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생활 하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

로스쿨 3년, 고시촌 4년

by 오뚝이


로스쿨 2019년 ~ 2021년 2월 졸업

고시촌 2021년 3월 ~ 2026년 1월(예정)


얻은 것


1. 외로움과 (어느 정도) 친해진 것

올해는 인간관계를 다 정리하다시피 해서 대학시절 친구들하고만 연락하고 학원에서 마음 맞는 한 명의 친구와만 종종 밥을 먹고 대부분의 시간을 나 혼자 공부하며 보내고 있다. 처음에는 힘들고 외로웠는데 지금 정도 되니 적응이 된 건지 오히려 편하기도 하고 공부에 집중도 더 잘되는 거 같다.

홀로 버티는 시간이 어느 정도는 덜 힘들게 된 것이 올해 얻은 최고의 수확이지 않을까.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도 도움이 될 거 같다.



2. 자기 관리

목이 아프면 바로 따뜻한 차를 마시고 어깨가 아프면 온찜질하거나 파스를 붙이고 한의원에 가는 등 나 자신의 몸 상태에 예민해졌고 그때그때 내 몸이 필요한 처방을 하고 있다. 우울증 약 등을 하루도 빠짐없이 챙겨 먹고 병원 예약한 날에 맞춰 진료를 받고 비타민, 오메가 등도 챙겨 먹는다.


나는 절대 아프면 안된다.

아프면 큰일나기로는 대통령급일거다.

아니지. 대통령은 권한대행이라도 있지 나 대신 그 누구도 공부를 해주거나 시험을 쳐줄 수는 없으니까.

몸관리, 마음관리 잘해야지!!!


3. 집안일

자취 4년 차가 되니 엄마에게 살림 잘한다는 칭찬을 받게 되었다. 곰팡이제거를 할 줄 알게 되고, 변기도 잘 뚫게 되고, 수시로 청소기 돌리기, 설거지, 분리수거, 빨래를 잘하게 됐다. 항균 제습기도 사다 놓고 디퓨저도 사다 놓고 집에 뭐가 필요한지 조금은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요리는 하는 것보다 사 먹는 게 더 돈이 덜 들고 시간이 절약돼서 아직 요리는 전혀 할 줄 모른다. 시험이 끝나면 베이킹부터 시작해보고 싶다.



4. 살

로스쿨 1학년 시절과 비교하면 살이 정말 많이 쪘다.

먹고 앉아있으니까 특히 뱃살이랑 허벅지살이 많이 쪘다. 시험 끝나면 바로 다이어트를 시작할 것이다.




잃은 것


1. 오랜 친구

보지는 않았지만 여러 글들을 통해 대충 내용을 알고 있는 ’은중과 상연‘ 같은 우정은 아니었던 것으로..

원래부터 그 친구들의 삶에 나라는 존재는 없었던 것이었는데 나만 붙잡고 있던 인연을 이제는 놓게 되었다. 내가 정말 힘들 때 진짜 우정과 가짜 우정이 확연히 보이더라. 슬프지만 놓아야 할 때는 과감하게 놓아야 하는 거 같다.

(누군가는 그러겠지. 살다보면 연락이 뜸해지다가 살만하면 다시 연락이 닿고 그런다고. 나와 그들의 서사를 모르면서 쉽게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 실제로 그렇게 말한 사람이 있어서. 굳이 적는다. 굳이.)


2. 평범한 30대

내 친구들은 대부분 30대에 열심히 일하며 사회활동을 하고 소개팅도 하고 연애도 해서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였다.

결혼적령기는 내가 결혼하고 싶을 때라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내가 30대의 대부분의 시간을 공부하는데 보내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종종 생각하고는 한다.

사람마다 다 때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가끔은 친구들이 부럽다.


3. 정신 건강

로스쿨 3학년 때 우울증을 얻게 된 후로 꽤 오랜 시간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 이제는 잠잘 때도 약을 먹어야 한다.

그래도 약이 효과가 좋고 아직 부작용이 한 번도 없었던 것도 엄청난 행운인 거 같다.

공부를 끝내게 되면 우울증 약도 서서히 줄일 수 있겠지. 그러다가 영영 이별하는 순간이 오겠지.




영화 ‘회양연화’ ost

Yumeji’s the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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