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고
인강을 듣는데 영 속도가 안 난다.
일시정지를 누르고 강사의 설명을 책에 필기하거나 곱씹어 보다 보면 1시간짜리 인강을 1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듣게 된다. 이게 내가 인강 보다 실강을 더 선호하는 이유이다.
지지부진한 공부를 붙들고 있는데 문득 ‘아 정말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는 이제 좀 그만하고 정말 일하고 싶다. 물론 막상 일을 하게 되면 출근하기 싫어지는 날이 올 수도 있고 야근을 하게 되면 현타가 오는 순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합격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막막하고 앞이 잘 안 보이는 지금으로서는 그냥 얼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
이미 다른 글에서 쓴 적이 있는데 올해는 유난히 공부하는 게 더 힘들고 지겹다. 마음 한편에 지겹다는 생각이 계속 있다. 공부 자체도 지겹고 학원 생활도 지겹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잘만 지나간다. 벌써 9월이다.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쳐있었다.
나는 억지로 밝게, 긍정적이게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시니컬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사람에 더 가까운 거 같다. 시니컬 해지기는 너무 쉬운 세상이니까. 시니컬함을 택하기보다 원래 본성에 맞게 명랑하게 지내려고 하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너무 오랜 시간 공부에 매달린 것 같다. 이제는 명랑함도 쥐어짜야 나온다.
오늘 커피를 사러 카페에 갔는데 카페 앞에 같은 로스쿨을 나온 선배들이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들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학원 자습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나도 그렇고 그 선배들도 그렇고 자습시간을 제친 것이다. 저렇게 서로 수다를 떨면서 다시 공부할 에너지를 충전하는 거겠지.. 서로 응원해 줄 수 있는, 마음 맞는 동기들과 학원을 같이 다닌다는 게 조금은 부러웠다. 나와 함께 공부하던 동기들은 이미 다 합격해 나갔고 지금 같이 공부하는 동기는 성별이 다르고 나이 차이도 많이 나서 서로 의지하기에는 조금 한계가 있다. 그래도 아는 사람이 아예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만.
내일부터 민법 주간이 시작된다.
그냥 해야지 뭐.
공부가 잘되는 날도 있고 잘 안 되는 날도 있고 하기 싫은 날도 있고 뭐 그런 거지~ 이렇게 마음이 가라앉는 날도 있고 아닌 날도 있고 그런 거지~
이제는 너무 익숙하다..
난 저기 숲이 돼볼게
너는 자그맣기만 한 언덕 위를
오르며 날 바라볼래
나의 작은 마음 한구석이어도 돼
길을 터 보일게 나를 베어도 돼
날 지나치지 마 날 보아줘
나는 널 들을게 이젠 말해도 돼
날 보며
아 숲이 아닌 바다이던가
옆엔 높은 나무가 있길래
하나라도 분명히 하고파 난 이제
물에 가라앉으려나
난 저기 숲이 돼볼래
나의 옷이 다 눈물에 젖는대도
아 바다라고 했던가
그럼 내 눈물 모두 버릴 수 있나
길을 터 보일게 나를 베어도 돼
날 밀어내지 마 날 네게 둬
나는 내가 보여 난 항상 나를 봐
내가 늘 이래
아 숲이 아닌 바다이던가
옆엔 높은 나무가 있길래
하나라도 분명히 하고파 난 이제
물에 가라앉으려나
나의 눈물 모아 바다로만
흘려보내 나를 다 감추면
기억할게 내가 뭍에 나와있어
그때 난 숲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