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 본가 방문기

교통약자 경기도민의 비애

by 오뚝이


9/12 금요일


“내일 갈게.” (나)

“학원 시험 없니? “ (엄마)

“없어. 금요일도 없고 토요일도 없어. “ (나)

“거짓말하는 거 같은데~” (엄마)

“껄껄 껄껄껄 (이럴 땐 웃어넘기자)” (나)

“그렇게 집에 오고 싶니?” (엄마)

“당연하지!!!!!” (나)


진공상태의 고시촌을 벗어나

얼마 만에 본가에 가는 것인가.

룰루랄라. 해피해피.

콧바람도 쐬고~ 엄마밥도 먹고~

강아지랑도 놀고~


병원 일정 때문이지만 이럴 때나 본가에 간다.

추석에도 당연히 본가에 가지 않을 예정.

아마 이번이 시험 전 마지막 본가 방문이지 않을까…

어디 먼 지방도 아닌데 편도 한 시간 반~ 두 시간을 길바닥에서 보내는 것은 수험생에게 너무나 큰 손실이다.


병원 가기 하루 전날인 오늘 아침 일찍 고시촌을 벗어났다. 엄마에게 간다고 한 시간보다 훨씬 일찍 집을 나섰다.

(작년에 재발한 갑상선 항진증 때문에 피검사를 받아야 한다..)


공부할 책을 바리바리 싸들고 간다.



지하철 안에서 어제 해설강의 때 공부한 프린트물을 보려고 했는데 (당연히) 안 보고 ‘호의에 대하여’를 폈다. 껄껄. ‘막말을 자제하는 법’.

알려주십쇼.

나는 속으로 막말을 많이 한다..



환승하려고 지하철을 갈아타러 가는 길.

당보충을 위해 도넛을 사 먹었다.

어휴 벌써 진 빠져. 이 저질체력 어쩔 거야.



지하철을 갈아타고 도의상 공부를 했다.

어딜 가나 내가 고시생임을 잊지 말지어다.

걸을 때도 먹을 때도 버스에서도 지하철에서도 화장실에서도…



집이 가까워져 온다.

화장실이 급한 사람처럼 발걸음이 빨라진다.

와다다다다다다.



드디어 만난 나의 강아지 ㅜㅜㅜㅜ

보고 싶었어 ㅜㅜㅜㅜ

만나자마자 코를 파묻고 꼬순내를 흡입했다.



나란히 마주 보고 오래도록 누워있었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나의 강아지. 보리.



법전 컬렉션.

주관식 시험을 볼 때 법전 두 권을 나눠준다.

공, 형, 민사법 법전 1개와 선택과목 법전 1개.

시험이 다 끝난 후 기념품(?)으로 준다.


14회(2025년도) 법전은 지금 공부할 때 쓰고 있어서 학원에 있다. 들고 다니기엔 너무 무겁다..

15회 변시(2026년도) 법전은 무슨 색깔일까.

나보다 법전 많은 사람 손 들어봐라… (현타)



된장찌개, 연근조림, 해물파전, 홍어회무침으로 엄마밥을 든든히 먹었으니 공부를 하자.

열심히 하자.



카페인 장전.

조지아 스위트 아메리카노~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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