.

내가 한 말이 언제나 내 의도대로 전해지지는 않는다. 나는 그냥 내 이야기를 한 것인데 누군가에게는 이것이 ‘너가 그런 경험을 했구나’하며 넘어갈 수 있는 일인 반면 누군가에게는 ‘자랑’, ‘교만’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이건 좀 다른 얘기인데, 로스쿨 시절 일이다.

로스쿨 1학년 헌법 시간. 교수님은 특정 학생들의 이름에 꽂혀서 항상 부르는 학생들만 부르며 발표를 시켰다. 불행히도 내가 그 중 한 명이었다.


“000. 이거 대답해봐.”

“아.. 이거는 어쩌고 저쩌고 같습니다.”


학생들 모두 자신이 알고 있는 범위에서 최선을 다해 답변을 하였으므로 나도 그랬다. 답이 맞든 틀리든 대답을 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이었다.

쉬는 시간에 다음 교시 강의실에 동기들과 앉아있는데 어떤 동기언니가 갑자기 나한테 이렇게 말했다.


“00씨, 그거 알아??”

“네? 뭐요..?”

“00씨 헌법 천재로 유명하잖아~”

“네? 제가요…?”


쩝. 갑자기 들어온 공격에 당황했으나 가타부타하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었다. 옆에 있던 친구가 내 편을 들어줬다.


“00이 맨날 교수님이 시켜서 엄청 스트레스 받아해요. 저라도 엄청 스트레스 받을거 같아요.”


고맙다. 친구야..


그 언니는 사시를 오래 공부하다가 지금 내 나이에 로스쿨에 입학했던 언니인데 비법학사인 내가 교수님의 물음에 대답을 곧 잘 하니 그게 눈에 거슬렸나보다.


내 성적표를 까서 보여줄 수도 없고 참…

내가 로스쿨 내내 공부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 언니는 절대 모를거다.


6. 스몰 토크에 강해질 것


알맹이가 없어서 돌아서면 잊어버릴 스몰토크.

대화를 하고 난 후 대화의 잔상이 남지 않아서 좋다.

지인도 아니고 친구도 아닌 관계인 경우에 써먹기 좋은거 같다.


7. 말 많고 남 일에 관심 많은 사람을 멀리하기


말 많고 남 일에 관심이 많은 사람 치고 실속 있는 사람이 없다. 그저 빈수레가 요란할 뿐..

그리고 그런 사람은 다른 곳에 가서 나에 대해 말할 확률 200%.


그런 사람과는 지인으로도 지내지 않는 것이 최선이나

어쩔 수 없이 마주쳐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그냥 인사만 하고 웃으며 빨리 다른 곳으로 줄행랑을 치자. 맞장구 쳐줄 필요도 없고 아예 말을 안 섞는 것이 최선이다.


항상 내게 누구랑 누구랑 사귀냐고 묻고, 내가 남자사람친구와 밥 먹으러 가는 것을 보고 그 친구와 사귀는 줄 알고 '둘이 데이트 하러 가?' 라고 하던 언니가 있었다.


결국 그 언니는 합격하지 못했다. 자신의 마지막 도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8. 나를 구원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자신 뿐


외롭다고 타인에게 기대거나 기대하는 것은 결국 나를 갉아 먹는 일인거 같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외로움은 어쩔 수 없다. 타인이 나의 외로움과 공허함을 채워줄 수 없다. 그리고 타인은 결국 남이기 때문에 나를 온전히 받아주고 이해해줄 수 없다. 남에 대한 기대를 내려놔야 내가 덜 상처받는 거 같다.


입장바꿔 생각해보면 쉽다.

나도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으니까.


9. 건강한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셋째도 건강인 것이 결국 인생인거 같다.


몸이 아프면 잘 먹지도 못하고 잘 자지도 못한다.

앉아있기 힘들 정도로 어깨가 아플 때 공부를 아예 못했다. 공부를 못하니 스트레스가 쌓여서 어깨가 더 아파왔고 어깨가 아프니 입맛도 떨어지고 잠을 자려 누워도 어깨가 아파서 잠이 잘 안왔다.


한참 잠을 잘 못 잘 때는 자려고 누워도 잠이 안와서 세 네시, 때로는 다섯시에 겨우 잠이 들곤 했다. 그마저도 온갖 악몽을 꾸다가 눈을 뜨면 하나도 잔거 같지 않아서 하루 종일 피곤했다.


적극적으로 어깨를 치료하고, 스트레칭을 자주 하고, 부정적인 생각의 고리를 억지로 끊어내고, 따끈한 차를 마시던 온찜질을 하던 나만의 방법을 찾아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건강을 지키려 노력했다.


복용해야 할 약은 절대로 빼먹지 않고 눈을 뜨자마자 먹었고 병원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고, 병원에 가서 선생님에게 그 간의 나의 상태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상담을 받으며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내가 힘들 때는 이렇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놓는 것이 중요한거 같다.

인생은 내 의지로만 되는 것이 아니더라.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 주변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




나는 그저 공부하는 수험생일 뿐인데 왜이렇게 인생에 대해 특히 인간관계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 걸까..

아이러니하다..

그동안 나는 온실 속 화초였나보다.


야생의 고시촌에 들어와 비로소 인생에 대해 알게 된 것이다.



고시촌아, 시험아!

내년 변시가 끝나고 나면

다시는 만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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