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엄마의 진심 a.k.a 애증관계

극 T 엄마와 극 F 딸

by 오뚝이

요즘 엄마에게 예전만큼 자주 연락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매일매일 전화를 하거나 영상통화를 했었는데 요즘에는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해도 생각보다 괜찮아서(얼마나 갈지 모름) 이 고독함에 (드디어) 조금은 적응이 됐나 싶다. 공부를 하며 할 일을 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있다. 공부 때문에 본가에서 나와서 산지 4년 차. 이제는 살림꾼이 다 된 거 같다.


오랜만에 엄마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엄마는 안 그래도 너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잘 지내나~ 라고 했다(엄마의 환한 얼굴을 오랜만에 본다.). 엄마는 강아지가 과식을 해서 며칠 아팠다는 이야기를 해주며 누워서 세상 걱정 없이 자고 있는 강아지의 모습을 보여줬다. 아고 귀여워하자 엄마는 이제 5개월만 지나면 강아지를 매일 볼 수 있다. 고 했다.


엄마에게 물어봤다. 엄마 나 시험 떨어지면 호적에서 팔 거야? (법적으로 불가능함) 하니 엄마는 너를 어떻게 호적에서 파니? 나는 너만 바라보고 살고 있는데라고 했다. 변호사가 안 돼도?라고 물으니 엄마는 당연하지. 합격하면 그건 로또 당첨 된 거고, 안 돼도 큰 경험 한 거야. 다른 일 하면 돼. 시험이 다가 아니야.라고 했다. 엄마는 힘내고~라고 했고 우리는 통화를 마쳤다.


나 감동 먹었니? 한동안 엄마에게 서운해있던 감정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 엄마는 참 밀당의 고수다. 엄마와 딸의 관계는 참 어쩔 수가 없다. 사랑하다가도 미워하고 미워하다가 또다시 사랑하고. 밀당의 고수인 이 여자에게 나는 속절없이 KO를 당하고 만다. 인생 경험 짬바의 차이인가. 아니면 엄마는 나의 청개구리 심보를 간파하고 있는 게 분명하다.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면 오히려 하기 싫어하고 시험이 다가 아니야라고 하면 더욱더 전의를 불태우는 나의 청개구리 심보.


사실 예전에 엄마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우리 딸이 변호사라면 나는 정말 자랑스러울 거야. 그래서 내가 물었다. 변호사가 아닌 지금은 자랑스럽지 않아? 엄마는 말이 없었다. 그때에 비하면 엄마는 참 많이 변했다. 계속되는 불합격에 딸이 그다지 수재가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된 것일까. 아니면 그 세월 동안 엄마는 많이 약해진 걸까. 어쨌거나 내가 고생하는 것을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으시겠지.. 다행인 건 부모님의 뜻이 아닌 내 의지로 로스쿨에 들어갔다는 것. 그렇지 않았으면 나는 일찍이 포기했을 것이다.


아무튼 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성인이 되면 독립을 하는 게 맞다는 거. 엄마와 물리적, 정서적으로 독립을 해야 관계가 더 돈독해지는 것 같다. 아직 경제적 독립을 이루지 못해 (가장 중요한) 완벽한 독립이라 말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의 거리감이 서로의 사랑을 더 깊게 하는 거 같다. 서로 그리워할 틈이 있어야 그 사람의 소중함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는 거 같다.


어쨌든 나는 오늘도 공부를 한다. 왜냐면 나는 떨어지면 괜찮지 않을 거 같기 때문이다 ㅎㅎ 안 되는 건 없다. 될 때까지 하자!!


민법을 부시자.


계속 부시자. (문제의 선풍기…ㅎㅎ 2편 참고)


부실 수 있을까


귀엽죠? 이름은 ‘보리’ 콩 알 세 가가 매력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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